▲영화 <태일이>의 한 장면
명필름
극영화로 만든 전태일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전태일 영화는 내용은 비슷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당시의 허름하고 열악한 환경을 애니메이션의 장기를 살려 세세하게 그려낸 것이 도드라지는 부분이다.
힘들고 어려웠던 시대였지만 어두움보다는 밝은 색채로 그려낸 것은 두 번째 전태일 영화의 특징과도 같다. 스무 해를 조금 넘긴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20대 청년이 한국 사회에 지른 거대한 불길이 일으킨 큰 파장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인해 힘들었던 시기와 재단사 보조로 들어가는 모습 등에서 전태일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동생들을 챙기며 어머니를 도와 가장 역할을 한다. 그리고 어렵고 힘들어하는 어린 여공들을 챙기면서도 사회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는다.
애니메이션 <태일이>에서 전달되는 전태일은 아름다운 청년이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재단사들과 함께 모임을 만들고 진정서를 제출하고 신문에 평화시장 노동자들의 현실이 나올 수 있게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은 20대 청년이 갖는 세상에 대한 도전과 좌절, 극복의 의지가 드러난다.
<태일이>는 전태일을 1970년에만 가두지 않는다. 50년이 흘러 지금 우리 시대 청년의 모습과 소통하려는 느낌이 다분하다. 판잣집과 심야통행금지, 10대 여공, 어렵게 사는 재봉사 등 옛 시대를 묘사했으나 다가오는 느낌이 아주 옛날 이야기라기 보다는 요즘의 이야기처럼 전달되는 것은 감독이 의도한 부분으로 보인다.
홍준표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조금 더 젊은, 이십 대 초반의 우리와 비슷한 동료 태일이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또 다른 시각으로 다음 세대에도 이야기를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넓게 해석한 전태일 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