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쌍둥이 남매와 1살 아들을 둔 3남매 부모가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를 찾았다. 지난 6일 방송의 금쪽이는 쌍둥이 남매 중 첫째 딸이었었다. 출연을 신청한 아빠는 오래전부터 고민해 왔다고 털어놓았다.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이었다고 한다. 3쪽이나 되는 사연은 그 고민이 얼마나 깊은지 짐작게 했다. 도대체 무슨 일로 오은영 박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일까. 

책벌레 금쪽이는 잠에서 깨자마자 책장으로 갔다. 마음에 책을 뽑아들고 침대에 누워 읽기 시작했다. 잠시 후, 금쪽이는 엄마 아빠에게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동물원은 꼭 필요할까?'라는 주제로 막힘없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다. 혹시 금쪽이는 영재일까. 그런데 아빠가 다른 주제로 토론을 해보자고 제안하자 갑자기 언짢아하는 기색을 보이더니 주제를 자신이 정하겠다고 우기기 시작했다.

금쪽이는 "(토론 주제는) 모든 사람이 마음에 들어야 돼!"라고 소리를 치는 등 격정적으로 변했다. 엄마 아빠가 차분히 설득하려 했으나 이미 감정 컨트롤이 어려워진 금쪽이는 온몸으로 거부하며 생떼를 부렸다. 그러다 갑자기 새로운 주제가 생각났다며 차분해졌다. 감정의 변화가 너무 극심해서 종잡을 수 없었다. 엄마는 그런 금쪽이가 익숙한지 무던하게 받아주었다.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채널A
 
다음 날, 학교에 갔다가 돌아온 금쪽이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더니 갑자기 "살려주세요!"라며 소리를 지르고 문을 세차게 두드렸다. 공포에 질린 듯 복도를 마구 뛰어다녔다. 괴한이라도 나타난 걸까. 두려운 무언가를 본 걸까. 엄마가 놀라서 문을 열자 "내가 3시에 오는 걸 알면서 왜 문을 안 열어놨어?"라며 타박했다. 엄마는 미안하다며 금쪽이를 달래기 바빴다.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 금쪽이는 숙제를 하기 위해 책을 폈다. 이때 엄마가 막냇동생을 안고 들어오자 괴성을 질렀다. 엄마가 다가오자 비명을 지르며 피했다. 무엇이 그리도 공포스러운 걸까. 금쪽이는 대화를 시도하려는 엄마에게 "저리 가!"라고 외치며 쫓아냈다. 결국 난동이 벌어졌고, 엄마는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과연 오은영은 그 이유를 알아차렸을까. 

금쪽이는 동생에게서 '냄새'가 난다고 했다. 젖내를 말하는 걸까. 괴롭히거나 해코지를 하는 건 아니지만 접근 자체를 못하게 했다. 이번에는 동생을 눕혀놓고 엄마 혼자 금쪽이에게 다가갔다. 좀전처럼 소리를 지르진 않았으나 여전히 엄마를 거부했다. 금쪽이는 손으로 엄마의 팔을 문지르더니 냄새를 킁킁 맡았다. 그러더니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예민하게 반응했다.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퇴근한 아빠는 금쪽이의 머리를 감겨줬다. 그런데 무슨 까닭인지 금쪽이는 수건으로 자신을 얼굴을 몽땅 가렸다. 혹시나 거품이 눈에 들어갈까봐 무서웠던 것이다. 아빠가 머리를 감겨주는 동안 금쪽이는 예민하게 반응하더니 급기야 울먹이며 빨리 끝내달라고 애원했다. 머리를 다 헹군 후에 금쪽이는 (그럴 리 없는데도) 눈에 거품이 들어갔다며 눈을 강박적으로 씻어댔다. 

