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채널A
"실은 작가님.. 아이가 (오후) 1시에 집을 나갔어요."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제작진 앞으로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금쪽이 엄마는 사연을 보낸 지 1년이 지나 10살이 된금쪽이를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작년에는 무슨 까닭으로 사연을 보냈던 걸까. 당시에는 금쪽이가동생이 태어난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솔루션을 받기로 했지만, 촬영을 인지하고 행동을 제한하는 바람에 결국 별다른소득이 없었다.
그런데 집을 나갔다는 건 도대체 무슨 말일까. 말 그대로 가출일까. 엄마는 금쪽이가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겠다고 하자온라인 수업부터 들으라고 붙잡았다고 했다. 하지만 금쪽이는 말을 듣지 않았고, 화가 난 엄마는 말을 안 들을 거면 나가라고 소리를 쳤다고 했다. 그 대신 마음대로 못 들어온다는 엄포까지 덧붙였다. 그랬더니 금쪽이가 정말 집을 나가버린 것이다.
질문이 이어졌다. "그런 말을 자주 합니까?" (정형돈) 엄마는 정말 화가 날 때 그렇게 말하는데 횟수로는 4번 정도라고 대답했다. 금쪽이를 그럴 때마다 집을 나갔다. "마지막으로 나갔을 때는 몇 시간 뒤에 들어왔어요?" (장영란) 엄마는 밤 9시에 들어왔다고 답했다. 초등하생의 가출은 많은 위험을 동반하는 심각한 문제이기에 오은영 박사뿐만 아니라 MC들의 표정도 심각해졌다.
그런데 영상을 통해 만난 금쪽이는 보는 사람마다 "너무 착한데?"를 연발하게 할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금쪽이는 한없이 밝고 명랑했다. 엄마와 놀이를 하면서 해맑게 웃었고, 아직 어린 동생의 식사도 챙겨주며 잘 돌봤다. 적어도작년에 사연을 보냈을 때의 문제는 더 이상 발현되지 않는 듯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왜 금쪽이는 걸핏하면 집을나가는 걸까.
"금쪽이, 이제 공부해."
학원을 운영하는 부모는 금쪽이를 혼자 둘 수 없어 학원으로 데려갔다. 공부하라는 아빠의 한마디에 명랑했던 금쪽이는180도 달라졌다. 졸리다며 아이처럼 떼를 써도 아빠가 꿈쩍하지 않자 급격히 시무룩해졌다. 공부를 하기 위해 책상에 앉았지만 좀처럼 집중하지 못했다. 수학 문제를 푸는 대신 몰래 연습장에 그림을 그렸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양치를 하지않겠다고 버텼다.
엄마 아빠는 단호했고, 결국 금쪽이를 끌어내 화장실로 보냈다. 오은영 박사는 뭔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짜증이난 금쪽이는 분노의 양치질을 했다. 모든 행동에 불만이 가득했다. 요구사항이 명확한 금쪽이는 원하는 걸 들어주면 기분좋아했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매번 갈등이 빚어졌다. 엄마는 금쪽이의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연습시키는 과정에서 트러블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나는 엄마한테 억울한 점이 있어. 아무리 내가 아니라고 해도 엄마가 "맞잖아!" 맨날 이래."
한편, 친구들과 있을 때 금쪽이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똑부러지게 말을 했고, 놀이터에서 친구를 괴롭혔던 오빠를 불러내 당당히 따지기도 했다. 흡사 해결사 같은 모습이었다. 금쪽이는 왜 집 밖에서 다른 모습일까. 엄마의 부탁을 하는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금쪽이가 자기주도적인 반면, 집에서는 부모가 지시를 하다보니 원하는 걸 얻는 자신만의 방식을터득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오은영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금쪽이는 대인관계가 무척이나 중요한 아이였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는 자신이 할 일이많았고, 그 속에서 자기효능감을 느끼고 있었다. 타고 난 본성이 외부 활동과 찰떡궁합이라고 할까. 밖이 더 편안하고 좋은 아이였다. 동생도 잘 돌봤던 것도 마찬가지였다. 동생을 보살피며 스스로 가치를 느끼고 있었으나 엄마 아빠는 한마디 칭찬도 하지 않았다.
또, 금쪽이는 자신의 의사표현이 분명한 아이인데 엄마 아빠가 그 요구를 계속 무시했다. 학원에서 금쪽이가 졸리다고 해도 엄마 아빠는 "공부하기 싫어서 그러는 거잖아."로 되받았다. 그러면 금쪽이는 다리가 아프다고 맞섰다. 10살짜리 아이가 졸리다고 하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이고, 부모는 그런 아이를 수용하면 될 일이었다. 금쪽이네는 그런 관계의 수용성이부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