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저녁 바람의 언덕 상영과 함께 재개관한 목포 시네마라운지MM

18일 저녁 바람의 언덕 상영과 함께 재개관한 목포 시네마라운지MM ⓒ 성하훈

 
코로나19로 인해 극장의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목포 독립예술영화관 시네마라운지MM이 지난 18일 재개관했다. 지난해 11월 이전을 위해 잠시 문을 닫았다가 5개월 만에 인근의 새로운 공간에서 다시 문을 연 것이다. 
 
시네마라운지MM 대표인 정성우 감독은 영화 시작 전 영화관 운영에 관객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요청하며 재개관을 축하해주기 위해 찾은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지난 3월 초에 재개관을 준비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한 달이상 늦게 문을 열게 되었지만, 작은 공간에 들인 정성은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재개관 행사와 관련해 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았으나, 첫 상영작인 <바람의 언덕> 박석영 감독과 정은경, 장선, 김태희 배우 등이 직접 참석해 목포 시네마라운지MM에 축하를 전했다. 뜻밖의 공간에 아담하게 꾸며져 있는 극장의 모습에 관객과 배우들은 감탄과 찬사를 보냈다.
 
재개관 첫 상영에 대한 열기도 뜨거웠다. 20석 정도의 좌석은 모두 찼고, 보조석에 앉아 영화를 볼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도 역시 열띤 분위기 속에 늦은 저녁까지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불모지에서 2년 동 안독립영화의 씨를 뿌리고 있는 독립영화관의 존재감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18일 목포 시네마라운지MM 재개관 첫 작품으로 <바람의 언덕>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18일 목포 시네마라운지MM 재개관 첫 작품으로 <바람의 언덕>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 성하훈

 
박혜선 프로그래머가 진행한 관객과의 대화는 영화에 대한 감독과 배우들이 깊이 있는 이야기와 함께 관객들의 질문이 계속 이어지면서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긴 시간 대화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관객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재개관 행사를 풍족하게 만들었다.
 
기존 목포의 상업영화관에서는 보기 힘든, 진지한 대화에 참석한 감독과 배우, 관객 모두 만족한 표정이 역력했다. 배우들은 영화 포스터에 사인을 남겨 개관 축하와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다시 시작한 목포의 무모한 도전  

시네마라운지MM의 재개관은 대도시의 독립예술영화관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계속 휴관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2년 전인 2018년 3월에 처음 개관했을 때도 당시 일부 독립예술영화관들이 안팎의 어려움으로 인해 문을 닫던 시기였다. 그래서 무모한 도전처럼 보이기도 했다.
 
예전에는 꽤 큰 도시였지만 세월이 흘러 인구가 줄어들고 쇠락하고 있는 상태라, 열정만 갖고 독립영화관을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번듯한 시설도 아니고 재생이 요구되는 인적 끊긴 원도심의 공간에서 출발한 독립영화관은 지역 독립영화 확장에 톡톡한 구실을 했다.
 
전남지역 최초의 독립영화관이라는 상징성에 더해 독립영화관이 대도시에만 존재가 가능한 것이 아닌 작은 중소도시에서도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시네마라운지MM은 독립영화상영 외에 독립영화제를 개최하고, 지역의 영상교육을 기획하는 등 지역 문화의 사랑방 역할을 담당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목포 시네마라운지MM 입구

목포 시네마라운지MM 입구 ⓒ 시네마라운지MM

 
지난해 목포가 근대역사문화의 자취를 잘 보존한 곳으로 부각되면서 찾는 관광객들도 늘었고, 독립영화를 볼 수 있는 극장이 있다는 사실에 호기심을 갖고 영화관을 찾는 관객도 생겨났다.
 
시네마라운지MM을 통해 독립영화을 처음 접하고 상업영화와는 다른 예술영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며 독립영화의 매력을 알게 된 관객도 조금씩 늘어나는 분위기다.
 
도시재생이란 목적은 영화관이 생길 수 있었던 동력이 되기도 했으나 건물주가 임대료를 인상을 요구하면서 장애물이 되기도 했다. 결국 2년 간의 실험을 마칠 즈음 다행히 인근에 새로운 공간이 확보되면서 이전할 수 있었다.
 
극장이 새로 자리한 공간은 기존 극장이 있던 위치에서 500m가량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는데, 일제 강점기인 1930년 세워진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가 있었던 곳이다. 역사적인 자취가 서려있는 창고를 독립영화인들이 직접 나서 상영관으로 바꿔 놓은 것이다.
 
문화를 만들고 향유하는 거점
   
 목포 독립영화관 시네마라운지MM

목포 독립영화관 시네마라운지MM ⓒ 시네마라운지MM

 
시네마라운지MM의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이가은씨는 "독립영화관이 영화만 상영하는 공간이 아닌 문화를 만들어 가고 향유하는 거점으로 자리 잡아갈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우리동네 영화예술축제' 등을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도 병행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국내 독립영화관들은 정책적인 지원 없이 스스로 자립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특히 지방의 소도시에서 독립영화관의 지속적인 생존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문화적 다양성을 위한 관계 당국 등의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시네마라운지MM은 이런 어려움을 일부라도 타개하기 위해 극장을 이전하면서 시민극장주를 모집하는 방법을 택했다. 개인이 운영하는 공간이 아닌 시민들이 함께 운영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박지원 국회의원 등 지역 정치권 인사 포함해 독립영화인 등 70여 명이 시민극장주로 참여했고 계속 모집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독립예술극장이 문을 닫을 위기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 한 곳의 극장이라도 아쉬운 독립영화인들에게는 매우 소중할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바람의 언덕> 박석영 감독은 "관객들과의 대화가 너무 좋았다"면서 "이런 극장들이 많이 생겨나서 독립영화들이 관객과 깊이 있는 소통이 늘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목포 시네마라운지MM은 코로나19로 인해 당분간은 하루 2회만 상영할 예정이다.
목포독립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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