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 주역들이 참석한 온라인 기자간담회 현장.
판시네마
배우들이 역할을 저마다 잘 소화했음을 강조한 정 감독은 "이민자들 이야기에 당시 농민들의 모습도 담고 싶어 자료 조사도 많이 했다"며 "이 영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예술가가 되도록 독려했다. 영화를 찍는 내내 스트레스가 있었지만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다들 가족처럼 지낸 게 즐거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배우 윤여정이 표현한 순자엔 감독의 실제 경험한 할머니의 기억이 묻어 있다. 한국전쟁에서 남편을 잃고 홀로 엄마를 키웠던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전하며 "인천 송도에서 교수 생활을 잠시 했을 때 창 밖을 보면 나이 드신 아주머니들이 조개를 캐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며 "할머니께서 조개를 캐서 생계를 이어가셨는데 그분이 안 계셨다면 지금의 전 없을 것이다. 할마니를 생각할 때마다 울컥한다"고 눈물을 보였다.
그런 감독을 윤여정이 감쌌다. "어떤 감독은 배우를 자신이 원하는 연기에 가두기도 해서 정 감독에게 혹시 할머니의 모습을 내가 흉내내야 하냐고 물었는데 절대 그럴 필요 없다고 답했다"며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이 감독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재 윤여정은 미국 지역에서 다수의 여우조연상을 받는 등 26관왕에 올라있다. 오스카상 유력 후보로도 거론되는 상황에 그는 "축하 감사한데 상패는 아직 하나 받아서 실감을 못하고 있다"며 "미국 땅이 넓으니 상이 많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제가 뭘 중점을 두고 연기한 게 아니라 정 감독이 시나리오를 잘 썼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윤여정은 <미나리>가 자신의 연기 인생에서 놀라움을 준 작품이라 고백했다. 자신을 돕기 위해 긴 여정을 함께 한 이인아 PD와 홍여울 작가를 언급하며 "더운 현장서 빨리 촬영 끝내고 시원한 곳에 가자는 생각뿐이었는데 선댄스 영화제에서 사람들이 우리 영화를 보고 울더라. 하지만 전 그때도 울지 않았는데, 무대에서 기립박수를 받을 때 울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저보다 뭔갈 더 이루고 잘 해나가는 갈 인정받은 것 같아 감격이었다"고 눈물의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