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되는 영화 '비틀스 : 겟 백' 공식 예고편의 한 장면.
Walt Disney Studios
< Let It Be >는 기존 비틀스의 작품들과는 제법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곡들이 대거 수록되어 있다. 이는 '제5의 멤버'로도 불리운 조력자 빌리 프레스턴(키보드)의 가세에 힘입어 건반 연주가 강화된 측면도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2개의 빌보드 1위곡에서 알 수 있듯이 필 스펙터의 손을 거치면서 수십차례의 오버 더빙 같은 각종 녹음 기법이 총동원되었고 웅장하고 고풍스러운 오케스트라와 코러스 등이 대거 삽입되면서 당초 폴이 구상했던 거칠고 투박한 록큰롤 사운드와는 전혀 다른 완성품으로 탄생되었다.
존 레논이 부른 'Across The Universe'는 일부러 재생 속도를 느리게 해서 음을 인위적으로 1키 가량 낮추는 작업도 병행된다. 폭주에 가까웠던 스펙터의 작업에 불만을 품었던 폴은 아예 음반 발매 자체를 반대하기도 했지만 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몇몇 곡들의 경우, 싱글 버전은 기존 프로듀서였던 조지 마틴(1926~2016)이 작업을 했다. 그 결과 'Let It Be'는 앨범 버전과 싱글 버전의 기타 솔로 연주 및 코러스 등이 전혀 다르게 담겨져 있다, 기자 말]
33년이 지난 2003년이 되서야 프로듀서 폴 힉스(콜드플레이, 엘리옷 스미스 담당) 등의 도움을 받아 < Let It Be > 세션 당시 녹음된 테이프 중 자신이 구상했던 방향에 가장 잘 맞는 판본들을 따로 모으고 리믹스한 < Let It Be...Naked >를 발매하면서 1969년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는 이것으로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여졌다. 그런데 오랜 기간 < Get Back > 버전의 발매를 학수고대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결국 2017년 < Sgt.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 2018년 < The Beatles >, 2019년 < Abbey Road >에 이어 < Let It Be > 또한 슈퍼 디럭스 버전 재발매로 기대에 부응하기에 이른다. 이번 작업 역시 조지 마틴의 아들이자 비틀스 재발매 전담 프로듀서인 자일스 마틴이 참여하면서 큰 힘을 보탰다.
비틀스 마니아로선 가장 주목할 만한 글린 존스 믹스 < Get Back > LP 버전(4번 디스크)은 곡의 순서도 대거 변경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의 기준에선 데모곡에 가까울 만큼 투박함을 곳곳에서 드러낸다. < Let It Be...Naked >가 철저히 폴 매카트니 개인적인 취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면 < Get Back >은 기존 롤링 스톤스, 더 후와의 록큰롤 작업에 가까울 만큼 훨씬 직관적이면서 간결함을 담았다. 마치 인공 조미료를 거의 넣지 않고 천연 조미료로만 끓인 찌개에 비유해도 좋을 만큼 담백한 풍미를 유지하는 것이다.
'I'm Ready'(팻츠 도미노 원곡), 'Save The Last Dance For Me' (드리프터스 원곡). 'Don't Let Me Down'으로 이어지는 록큰롤 메들리, 기존 오케스트라 연주와 웅장한 코러스를 모두 제거한 'The Long and Winding Road', 오리지널 < Get Back >에선 제외되었지만 5번 디스크 < Let It Be EP >를 통해 역시 글린 존스에 의해 원래 재생 속도로 복구된 'Across The Universe' 등의 곡들은 날것에 가까운 비틀스 후반기를 가장 함축적으로 녹여낸다.
<반지의 제왕> 피터 잭슨 신작 <비틀스 : 겟 백>은 어떤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