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신시컴퍼니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1984~1985년 광부 대파업 시기의 영국 북부 지역을 배경으로, 복싱 수업 중 우연히 발레를 통해 꿈을 발견한 소년 빌리가 그 꿈을 현실화시키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2021 <빌리 엘리어트>는 6번의 프리뷰 공연을 마무리하고 지난 9월 5일 일요일, 정식 공연의 막을 올렸는데, 지난 16일 관람한 공연은 막을 올린 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의 공연인 만큼 무언가를 시작하는 이들이 품은 설렘이 전해져 오는 듯했다.
특히 주인공 빌리 엘리어트를 맡은 이우진 배우의 호흡을 따라가다 보면 설렘뿐 아니라 그보다 더 무거운 감정, 가령 한 작품의 중심에 선 배우에게서 느껴지는 책임감까지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큰 무대를, 세계적인 대작을 한가운데서 이끌고 가는 사람이 초등학교를 다니는 어린이라는 사실은 이 작품이 주는 근본적인 감동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시즌 빌리 엘리어트 역을 맡은 4명의 소년들(김시훈, 이우진, 전강혁, 주현준)은 지난해 2월에 치른 1차 오디션부터 지금까지 무려 1년 6개월 동안 트레이닝을 거쳤다고 한다. 그 시간 동안 어린 배우들이 매일 얼마나 많은 넘어짐과 좌절을 거쳤을지 짐작이 가기에 무대를 보는 이들의 마음은 이야기 자체가 주는 감동과 별개로 벅차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리지널 극의 연출가인 스테판 달드리는 '빌리는 마라톤을 뛰면서 햄릿을 연기하는 것과 같다'는 말을 했는데, 이날 이우진 배우의 열연을 보고 있자니 그 말의 의미가 새삼 와 닿았다.
빌리 스쿨에서 18개월 동안 발레뿐 아니라 탭 댄스와 아크로바틱, 현대무용, 재즈댄스 등을 수련하고 엄청난 대본과 가사를 외우면서 어른 배우도 쉽게 소화하기 힘든 과정을 거친 빌리, 그리고 마이클을 비롯한 어린 배우들의 수고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직접 무대를 봐야 실감할 수 있었다. 인터미션까지 포함해 3시간이란 긴 시간인데도 그동안 집중력을 잃지 않고 몰입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어린이라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어린 배우는 없었고, 모두가 프로페셔널한 실력파 배우들뿐이었다.
힘든 시기, 진정 소중한 용기를 말하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