그러면서 "분명히 실명될 거야"라며 극단적인 말을 하며 공포감을 드러냈다. 방으로 돌아온 금쪽이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며 손과 발을 허공에 휘저으며 공포와 불안에 휩싸인 듯한 모습을 보였다.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보고 있던 MC들은 모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들이었다. 아빠는 평소 금쪽이가 죽음과 질병에 대한 공포가 많은 편이라 설명했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촉각, 시각, 후각, 청각 모두 예민한 기질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그야말로 '예민 보스'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금쪽이를 모두 설명하긴 어려웠다. 감정이 널뛰고 증폭되어 견딜 수 없어 하는 금쪽이를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는 '과민성'이었다. 금쪽이는 예민을 넘은 과민이었다. 과민을 일으키는 자극들이 생활 속 자극이라 금쪽이도 힘들고 부모도 괴로운 상황이었다. 

엄마 아빠와 보드 게임을 하던 금쪽이는 엄마가 자물쇠를 열쇠라고 잘못 말하자 "엄마 아빠는 바본가봐"라며 한숨을 내쉬더니 "지식을 돌려줘", "똑똑이 돌려줘"라며 난리법석을 떨었다. 그러더니 열쇠와 자물쇠를 각기 종이에 그리며 괴성을 질렀고, "살려줘, 죽기 싫어"라고 소리치며 집 안을 헤집어놨다. 금쪽이의 행동은 점점 격해졌다. 이게 그럴 일인가 싶었다.

금쪽이는 보이는 족족 집어던지더니 열쇠와 자물쇠의 생김새를 강박적으로 계속 되뇌었다. 금쪽이의 불안은 어디에서 온 걸까. 오은영은 금쪽이가 사회성 발달에 어려움이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서 사회성이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방이 싫은 게 아니라 상대방이 주는 미세한 자극의 의미가 잘 이해되지 않으면 유발이 유발되는 것이다. 

잠시 후, 엄마는 진정된 금쪽이에게 열쇠와 자물쇠가 조금 헷갈렸다는 말을 굳이 꺼냈다. 그러자 금쪽이는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가뿐 숨을 몰아쉬더니 "다시 정화하고 올래!"라고 외친 후 집 안을 뛰어다녔다. 그리고 침대에서 바닥을 향해 침을 뱉었다. 몸을 벅벅 긁어댈 정도로 힘들어했다. 엄마 아빠가 몸부림치는 금쪽이를 안아주었지만, 금쪽이는 더욱 격렬하게 발버둥쳤다. 

그러다 엄마가 얼굴을 쓰다듬자 자신의 얼굴을 벅벅 긁더니 엄마를 향해서 침을 뱉었다. 모두들 충격적인 장면에 할 말을 잃었다. 엄마가 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묻자, 금쪽이는 "엄마가 없어져야 돼"라고 말했다. 엄마는 하루에 2~3번 정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했다. 진정이 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이고, 어느 정도 화를 쏟아낸 후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멀쩡해진다고 설명했다. 

안정을 찾기 위한 '강박적 방식'

금쪽이가 침을 뱉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은영은 금쪽이에게 안정을 찾기 위한 자신만의 강박적 방식이 있는 것이라 분석했다. 불편함 마음을 뱉어내기 위해 침을 뱉는 것이다. 그것이 금쪽이에게 있어 '정화'였다. 불편함을 없애는 자신만의 의식이었다. 다만, 금쪽이는 난폭한 아이도 아니었고, 부모의 관심을 받기 위해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었다. 금쪽이는 언어에 문제가 있는 아이였다.

물론 책을 많이 읽어서 현학적인 표현을 즐겨 쓰고 토론을 할 때 논리적으로 말할 줄도 알지만, '화용 언어'의 발달에 문제가 있었다. 화용 언어란 상황에 맞게 대상에 맞게 쓰는 언어를 가리키는 말이다. 금쪽이는 편안한 대화와 담화를 하지 못했다. 언어 문제가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금쪽이의 경우에는 사회성 발달이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오은영은 시청자 중에서 '부모가 너무 안 혼내서 애가 버릇없어진 거 아냐?'라고 오해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엄마 아빠의 자상한 훈육이 금쪽이 마음에 자양분이 될 거라고 확신했다. 금쪽이는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있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싫어하지는 않았다. 그건 부모가 아이의 마음에 인간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오은영은 부모의 탓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채널A
 
엄마가 아토피 연고를 발라주기 위해 다가가자 금쪽이는 자신이 팔에 침을 바르더니 냄새가 난다며 물티슈로 몸을 닦아냈다. 냄새 해명에 진심인 엄마는 금쪽이의 코에 팔을 들이밀며 냄새가 안 난다고 강조했고, 금쪽이는 그 과정에서 입술에 묻은 연고를 핥아 먹어버렸다. 그런 후 "연고를 삼키면 어떻게 돼?"라고 물었다. 엄마는 '굳이' "많이 삼키면 죽지 않을까?"라고 말해 금쪽이를 자극했다. 

