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대희가 운영중인 '꼰대희' 채널의 주요 장면.

개그맨 김대희가 운영중인 '꼰대희' 채널의 주요 장면. ⓒ 김대희

 
연이은 코미디 프로그램 폐지로 TV에서 자리를 잃어버린 개그맨들이 돌파구를 마련한 공간은 바로 유튜브였다. 기존 매체에 비해 자유분방하고 소재 제약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장점 때문에 개그맨들의 채널은 유튜브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킬러 콘텐츠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지난해 뒤늦게 화제몰이를 하면서 새롭게 부각된 김대희의 <꼰대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채널 중 하나로 손꼽힌다. 과거 <개그콘서트> 시절 '대화가 필요해' 코너를 확장시킨 '밥묵자'(매주 일요일 공개)는 각종 상황극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초대손님들의 입담에 힘입어 다수의 인기 동영상을 속속 배출해냈다. 개설 초반 고전하던 채널을 기사회생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밥묵자'는 <꼰대희>의 핵심 역할을 톡톡해 담당해줬다.

​그런데 최근 공개된 영상에 구독자들의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꼰대희>, 그리고 '밥묵자'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유 있는 구독자들의 비판 댓글​
 
 개그맨 김대희가 운영중인 '꼰대희' 채널 인기 코너 '밥묵자'의 한 장면.

개그맨 김대희가 운영중인 '꼰대희' 채널 인기 코너 '밥묵자'의 한 장면. ⓒ 김대희

 
지난 20일 공개된 '밥묵자'의 초대손님은 인터넷 크리에이터 랄랄. 김대희의 소속사 후배이기도 한 그녀는 14분 남짓한 방송 시간 동안 '저세상 텐션'(?)으로 분위기를 장악하며 모처럼 쉴틈 없는 웃음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다. 특히 방송 시작과 동시에 '밥묵자'의 최근 내용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구독자들로부터 공감을 샀다.  

"요새 (밥묵자를) 사람들이 안 보는 것 같냐?"는 꼰대희(김대희)의 질문에 대해 그녀는 "진짜 그 옛날 개그콘서트 감성을 좋아해서 사람들이 추억에 막 왔는데...치킨에 덮밥에... 이러면 구독을 하겠냐고요"라며 날카롭게 지적했다. PPL과 먹방 중심으로 내용이 흘러가면서 실망한 기존 팬들의 생각을 여과 없이 쏟아낸 것이다.   

​모처럼 이에 공감한 구독자들은 해당 영상에 댓글로 화답했다. 그들은 웃음 유발 방식이 '꼰대희 또는 김대희 까기'로 엇비슷하게 흘러나가고 있는 데다 광고 PPL이 시청자들로선 인내하기 힘든 범위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PPL 급증·정형화된 개그 패턴에 실망한 시청자​
 
 개그맨 김대희가 운영중인 '꼰대희' 채널 인기 코너 '밥묵자'의 한 장면

개그맨 김대희가 운영중인 '꼰대희' 채널 인기 코너 '밥묵자'의 한 장면 ⓒ 김대희

 
이날 방송에 출연했던 랄랄도 "Too much 광고 is no future"라는 댓글을 남겼을 만큼 요즘 '밥묵자'는 뻔히 예측되는 내용과 함께 광고의 비중이 급증한 상태다. 인기 채널이라면 의례 상당량의 PPL를 담고 있는 게 일반적은 형태이지만 요즘 방영분에선 협찬사 제품을 먹는 데 상당 분량을 할애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먹방'이 유튜브에선 인기 소재 중 하나임은 분명하지만 <꼰대희>가 개그 채널임을 감안하면 시청자들의 눈에는 거슬릴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협찬 제품이 등장한다는 점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렇다 보니 최근 방영분에선 초대손님은 보이지 않고 PPL만 눈에 띄는 주객전도에 가까운 모습도 관찰되곤 했다.

​기존 구독자들이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은 하나 더 있다. 갈수록 정형화되는 내용이 그것이다. 이를 두고 한 시청자는 극중 아들 장동민의 말투를 빌어 이와 같은 고언을 남기기도 했다.

​"아부지! 개그패턴이 꼰대희 앞에서 김대희 뒷담까기+게스트 홍보방송으로 변질되니깐 시청자들도 점차 지루함과 진부함을 느끼는거 같다고 생각합니더. 개콘 코너에도 수명이 있잖아요? 그거랑 같은 맥락이라 보면 될 듯 해요. 공개코미디에서 소재 고갈로 진부한 코너가 사라지듯이 슬슬 새로운 코너로 필요한 시기로 보입니더. 아부지..."

프로그램 개편, 유튜브 콘텐츠에도 필수​
 
 개그맨 김대희가 운영중인 '꼰대희' 채널의 주요 장면.

개그맨 김대희가 운영중인 '꼰대희' 채널의 주요 장면. ⓒ 김대희

 
이와 같은 시청자들의 견해를 <꼰대희> 측도 고민하는 눈치였다. 앞서 소개한 랄랄의 댓글을 최상단에 고정시켜두는가 하면 지난 27일 공개분에선 전 농구선수 겸 크리에이터 하승진을 초대해 모처럼 무맥락 상황극을 펼쳐 구독자들에게 큰 웃음을 전달했다. 일단 한고비는 넘겼지만 <꼰대희>로선 향후 콘텐츠 구성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임은 분명해 보인다.

처음 인기를 얻는 건 쉽지 않지만 어렵사리 누리게 된 영광을 지속하는 것은 어렵다. 유튜브 공간에서는 더욱 그렇다. 혹자는 "유튜브 속 1년이란 시간은 현실 세계의 3년과 마찬가지"라고 말하기도 한다. 유튜브 세계에선 사람들의 취향 및 선호도가 급속도로 변하게 되는 걸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콘텐츠 구성에 대한 고민은 비단 <꼰대희>만의 숙제는 아니다. 재미와 활력이 떨어진 TV 예능이 프로그램 개편을 통해 분위기를 바꾸듯 유튜브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꼰대희>가 재도약이냐, 뒷걸음이냐 기로에 놓여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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