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싸이월드 BGM 계의 강자였던 힙합 듀오 프리스타일은 '수취인불명', 'Y' 등의 곡으로 사랑받았다. 사진은 5집 '수취인불명'의 앨범 커버.
런투아시아엔터인
당시 사람들은 가장 인기 있는 음악을 찾기 위해 싸이월드 BGM(배경음악) 순위를 확인했습니다. 그 시절 페이스북 프로필, 인스타그램 피드와 같았던 사이버 개인 공간, 미니홈피를 꾸미기 위해 사람들은 도토리를 구입해 배경음악을 설정했죠. 이렇게 설정한 배경음악은 내 미니홈피에 방문할 때마다 자동 재생됐습니다.
그 시절 싸이월드 BGM 인기 순위를 살펴볼까요. '05학번 이즈 백'의 오프닝 곡 '와이(Y)'부터 추억이 새록새록 자동 재생됩니다. 마노와 지오로 구성된 2인조 힙합 그룹 프리스타일이 2004년 '프리 스타일 3' 앨범에 수록한 노래인데요. 타이틀곡이 아니었음에도 잔잔한 분위기 위 슬픈 이별의 이야기와 멜로디가 당시 싸이월드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어 히트한 노래였습니다. '와이'와 더불어 '수취인불명', '그리고 그 후' 역시 인기였죠.
프리스타일과 더불어 프리스타일 같은 '감성 힙합' 노래들이 단골 배경 음악이었습니다. MC몽, 노블레스, 에이트, 리쌍, MC 스나이퍼, 에픽하이 등 힙합 그룹들의 애잔한 사랑 이야기가 울상짓는 미니홈피 속 미니미(싸이월드 아바타)와 함께 감성을 자극했죠. 예민한 사춘기 시절 친구들의 미니홈피에서 다이나믹 듀오의 '죽일 놈', 리쌍의 '발레리노', 에픽하이의 '러브 러브 러브'는 단골 선곡이었습니다. 어느 날 MC몽의 '죽을 만큼 아파서'가 BGM으로 흘러나오고, 미니홈피 방명록이 닫혀있다면, 그 친구에게 우울한 일이 일어났다는 걸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