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2월7일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토마스 바흐(왼쪽 2번째) IOC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3번째) 러시아 대통령 옆에서 함께 손을 흔드는 모습.

지난 2014년 2월7일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토마스 바흐(왼쪽 2번째) IOC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3번째) 러시아 대통령 옆에서 함께 손을 흔드는 모습. ⓒ 연합뉴스/EPA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하지 않겠다고 시사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7일(한국시간) "우리는 어떠한 봉쇄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 선수들이 원할 경우 개인 자격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6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러시아의 평창행을 승인하지 않았다. 지난 2011~2015년 사이 러시아 정부가 주도적으로 선수들의 도핑을 조작했다는 파문이 일었기 때문이다.

결국 IOC의 재조사 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던 러시아 선수 가운데 25명이 징계를 받았고 메달 11개를 박탈당했다. 

지난해 브라질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IOC는 각 종목별 연맹에 러시아 선수들의 참가 허용여부를 판단하라고 했지만, 이번 평창을 앞두고는 결국 자체적인 징계를 내렸다. 올림픽 역사상 한 나라가 도핑 문제로 참가하지 못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징계로 러시아 대표 선수들은 평창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만 참가할 수 있다. 러시아가 아닌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이라는 중립국 특수 집단에 속해야만 출전할 수 있다. 또 러시아 국기 대신 OAR라는 글자가 박힌 중립 유니폼을 입어야 하며 메달을 따도 러시아 국가가 아닌 '올림픽 찬가'가 울려 퍼진다.

당초 러시아 측은 IOC의 발표 이전부터 중립국 참가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 측은 '모욕적'이라는 언사까지 서슴지 않으며 적반하장의 태도로 반대했다. 또한 중립국으로 나서게 될 경우 평창에 오지 않을 것이라며 '보이콧'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IOC가 강경한 징계를 앞세워 초강수를 두자 푸틴은 결국 다소 완화된 태도를 보이며 변화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러시아 내부에서는 평창 올림픽 참가를 보이콧 해야한다는 찬반 여론이 뜨거운 상황이다. 또 일부 해외 언론이 '러시아가 중립국으로 올 경우 단복으로 러시아 국기 색을 상징하는 옷을 입고 오겠다고 했다'고 보도해 파문이 예상된다.

한편 푸틴은 이번 IOC의 결정에 '정치적인 판단'이 들어가 있다며 여전히 비판적인 태도를 숨기지 않았다. 푸틴은 "러시아의 도핑 규정 위반 문제가 아니라, 지난해 러시아의 미국 대통령 선거 개입 의혹에 따른 갈등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기존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러시아는 오는 12일 평창 올림픽에 중립국으로서 참가할지에 대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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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평창동계올림픽 러시아 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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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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