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개는 훌륭하다>.
KBS
"솔직히 말할까요? 전 아기가 뛰어놀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아기를 우선순위로 둬야 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아기가 먼저예요." (강형욱)
한 지붕 아래 울타리로 나뉜 가족,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 20분 동안 생각할 시간을 가지라는 강형욱 훈련사의 제안에 보호자들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아내 보호자는 자신의 잘못인 것 같다고 자책했고, 남편 보호자는 가족 모두의 잘못이라 다독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만큼 고민은 깊었다. 과연 반려견 하태와 13개월 된 아기의 공존은 불가능한 것일까.
11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는 아기에게 경계심을 드러내는 시바견 하태 두 번째 이야기를 담았다. 과연 보호자들은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강형욱을 다시 만난 아내 보호자는 조심스러웠다. 막상 답을 하려니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는 듯했다. 혹자는 '아기보다 개가 중요해?'라고 다그칠지도 모르겠지만, 보호자에게 하태는 5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한 가족이었다.
"저희가 생각했을 때는 하태가 어느 정도 훈련이 될 거라는 기대감도 있고, 무엇보다도 저 스스로 마음이 편하려면 노력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아내 보호자)
심사숙고 끝에 보호자들이 내린 선택은 '공존'이었다. 현재 남편이 육아휴직 중이라 보호자 두 명이 모두 집에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지금이 좋은 시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아내 보호자는 시간을 정해 두고 최선을 다한 후 그럼에도 아기의 안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최후의 선택을 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강형욱도 하태에게 기회를 주고 시도를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동조했다.
공존을 선택했으니 공존을 위한 훈련이 필요했다. 강형욱은 하태에게 필요한 건 분리된 공간이라며 하태가 거실에 나와서 뛰어노는 시간은 없어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리고 하루에 4번 정도 충분히 산책을 시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울타리는 하태가 뛰어넘을 수 있어 위험하므로 발코니로 하태의 거처를 옮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아기의 안전이 중요했다.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아내 보호자는 "(하태가) 잘 자고 있는데"라며 조심스러워 했는데, 강형욱은 상관없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내 보호자가 지나치게 저자세를 취하고, 하태의 비위를 맞추는 것에 대해 지적한 것이다. 강형욱은 아내 보호자의 과한 애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판단한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내 보호자는 블로킹조차 어려워했다.
강형욱은 하태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그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하태는 강형욱의 호의적인 태도에도 얼굴 쪽으로 점프를 해서 달려들었다. 아내 보호자가 블로킹을 하자 하태는 으르렁거리며 공격성을 보였다. 정확히는 짜증을 부린 것이다. 이후 하태는 벌러덩 누워버렸다. 그것이 거실 중앙에 자리잡은 채 말이다. 거만한 태도였고, 집을 지배하는 행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