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싱어송라이터 강백수.
강백수문화사
본명은 강민구다. 그럼 강백수란 이름은 어떻게 지은 걸까. 한양대 국문학과 학부 시절에 천방지축으로 날뛰던 그에게 교수님이 "저 녀석 마치 <공무도하가>에 나오는 백수광부 같구나"라고 말한 데서 따왔단다. 다른 의미도 있다. 사회에서 인디뮤지션을 바라보는 시선이 백수를 바라보는 시선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그걸 비꼬고 싶어 '백수'라고 지었다.
한양대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는 논문을 쓰고 있다는 그의 이러한 이력 또한 눈길을 끈다. 왜 국어국문학을 택해 '끝까지' 공부하고 있는 걸까. 이 질문에 그는 "처음에는 내가 쓰는 시나 글들에 깊이를 담아내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공부를 하다보니까 하고 싶은 게 생겼다"며 "지금 하고 싶은 건 대중가요 가사를 문학의 영역으로 가져와서 연구하고 싶다. 문학과 대중가요를 접목한 학문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때문에 박사 논문도 '대중가요 가사'를 주제로 쓰고 있다. 나중에는 자신만의 작사 이론을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다. 그는 "시도 음악으로부터 파생된 예술 장르니까, 시와 음악이 절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같은 데서 출발했기 때문에 동시에 다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규앨범 <서툰 말> <설은> <헛것>을 발표한 강백수는 그렇다면 곡을 만들 때 가사를 어떤 식으로 쓸까. 이 물음에 그는 "일상생활에서 가져온다. 대화에서 특히 소재를 많이 가져오는 편"이라고 답했다. 가령 친구들을 만나면 30대 중반이 된 만큼 부쩍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데, 그러면 미혼인 그는 '결혼은 해야 할까'라는 본인 생각과 이야기를 가사로 풀어내는 식이다.
"서사 중심으로 가사를 쓴다.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장면들을 포착해서 쓴다. 사소한 이야기를 담으려고 하는데 사실 개인한테는 마냥 사소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게 되는 사건이 거시적으로 봤을 때는 큰 일이 아닐 수 있지만 개인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니까.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담고 싶다."
그렇다면 가장 최근 앨범 <헛것>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았을까. 이에 강백수는 "우리가 중요한 가치라고 믿고 사는 것들, 이를 테면 사회적인 성공이나 아니면 연인과의 사랑, 그런 것들이 문득 허무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 허무해지는 순간들을 엮어낸 게 <헛것>이다"라며 "열심히 사는데 내가 왜 열심히 살지? 공허해지는 순간이 있잖나. 열심히 사랑했는데 그 사랑은 다 어디 간 거지? 하며 공허해지는 순간을 노래했다"고 소개했다.
작년 8월 시집 <그러거나 말거나 키스를>(문학수첩)을 출간하기도 한 그의 노래를 두고 혹자는 '강백수의 음악은 진심어린 농담이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긍정하며, 그렇다면 가장 진심어린 농담인 곡을 꼽아달라는 부탁에도 답했다. 그는 "싱글앨범 중에 '집에 가고 싶다'라는 노래가 있다. 누구나 가슴에 품고 사는 말인데, 그 말에 사회 여러 가지 부조리한 것들이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생활을 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견뎌야만 하는 삶이 들어있는 것 같아 그런 부분을 꼬집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람에 대한 연민으로 쓰고 있는 것 같다."
신문에 칼럼도 연재하는 강백수는 칼럼 역시도 시나 가사를 쓰듯이 쓴다. 가령, 부동산 이슈가 있으면 이렇게 해결해야한다는 글을 쓰기 보다는 한 명의 시민으로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씀으로써 사회 문제를 '보여주려고' 한다.
세대의 정서를 대표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