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인 MBC 선거방송 기획단장
MBC 선거방송 기획단
- 이번 슬로건이 '새로운 10년을 위한 선택'이던데 어떤 의미인가요?
"'새로운 10년'이라는 슬로건을 정하게 된 것은 2020년대가 앞으로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첫 번째는 우리가 경제적으로 성장을 해오면서 여러 가지 면에서 도전에 직면하고 있어요. 4차 산업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고요. 그게 모든 경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죠.
그리고 동북아 질서와 전 세계 질서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어요. 1950년대부터 시작된 한미 동맹 체제가 지금까지 이어져 왔는데, 이제는 미국과 중국이 패권 경쟁을 하는 시대가 됐어요. 그 속에 우리가 끼어있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선택을 해야 되고 그 미중 대결 구도 속에서 슬기롭게 살아남아야 되겠죠. 그래서 국제 안보 상황으로 볼 때 굉장히 어려운 시기입니다. 정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죠.
그리고 정치적으로 볼 때는, 2년 후 대선을 앞두고 있어요. 대선 끝나고 2개월 후에는 또 지방선거가 있어요. 그래서 총선을 대선의 전초전이라고 해요. 이번 총선이 어떤 식으로든 대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죠. 총선 4년 그리고 대선 이후 5년 해서 10년이 자연스럽게 이번 총선의 영향권 안에 있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유권자 여러분들이 이번 총선에는 10년을 내다보는 안목으로 투표를 하셔야 되겠다는 의미로 '새로운 10년을 위한 선택'이라고 잡게 됐어요."
- 이전의 개표방송을 참고하셨겠죠. 어떤 부분을 가장 많이 고민했나요?
"세상에 없는 자식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질 수 없잖아요. MBC의 역대 선거 방송을 기반으로 해서 발전시켜나가야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의 전통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의 시청자 수요를 어느 정도 감안했고요. 그래서 전통을 새롭게 업그레이드 시켜야 된다고 생각했죠. 경쟁사와 차별화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대 MBC의 '선택' 시리즈의 전통을 이어받으면서 발전적으로 차별화 시키겠다고 생각했어요."
- 역대 MBC 개표 방송과 이번 방송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먼저, 개표 방송을 범주별로 설명해볼게요. 세트에 들어가는 장비는 눈으로 보기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고요. 그 다음에 콘텐츠 포맷, 그 다음에 인물이에요. 세트는 메인 세트가 있고 야외 돔 세트가 있어요. 야외 세트는 과거에 지어본 적이 몇 번 있긴 한데 상당 기간 동안 (선거 방송에서) 짓지 못했어요. 두 가지 이유입니다. 예산 문제, 또 날씨 등 외부 변화에 대응할 수 없는 문제 때문이에요. 이번에는 '돔'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와서, 스튜디오를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짓게 됐어요. 메인 스튜디오도 지금까진 볼 수 없었던 디자인이에요. 그래서 디자인 측면에선 과거 방송과 이미 차별화했다고 생각해요."
- 포맷은요?
"이전과 달리 이번에 새롭게 한 것이 '브랜드 아이덴티티'예요. 디자인 전체에 대해 BI 작업을 했어요. 선거방송 콘셉트는 '새로운 10년을 위한 선택'이고, 심플하고 스피디하고 스마트하게 전달하겠다는 하위 콘셉트를 잡았어요. 이 콘셉트에 따라서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도록 브랜딩을 다시 해야겠다고 해서, 전체 디자인 패키지를 새로 만들어서 통일적으로 적용했어요."
- 다른 방송사와 비교했을 때 어느 부분에 차별성을 뒀나요.
"일단 우린 타깃팅을 새로 했어요. KBS는 주 타깃 시청자가 60~70대죠. 그리고 SBS는 화려한 그래픽 등 자신들의 말로는 '약 빤 그래픽'이라고 볼 거리 중심이에요. 저희는 직관적이고 명료한 그래픽과 깊이 있는 패널들을 선정하는데 심혈을 기울였어요. 패널과 포맷을 통해 굉장히 똑똑한 분석과 해설을 들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 제일 큰 경쟁사는 어디라고 생각하세요?
"전략보고서를 검토하면서 이렇게 판단했어요. 저희와 시청자층이 겹치는 곳은 SBS기 때문에 KBS를 이기기 위해서 60~70대를 타깃팅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SBS를 누르고 시청률은 KBS보다 높게 나오도록 하자'가 저희 생각이었어요. 우리도 나름대로 볼거리 있는 그래픽을 지향하려 했고 또 가독성과 스토리 등 맥락에 기반을 두고 설명하는 포맷을 많이 넣었기 때문에 볼거리가 있으면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 진행자로 박혜진 전 아나운서를 발탁하셨잖아요. 섭외 뒷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요.
"박혜진씨가 회사를 나가긴 했지만, <뉴스데스크>를 빛냈던 앵커였고 좋은 이미지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MBC에서 만났으면 한다는 사내 여론이 있었어요. 더군다나 신경민 의원이 패널이잖아요. 두 사람의 클로징이 전 국민을 기다리게 했던 시절이 있었죠. 신 선배는 그동안 의정활동을 하면서 정치에 대한 안목과 식견을 더 키우셨고 박혜진씨는 이제 20년차 방송인이 되었어요. 두 분과 MBC의 인연이 만든 스토리와 두 분의 역량이 개표 방송에 추가된다면 좋은 방송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죠."
- 아무래도 친정에 복귀한다는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박혜진씨가 2009년 앵커에서 하차했고 그 다음에 나름대로 쉽지 않은 시절을 보내다가 2014년에 퇴사를 했어요. 하지만 보도국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복귀하는 건 11년 만이죠. 그러니까 감개무량할 것 같아요."
"시청자가 원하는 게 뭔지 파악하기 위해 최선 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