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가을을 화끈하게 데울 범죄오락 장르 영화 <도굴>이 11월 4일 개봉한다.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 분)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 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며 짜릿한 판을 벌이는 이 작품에는 배우 이제훈, 조우진, 신혜선, 임원희가 출연해 맛깔스러운 연기를 펼쳐보인다.
도굴이란 소재... 신선하다
▲영화 <도굴>
CJ엔터테인먼트
▲영화 <도굴>
CJ엔터테인먼트
"한국 영화에 이런 소재를 다룬 작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신선했다"고 시나리오의 첫 인상을 밝힌 조우진의 말처럼, 도굴이라는 소재는 꽤나 신선하다. 문화유적인 무덤을 파헤쳐 그 안에 든 보물을 훔치는 도굴꾼의 존재는 익히 들어봐서 알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세계를 자세히 알진 못하기 때문에 더욱 호기심을 일으킨다.
<도굴>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도굴의 과정을 리얼하게 구현하기 위해 세트와 유물 준비는 물론이고 이야기 구조에도 공을 들였다. 영화에는 황영사 9층 석탑 속 불상, 중국 지안의 고구려 고분 벽화, 강남 한복판 선릉에 묻힌 조선의 보물까지 실재하지 않지만 실재할 것 같은 유물들이 등장해 사건을 흥미진진하게 구성한다. 특히 제작 유물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품이기에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매우 조심스럽게 다뤘다는 후문이다.
제작진은 선릉 도굴 작업 촬영을 위해 세트제작과 실제 선릉 촬영을 병행했는데, 실제 선릉 크기의 80%에 이르는 세트를 지어 현실감을 높였다고 한다. 또한 공업용 드릴을 사용해서 땅굴을 파는 장면을 실제로 재현했고, 오래된 고분 아래에 있을 법한 흙을 표현하기 위해 각종 흙 샘플을 준비해 맞추는 등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이제훈의 통 큰 연기
▲영화 <도굴>
CJ엔터테인먼트
▲영화 <도굴>
CJ엔터테인먼트
겁 없이 쿨하게 범죄를 저지르는 '간 큰' 도굴꾼 강동구 역을 맡은 이제훈의 연기변신은 이 영화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다. 억 소리 나는 큰 돈 앞에서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그 돈을 포기하고, 더 큰 판으로 뛰어든다. 그야말로 통이 큰 도둑인데, 그런 성향에 걸맞게 유쾌함과 능청스러움과 여유를 잃지 않는 태도로 관객을 매혹한다.
이제훈은 마치 게임을 하듯 도굴 계획을 세우고, 땅굴을 파고, 그렇게 훔친 유적으로 장사꾼처럼 흥정을 한다. 그 일련의 과정이 마치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한바탕 춤을 추듯 경쾌하고 가볍다. 범죄오락물의 짜릿함과 통쾌함에 갈증을 느끼는 관객이라면 그 욕구를 이제훈이 실망시키지 않고 충족시켜줄 것이다.
이제훈과 함께 도굴을 벌이는 존스 박사(조우진 분)와 인간 굴삭기로 불리는 전설의 삽질 달인 삽다리(임원희 분)의 케미스트리도 이 영화를 보다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다. 시종일관 진지한 듯 코믹한 이들의 티키타카가 어두운 땅굴 속에서도 빛을 발하며 시각적 답답함을 경감시켜 준다.
반면 고미술계의 엘리트 큐레이터 윤실장을 연기한 신혜선은 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며 이제훈, 조우진, 임원희와 결이 다른 인물을 선보인다. 특유의 감각으로 유물의 가치를 한 눈에 알아보는 윤실장은 원칙주의자 같아 보이지만 도굴꾼 강동구의 능력을 알아채고 보다 크고 위험한 거래를 제안하며 강동구를 유혹한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관전 포인트는 이 네 사람이 펼치는 팀플레이다. 서로 목표가 달라 보이는 이들이 하나로 뭉쳐 유쾌하고 박진감 넘치는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이 쫄깃하다. 예측불가의 도굴 과정에서 서로 속이고, 배신하고, 돕는 복잡한 심리전이 팀플레이라는 형식 아래 묘하게 부딪히며 사건을 진행시킨다.
차분해지고 늘어지기 쉬운 가을, 전동드릴처럼 짜릿하고 땅굴 속처럼 등골 시원해지는 이야기에 빠져보고 싶은 이라면 <도굴>을 기대해봐도 좋겠다.
한 줄 평: 판은 클수록 짜릿하다... 쩨쩨하게 굴지말자
평점: ★★★☆(3.5/5)
영화 정보 |
제목: 도굴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장르: 범죄오락
감독: 박정배
출연: 이제훈, 조우진, 신혜선, 임원희
상영시간: 114분
관람등급: 12세이상관람가
개봉: 2020년 1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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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고 속이는 도굴꾼들의 위험한 거래... 이제훈의 재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