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때 지겹게 들었던 격언이 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라는 말. 이미 정형화된 시스템을 바꾸긴 힘드니 싫으면 부속품인 개인이 나가라는 이 표현이 방송 업계에선 흔하게 쓰였다.
동료들은 출산휴가조차 없는 프리랜서 방송 노동의 고충을 한탄하다가도 마지막에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뭐'라는 자조적 문장으로 마침표를 찍곤 했다. 나는 이 격언에 끝까지 적응하지 못했다. 혼자 남아 생각에 잠겼다. 왜 중에게는 떠나는 선택지만 주어지는 걸까. 떠나지 않고도 절을 바꿀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
'절'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