금쪽이는 약을 많이 삼켰다며 소리를 지르며 괴로워했다. 극도로 흥분한 모습이었다. 금쪽이는 약을 달라고 하더니 "나한테도 그랬으니까 엄마도 먹어!"라고 소리쳤다. 엄마는 최대한 차분히 상황을 설명하려 애썼지만, 금쪽이의 흥분은 가라앉지 않았다. 신애라의 말마따나 발광했다. 급기야 "엄마 죽일 거야!", "꺼져!"라는 충격적인 말까지 했다. 도대체 금쪽이는 어떤 공포에 휩싸여 있는 걸까. 

오은영은 금쪽이가 '옳고 그름'은 잘 알고 있다며 과민성을 낮추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쪽이는 촉각이 예민하기 때문에 연고를 바르기 싫었던 것이다. 보통 아이들은 "연고 바르기 싫어"라고 얘기하겠지만, 화용 언어가 미숙한 금쪽이는 "엄마 냄새 싫어"라고 표현했던 것이다. 그런데 엄마는 속뜻을 파악하기보다 상황의 진위가 중요해 냄새에 대해 해명하기 바빴다. 

또, 약을 먹었다고 해도 '그 정도로는 안 죽어'라고 별다른 자극 없이 덤덤하게 넘겨야 하는데, 진위가 중요한 엄마는 '많이 먹으면 죽지 않을까'라는 말로 금쪽이 속에 내재된 두려움을 일깨웠다. 물론 금쪽이가 겪는 어려움은 부모의 탓이 아니라 지극히 생물학적인 이유 때문이지만, 아이를 다루는 건 부모의 몫이기에 오은영은 부모의 역할과 방향은 꼭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 안 내게 하는 병원이 있으면 가고 싶어."

금쪽이는 아빠와 있을 때는 편안하지만 엄마와 있을 때는 불안하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그 이유는 동생을 안고 오기 때문이었다. 그럴 때마다 이상한 느낌이라 빨리 씻어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동생이 무섭다고까지 표현했다. 또, 자신이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걸 알고 있는 금쪽이는 화 안 내게 하는 병원이 있으면 꼭 가고 싶다며 행복하게 사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금쪽이는 자꾸만 자신이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 같다며 주변 사람들은 자신을 나쁘게 볼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이해해달라고 부탁했다. 오은영은 동생이 무섭다는 말이 어떤 뜻인지 이해된다고 했다. 금쪽이는 엄마가 아기를 안고 다가오면 동생을 떨어뜨리는 상상을 했다. 심한 불안 증세에 난동을 부릴 때마다 어린 아기가 잘못될까 봐 무서운 생각에 사로잡혔던 것이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과민성 증상은 의학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주위의 수많은 자극에 심각하게 고통받는 상태였고, 부모로서 최선의 노력을 한 상황이었다. 또, 사회성 발달을 위해 '사회성 사전'을 만들어 주라고 제안했다. 생활 속에서 자주 일어나는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대응 전략 사전'을 통해 외우게 해야 했다. 동영상으로 상황극을 연기하면서 하나하나 가르쳐야 했다. 

물론 이 정도의 '처방'으로는 금쪽이의 상태를 호전시키기 역부족이었다. <금쪽같은 내 새끼>는 금쪽이의 변화 과정을 2주 분량으로 편성했다. 예고편에서 금쪽이는 오은영에게 눈물의 S.O.S를 보냈고, 오은영은 그런 금쪽이를 위로했다. 새로운 문제에 직면한 가족들은 과연 이 문제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까. 오은영은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까. 행복하게 사는 게 소원이라는 금쪽이는 과연 다시 웃을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금쪽같은 내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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