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환경스페셜> '지금 바다는...' 편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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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해양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된 것이 바로 스티로폼 부표이다. 전국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5500만 개의 부표 중 4100만 개가 스티로폼으로 되어 있다. 이 부표들이 부서져 생기는 작은 스티로폼 알갱이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스티로폼 부표는 국내 연안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이 스티로폼은 과연 바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스티로폼 부표는 한 개당 약 750만 개의 알갱이로 쪼개지는데, 이를 환산하면 연간 약 15조 개의 알갱이가 바다에 방치되는 셈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심원준 박사는 해안이 플라스틱이 미세화되기 굉장히 좋은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자외선을 그대로 받고, 온도가 높을 뿐더러 산소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해안에는 방치된 플라스틱이 미세화되고 있다.
5mm 이하 작은 입자의 플라스틱의 위험성은 치명적이다. 플라스틱이 작아지면 그 작은 플라스틱을 먹는 생물들의 숫자와 종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물론 더 이상의 수거 처리도 불가능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사람도 먹이사슬을 통해 그런 플라스틱을 부지불식간에 섭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전의 대형 쓰레기가 갖고 있던 문제와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이 전개되는 셈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멸치와 어패류에 미세 플라스틱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바지락에서 34개, 멸치에서 14개, 홍합에서 12개, 가리비에서 8개, 굴에서 7개가 검출됐다. 100g당 최소 7개~34개의 플라스틱이 나왔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일주일 동안 신용카드 한 장(5g) 무게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한다는데,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직까지 연구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그 영향을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다. 플라스틱을 만들 때 화학 물질을 첨가하는데, 그중에는 환경 호르몬 등이 포함돼 있다. 유해 화학물질이 계속 흘러나와서 나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플라스틱의 등장은 인류 문명사를 바꿔 놓았다. 하지만 '만드는 데 5분, 쓰는 데 5분, 썩는 데 500년'이라는 말처럼 그 편리함에 취해 무분별하게 사용했던 측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