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스틸 컷
리틀빅픽처스
극 중에서 세진은 임신 중절을 하고 싶지만 방법도 모르고 돈도 없다. 그런 그가 벌이는 행각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다. 거리를 떠돌다가 만난 가출 4년차 동갑내기 친구 주영(안희연 분), 우연히 알게된 20대 남자들과 한 팀이 된 세진은 중절만 할 수 있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든다. 주영 등은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참여해 이름도 효능도 모르는 약들을 잔뜩 훔쳐와서 세진에게 먹이는가 하면, 높은 계단에서 세진을 아래로 밀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이런 방법으로는 중절할 수 없고 이들의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다. 이는 위험한 행동을 일삼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관객의 마음도 불편하게 만든다.
더구나 영화에 등장하는 어른들은 대부분 무책임하고 나쁘기만 하다. 세진을 교육하고 보호했어야 할 담임교사는 오히려 세진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고 정작 임신에는 책임을 회피했다. 세진에게 중절을 도와주겠다던 남성은 어린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할 속셈이었고, 유흥업소에서 돈을 벌게 해주겠다던 사장 역시 이들을 이용해먹으려고만 한다. 이를 통해 영화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어른들과 사회를 겨냥하는 듯하다. 그러나 관객들이 이런 극단적인 어른들을 보며 과연 '나는 어떤 어른인가' 되돌아 볼 수 있을까 의문이 남는다.
영화는 인물들이 어쩌다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됐는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전사가 나오지 않으니 관객이 인물들을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특히 후반부의 장면들은 폭력 수위가 높아 눈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그럼에도 배우들은 저마다 빛을 발한다. 이유미와 함께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단연 안희연이다. 큰 후드티를 뒤집어쓰고 거리를 헤매는 가출 청소년으로 분한 안희연은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한 작품임에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극에 활력을 더한다. 어떻게든 세진을 보호해주려고 하는 재필 역을 맡은 이환 감독의 강렬한 연기도 인상적이다.
한편 <어른들은 몰라요>는 지난해 열린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에 월드 프리미어로 초청됐으며 한국영화감독조합 메가박스상과 KTH상 2관왕 등 2관왕을 차지했다.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스틸 컷
리틀빅픽처스
한 줄 평: 어른들이 이해할 수 없는 10대 임신부의 현실
별점: ★★☆(2.5/5)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관련 정보 |
감독: 이환
출연: 이유미, 안희연, 심햇빛, 이환
제작: 돈키호테엔터테인먼트
배급: 리틀빅픽처스
러닝타임: 127분
등급: 청소년관람불가
개봉: 2021년 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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