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선거 개표 방송 <선택 2020>
MBC 선거 개표 방송 <선택 2020>MBC 선거방송 기획단
 
코로나19로 인해 사회가 어수선한 가운데, 제21대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각종 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각 방송사들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는 것이 있다. 바로 선거 개표 방송이다. 유권자들 또한 투표 후 개표방송에 주목한다.

지상파 중 MBC는 2006~2009년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았던 박혜진 전 MBC 아나운서,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각각 진행자와 패널로 섭외해 개표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MBC 개표 방송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듣고자, 선거 방송을 총괄하는 이호인 MBC 선거방송 기획단장을 지난 6일 서울 상암 MBC 사옥 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다음은 이 단장과 나눈 일문일답.

- 21대 총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어요. MBC 선거방송 단장을 맡으셔서 바쁘실 텐데 준비는 잘 되고 있나요. 
"현재까지는 일정대로 순조롭게 잘되고 있어요. 지난주에 세트를 짓기 시작해서 며칠 후면 2개 세트가 다 완공될 거예요. 저희가 이원 방송을 해요. 야외 광장에 돔 스튜디오가 있어요. 보통 개표방송은 컴퓨터그래픽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요. 그걸 지난 3, 4일 이틀에 걸쳐서 20시간 정도를 들여 꼼꼼하게 다 검수했어요.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 처음 선거방송 기획단장으로 발령을 받았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제가 기자 생활을 한 지 올해로 29년 됐어요. 그리고 선거 방송에는 출입처 기자로서 여러 번 투입 됐고요. 그러나 선거 방송 기획단에 온 건 처음이에요. 그래서 처음에 정말로 막막했어요. 근데 후배들이 준비를 잘해줬고요. 저는 후배들이 일을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같이 협의해서 잘 끌어왔습니다."

- 이번 MBC 선거방송 준비의 출발점은 어떤 것이었나요?
"이번 저희 콘셉트는 '시청자 퍼스트'예요. 시청자가 뭘 보고 듣고 싶어 하는지, 그것을 어떻게 보고싶어 하는지를 최우선으로 삼았습니다. 그걸 파악하기 위해서 역대 '선택' 개표 방송을 1분 단위로 면밀하게 분석했고요. 저희와 함께 편성부가 두툼한 전략 보고서를 썼어요. 그래서 시청자들이 MBC 개표방송에 뭘 원하는지를 면밀하게 분석했고요. 그리고 저희가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 패널 조사에서 개표방송에 대한 심층 인터뷰도 했고요. 그 두 가지를 저희 기획의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 그럼 조사를 통해 파악한 시청자의 요구는 무엇이었나요?
"일단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이었어요. 가독성이 높아야 된다는 것. 그리고 쉽고 편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고요. 또 개표 정보를 빠르게 알고 싶다는 것. 그리고 정치나 선거 개표 양상이 굉장히 복잡하게 지역구별로 나올 텐데 이것을 좀 맥락이나 큰 틀에서 잘 이해하고 싶다는 거예요. 복잡한 그래픽 요소들을 간결하고 명쾌하게 시청자들에게 보여드리려고 해요. 시시각각 전해지는 개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고요. 선거 판세를 잘 풀이해서 시청자들이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스토리와 맥락에 기반해서 포맷을 만들고 해설과 분석을 선사하겠다는 콘셉트로 잡았습니다."

"MBC '선택 시리즈' 전통 이어 받으면서 발전적 차별화 노렸다"
 
 이호인 MBC 선거방송 기획단장
이호인 MBC 선거방송 기획단장 MBC 선거방송 기획단

- 이번 슬로건이 '새로운 10년을 위한 선택'이던데 어떤 의미인가요?
"'새로운 10년'이라는 슬로건을 정하게 된 것은 2020년대가 앞으로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첫 번째는 우리가 경제적으로 성장을 해오면서 여러 가지 면에서 도전에 직면하고 있어요. 4차 산업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고요. 그게 모든 경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죠.

그리고 동북아 질서와 전 세계 질서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어요. 1950년대부터 시작된 한미 동맹 체제가 지금까지 이어져 왔는데, 이제는 미국과 중국이 패권 경쟁을 하는 시대가 됐어요. 그 속에 우리가 끼어있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선택을 해야 되고 그 미중 대결 구도 속에서 슬기롭게 살아남아야 되겠죠. 그래서 국제 안보 상황으로 볼 때 굉장히 어려운 시기입니다. 정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죠.

