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진 전 MBC 아나운서
이영광
- 4·15 총선 MBC 개표방송인 <선택2020> 진행을 맡으셨잖아요. 오랜만에 MBC 출연하시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정확히 기억하는데, 제가 <뉴스데스크> 그만둔 날짜가 2009년 4월 23일이거든요. 거의 11년이 지났네요. 그래서 제안이 왔을 때 일단 감사했고요. 총선은 큰 방송이기 때문에 좀 부담도 되고... 두 가지 마음이 공존했어요."
- 패널로 민주당 신경민 의원과 전원책 변호사가 출연하죠. 특히 신경민 의원과는 2008년 <뉴스데스크> 앵커를 같이 하셨잖아요. 11년 만에 방송에서 만나는 거라 설렘 같은 게 있지 않을까 하는데.
"있죠. 신경민 의원과는 저는 2008~2009년 <뉴스데스크>를 같이 했어요. 그때 참 배울 점이 많은 언론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분이 기억하시겠지만, 당시 신경민 앵커는 클로징으로 유명했어요. 그 클로징 멘트 몇 줄 쓰기 위해서 관련 보도 기사를 하나 하나 확인 취재하고, 정확한 표현을 쓰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면들이 언론인이 갖추어야 할 모범적인 자세로 보였어요. 11년이 지나서 방송에서 진행자와 국회의원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그 시간 동안 각자 자기 자리에서 새롭게 경험하고 쌓아온 것들이 시너지가 되어 이번 <선택 2020> 개표 방송에서 잘 발휘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 신경민 의원과 함께 하던 시절에 겪은 일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미디어 파업을 앞두고 제가 했던 클로징 멘트가 소신 발언으로 이슈가 되어 그 이후 <뉴스데스크>에서 하차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는데요. (신 의원이) 당시에 함께 고민해주고 제 의견을 많이 존중해줬던 기억이 납니다. 또 뉴스 앵커들은 보통 그날 (나가는) 기사에 대해 별도의 취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전화로 이중취재하거나 대면 취재로 보강하게 되는데, 저도 나름대로 준비했지만 제가 미처 다 알지 못할 영역에 있을 때는 정보를 공유해 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뉴스 할 때 상당히 많이 도움을 받았죠. 그런 점들이 기억에 남아요."
- 전원책 변호사도 함께 하잖아요? 전 변호사와 생방송 진행하는 것이 어렵다는 평가도 있던데, 어떤가요.
"저는 전원책 변호사를 이번에 처음 뵈었어요. 워낙 개성이 있으시니까, 주변에서 생방송 진행할 때 어렵지 않을까 하시던데, 저는 함께 방송하는 게 처음이라 오히려 겁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웃음)."
- 포스터 촬영을 같이 하셨던데 그땐 어땠나요?
"사진 촬영 땐 아쉽게도 스케줄이 안 맞아서 각자 찍어서 합성했어요. 몰랐죠(웃음)? 스케줄이 너무 바쁘셔서 맞추기 어려웠어요."
- 개표방송할 때 '10분 토론'이라고 해서 신경민 의원과 전원책 변호사가 판세 분석하는 것 같던데, 어떻게 중재하실 생각이세요?
"'10분 토론'은 진보와 보수의 패널이 판세를 분석하고 토론하는 개표방송 속 토크쇼입니다. 두 분이 각각 진보와 보수의 관점으로 토론하실 때 너무 한 이슈에 매몰되지 않게 유도하고,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시청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 둘 생각"
- <선택2020> 진행할 때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둘 건가요.
"이번 21대 총선은 선거법 개정으로 복잡해진 부분이 있고, 또 코로나19 여파로 후보와 정책이 어느 때보다 시민들에게 잘 전달되기 어려웠던 선거입니다. 선거 때마다 깜깜이라지만 이 정도 깜깜이 선거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총선 개표 방송은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분석하고 설명해 드리는 것을 중점으로 삼을 생각이에요."
- 준비한 게 있나요?
"우선 각 당의 전략과 목표 의석수, 그리고 새롭게 나온 비례 정당들의 예측 등 전체적인 흐름을 먼저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로는 253개의 지역구의 각 후보가 어떤 이슈를 중점적으로 유세를 하는지도 살펴보고 있고요. 그리고 선거 6일 전까지 공표되는 여론조사 추이를 지켜보면서 어떻게 총선 결과가 나올지 저 나름대로 분석하면서 준비하고 있어요."
- 방송 경력만 20년이잖아요?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어보셨을 텐데 걱정이 있나요?
"20년 노하우가 있겠죠. 저도 그걸 믿고 한번 가보려고 해요(웃음). 프리랜서로 나오니 전쟁터더라고요. 조직의 보호를 받을 때와 혼자 뛸 때는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요. 2014년 퇴사 이후에 벌써 꽤 시간이 지났잖아요. 그동안 방송은 안 됐지만 다양한 토론 프로그램도 진행을 해봤고요. 오히려 회사에 있을 때보다 더 다양한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그런 게 도움이 되겠지요."
- 다른 방송국들도 개표방송을 준비하고 있잖아요? 의식이 되거나 하진 않나요?
"글쎄요. 안 하는 제가 이상한가요(웃음). 저는 MBC 선거기획단을 믿고 그냥 갑니다. 괜히 의식하거나 걱정을 하기보다는 그냥 지금 준비하는 팀을 믿고 의지하면서, 저는 제가 맡은 진행자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 MBC 출신이지만, 상암MBC는 좀 낯설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좀이 아니고 많이 낯설어요(웃음). 지금 인터뷰하는 M라운지라는 공간도 TV에서만 보던 곳인데 친근하면서도 참 새롭네요."
- 여의도 때는 어땠어요?
"여의도는 제가 입사해서 13년 동안 방송 경력을 쌓고 가장 활발하게 활동을 했던 곳이에요. 또 함께했던 사람들과의 추억도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상암 MBC와 느낌은 사뭇 다르죠."
안에서 본 MBC 밖에서 본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