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디저트 ; 러브 사라
티캐스트
하지만 더는 '밥상'을 함께 할 수 없음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영화는 '이별'로 시작한다. 바로 영화 제목 속 그 '사라'와의 이별이다. 사라는 영국 런던의 노팅힐 거리를 자전거를 탄 채 질주한다. 친구 이사벨라(셸리 콘 분)와 함께 그 거리의 한 상점에 두 사람이 그토록 꿈에 그리던 '디저트 베이커리 카페'를 열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라는 꿈에 그리던 자신의 가게에 도착하지 못한다. 사라가 셰프였기에 이사벨라는 혼자서 가게를 열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렇게 주인을 잃은 가게를 더는 유지할 수 없었던 이사벨라는 다른 주인을 알아보려고 한다. 그때 엄마의 죽음에서 헤어나지 못해 자신이 다니던 무용학교조차 포기해버린 딸 클라리사(새넌 타벳 분)가 나선다. 하지만 다시 가게를 열기에는 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 클라리사는 오랫동안 엄마랑 의절하다시피 했던 외할머니 미미(셀리아 임리 분)를 찾아간다. 한때는 공중곡예사로 전세계 공연을 다니던 미미는 자신을 플라잉 요가로 이끄는 손녀의 설득에 못 이기는 척 수표책을 연다. 그리고 사라, 이사벨라와 함께 요리 학교를 다녔던 매튜(루퍼트 펜리 존스 분)가 합류한다.
그렇게 '사라'는 세상에 없지만 사라를 사랑하던 이들이 사라를 기억하며 한 자리에 모였다. 사라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을, 사라를 대신하여, 사라가 하고 싶던 곳에서, 사라를 사랑하던 이들이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가게 이름이 '러브 사라'이다.
그 중에서도 할머니 미미에게 '러브 사라'는 각별한 의미다. 죽기 전 딸이 찾아와 디저트 베이커리 카페를 연다며 도움을 청했었다. 하지만 그때 사라의 엄마 미미는 거절했다. 자신을 찾아온 클라리사에게 대뜸 "돈 때문이냐?"고 선을 그은 것처럼 사라에게도 그랬었다. 자신의 부탁을 거절하는 엄마 미미에게 사라는 돈이 아니라 자신을 지지해주지 않은 것에 대해 서운하다고 했다.
그리고 엄마와 딸은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다. '코로나'라든가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서로에 대한 서운함으로 두 사람은 멀어졌다. 그리고 뒤늦게 엄마인 미미가 딸 사라에게 엽서를 썼었다.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보지 못했지'라며, 하지만 그 엽서는 딸에게 가 닿지 못했다. 딸이 자신의 가게에 도착하지 못한 그 날 쓴 엽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 미미는 보내지 못한 엽서 대신, 그때 들어주지 못한 딸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그녀의 수표 책은 얇아져 가지만 대신 딸이 그리던 카페가 문을 열었다.
하지만 사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영업'은 별개였나 보다. 인근에 이미 여러 곳의 카페가 있는 거리에 자리를 잡은 '러브 사라'는 첫 날부터 파리를 날렸다. 매튜의 매혹적인 디저트들만으로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부족했다. 사람들은 새로 개업했다며 인심쓰듯 나누어준 마카롱을 낯설어했다. 답답한 마음에 거리를 나선 할머니 미미의 눈에 노팅힐 거리를 지나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들어왔다. 이민자들이 많은 영국, 그 중에서도 세계 각국 사람들이 모인 거리에 자리잡은 '러브 사라'. 이 카페를 장사 잘 되는 가게로 거듭나게 하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