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채널 십오야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의 한 장면. 2020년 자체 숏폼 예능을 결산하는 시상식으로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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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자체 행사의 최고 영예인 대상은 주방장, 카운터, 서빙 등 1인 다역으로 촬영에 임했던 <나홀로 이식당> 이수근에게 수여되었다. 역시 나PD의 친필로 무성의하게 작성된 상장이 함께 전달되면서 2020년을 마감하는 <십오야 어워즈>는 나름 훈훈하게 막을 내린다.
케이블 혹은 유튜브의 영향력이 그 어느때 이상 높아진 요즘이지만 여전히 방송 관련 시상식은 지상파 TV만의 전유물 처럼 활용되고 있다. 대중들에 대한 파급력이나 화제성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 매체들로선 이를 축하할 만한 자리가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을 수도 있을 것이다.
비록 매주 유튜브에 업로드되는 콘텐츠의 일환이자 <어깨춤> 내용 중 하나로 가볍게 마련된 방영분이었지만 이 10분짜리 시상식은 지난해 자신들의 발자취를 기념하는 기회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를 지녔다. 지상파 고정 예능이 없기에 연말 축제의 무대 밖에 놓여진 인물들이라지만 여전히 국내 예능계에서 꾸준히 활동중인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등은 다른 예능인들 못잖게 맹활약중 아니던가.
수십명 씩 후보자와 수상자를 배출하는 3~4시간 짜리 지루한 지상파 시상식보다 단 10분 방영에 불과한 <십오야 어워즈>가 예능의 재미를 극대화 시킨다는 건 마치 지금의 케이블+유튜브 예능이 지상파 TV를 향한 나름의 자신감 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시즌제 운영을 통한 적절한 숨고르기, 기존 세계관에 기반을 둔 숏폼 예능 제작으로 추가 콘텐츠 확보 등 각종 방영 수단에 맞게끔 운영을 병행하면서 <신서유기>로 대표되는 나 PD 표 예능은 어느새 요즘 예능의 기준점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저 뜨거운 물에 면만 집어넣었을 뿐인데..."라는 강호동의 말처럼 별다른 의미 없이 가볍게 시작했던 행동은 마치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새로운 예능 제작으로 연결되었고 이는 2020년 예능계를 웃음으로 풍성하게 채워줄 수 있었다. 그저 재미로 만든 자체 뒷풀이 행사였지만 <십오야 어워즈>는 <신서유기> 속 예능인들을 칭찬함과 동시에 2021년에도 열심히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