그리고 정치적으로 볼 때는, 2년 후 대선을 앞두고 있어요. 대선 끝나고 2개월 후에는 또 지방선거가 있어요. 그래서 총선을 대선의 전초전이라고 해요. 이번 총선이 어떤 식으로든 대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죠. 총선 4년 그리고 대선 이후 5년 해서 10년이 자연스럽게 이번 총선의 영향권 안에 있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유권자 여러분들이 이번 총선에는 10년을 내다보는 안목으로 투표를 하셔야 되겠다는 의미로 '새로운 10년을 위한 선택'이라고 잡게 됐어요."

- 이전의 개표방송을 참고하셨겠죠. 어떤 부분을 가장 많이 고민했나요?
"세상에 없는 자식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질 수 없잖아요. MBC의 역대 선거 방송을 기반으로 해서 발전시켜나가야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의 전통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의 시청자 수요를 어느 정도 감안했고요. 그래서 전통을 새롭게 업그레이드 시켜야 된다고 생각했죠. 경쟁사와 차별화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대 MBC의 '선택' 시리즈의 전통을 이어받으면서 발전적으로 차별화 시키겠다고 생각했어요."

- 역대 MBC 개표 방송과 이번 방송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먼저, 개표 방송을 범주별로 설명해볼게요. 세트에 들어가는 장비는 눈으로 보기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고요. 그 다음에 콘텐츠 포맷, 그 다음에 인물이에요. 세트는 메인 세트가 있고 야외 돔 세트가 있어요. 야외 세트는 과거에 지어본 적이 몇 번 있긴 한데 상당 기간 동안 (선거 방송에서) 짓지 못했어요. 두 가지 이유입니다. 예산 문제, 또 날씨 등 외부 변화에 대응할 수 없는 문제 때문이에요. 이번에는 '돔'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와서, 스튜디오를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짓게 됐어요. 메인 스튜디오도 지금까진 볼 수 없었던 디자인이에요. 그래서 디자인 측면에선 과거 방송과 이미 차별화했다고 생각해요."

- 포맷은요?
"이전과 달리 이번에 새롭게 한 것이 '브랜드 아이덴티티'예요. 디자인 전체에 대해 BI 작업을 했어요. 선거방송 콘셉트는 '새로운 10년을 위한 선택'이고, 심플하고 스피디하고 스마트하게 전달하겠다는 하위 콘셉트를 잡았어요. 이 콘셉트에 따라서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도록 브랜딩을 다시 해야겠다고 해서, 전체 디자인 패키지를 새로 만들어서 통일적으로 적용했어요."

- 다른 방송사와 비교했을 때 어느 부분에 차별성을 뒀나요. 
"일단 우린 타깃팅을 새로 했어요. KBS는 주 타깃 시청자가 60~70대죠. 그리고 SBS는 화려한 그래픽 등 자신들의 말로는 '약 빤 그래픽'이라고 볼 거리 중심이에요. 저희는 직관적이고 명료한 그래픽과 깊이 있는 패널들을 선정하는데 심혈을 기울였어요. 패널과 포맷을 통해 굉장히 똑똑한 분석과 해설을 들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 제일 큰 경쟁사는 어디라고 생각하세요?
"전략보고서를 검토하면서 이렇게 판단했어요. 저희와 시청자층이 겹치는 곳은 SBS기 때문에 KBS를 이기기 위해서 60~70대를 타깃팅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SBS를 누르고 시청률은 KBS보다 높게 나오도록 하자'가 저희 생각이었어요. 우리도 나름대로 볼거리 있는 그래픽을 지향하려 했고 또 가독성과 스토리 등 맥락에 기반을 두고 설명하는 포맷을 많이 넣었기 때문에 볼거리가 있으면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 진행자로 박혜진 전 아나운서를 발탁하셨잖아요. 섭외 뒷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요.
"박혜진씨가 회사를 나가긴 했지만, <뉴스데스크>를 빛냈던 앵커였고 좋은 이미지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MBC에서 만났으면 한다는 사내 여론이 있었어요. 더군다나 신경민 의원이 패널이잖아요. 두 사람의 클로징이 전 국민을 기다리게 했던 시절이 있었죠. 신 선배는 그동안 의정활동을 하면서 정치에 대한 안목과 식견을 더 키우셨고 박혜진씨는 이제 20년차 방송인이 되었어요. 두 분과 MBC의 인연이 만든 스토리와 두 분의 역량이 개표 방송에 추가된다면 좋은 방송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죠."

- 아무래도 친정에 복귀한다는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박혜진씨가 2009년 앵커에서 하차했고 그 다음에 나름대로 쉽지 않은 시절을 보내다가 2014년에 퇴사를 했어요. 하지만 보도국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복귀하는 건 11년 만이죠. 그러니까 감개무량할 것 같아요."

"시청자가 원하는 게 뭔지 파악하기 위해 최선 다 했다"
 
 MBC 선거 개표 방송 <선택 2020>
MBC 선거 개표 방송 <선택 2020>MBC 선거방송 기획단
 
- 해설로 민주당 신경민 의원과 전원책 변호사가 나서던데 신 의원은 공천 탈락하기는 했습니다만 여당 현역 의원인데, 부담은 없었나요. 
"일단 이번 선거 개표 방송 토론 콘셉트는 분석과 깊이로 잡았어요. 구색을 맞춰 의례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실질적으로 뭔가 얻을 수 있는 토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이번 선거가 양당으로 수렴되는 대결 구도이기 때문에,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논객을 모셔서 치열한 토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섭외가) 불가피했어요. 지금 진보진영 논객들은 대부분 이미 정치권으로 다 들어가 있어서 달리 찾기가 어려웠어요. 그런 우려 때문에 선관위에 유권해석 의뢰까지 다 마쳤어요."

-2018년 지방선거 개표방송 MBC 패널이 유시민 작가였는데, 이번엔 KBS 패널로 나서잖아요? 아쉽지 않으세요?
"많이 아쉽죠. 선거기획단 발족 후 첫 번째로 한 업무가 아까 말한 콘셉트 잡는 것과 모니터링이었어요. 모니터한 후 '아 지난 지방선거 시청률에 견인차는 <배철수의 선거캠프>였구나. 그래서 유시민씨를 모셔야 되겠다'란 생각이 들었고 컨택하라고 지시했는데 이미 KBS에 가 계시더라고요."

- MBC 앵커들이 총출동 하는 것 같아요.
"개표방송은 회사의 사운을 걸고 하는 대표적인 이벤트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죠. 그래서 지금 시점에 가장 영향력 있는 앵커 진용을 투입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주말 주중 앵커를 다 투입하는 거죠. 그리고 <뉴스외전>의 성장경 앵커까지, 저희가 투여 할 수 있는 모든 방송 자산은 다 투여해야 한다는 거죠."

- MBC 개표방송에서 시청자가 주목할 포인트를 짚어주세요. 
"시청자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아무래도 선거 관련된 정보겠죠. 시청자가 보기엔 그래픽이죠. 그래픽은 결국 포맷을 담는 포장이고, 어떤 게 담기느냐가 굉장히 중요할 텐데, BI 작업을 통해서 이때까지 보지 못했던 방식의 디자인이 들어간 포맷을 보시게 될 거예요.

저희는 4개월 전부터 작가팀을 구성해 지역구 인물과 주제별로 스토리와 맥락을 정리했어요. 그런 것들이 포맷에 다 녹아 있기 때문에, 저희 방송을 보시면 선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즐겁고 똑똑하게 보고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10분토론'이라고 이름 지었어요. 100분 토론을 10분으로 압축해 여러분들에게 보내 드리겠다는 거예요. 박혜진 아나운서가 사회를 보고 신경민 의원과 전원책 변호사가 토론하는 그 코너에서 시간대별로 전해지는 선거 정보를 포인트를 잘 잡아 분석해 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앞에서 말씀드렸지만, 이번 개표방송에서 MBC 선거기획단이 최우선으로 삼은 건 시청자가 뭘 원하는가였어요. 그래서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어요. 실제 개표방송의 세트와 포맷 그리고 여러 가지 분석 정보에 시청자들의 요구를 적절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다른 방송사와 어느 정도 차별화될 거란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요. 더불어 이전에 선거 방송 명가로서의 명성 을 부과해온 지난 역대 '선택' 시리즈와 비교하더라도 분명히 차별화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도 이전 선거 방송에서 보지 못한 차별화된 시청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호인 MBC 선거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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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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