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파업콘서트 깜짝 등장한 이용마 기자 25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언론노조MBC본부 주최 ‘MBC 파업콘서트 - 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에 복막암으로 투병중인 이용마 해직기자가 깜짝등장해 발언하고 있다.

▲ MBC파업콘서트 깜짝 등장한 이용마 기자 25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언론노조MBC본부 주최 ‘MBC 파업콘서트 - 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에 복막암으로 투병중인 이용마 해직기자가 깜짝등장해 발언하고 있다. ⓒ 권우성


복막암 투병 중인 이용마 MBC 해직기자가 시민들 앞에 섰다. 이용마 기자는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향해 "방통위원장의 권한으로 이인호 KBS 이사장,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을 당장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25일 서울 시청광장에서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노조)가 주최하는 MBC 파업콘서트 '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가 열렸다. 이날 콘서트에는 52일 째 파업 중인 1200여 명의 언론노조 MBC본부 소속 조합원들과 5000여 시민들이 모여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파업콘서트에는 혁오, DJ DOC, 장기하와 얼굴들 등 유명 뮤지션들과 전현직 MBC 아나운서들, 영화 <공범자들> 하이라이트 상영 등 MBC 파업의 당위성과 중요성을 알리는 여러 순서가 준비됐다. 하지만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이용마 기자의 깜짝 등장이었다.

콘서트 진행을 맡은 김민식 PD는 "사람들이 시트콤과 로맨틱 코미디 만들던 딴따라 PD가 왜 언론자유를 외치며 미친 듯이 싸우느냐고 묻는다. 이용마는 내게 그 이유를 가르쳐 준 스승"이라며 이 기자를 소개했다.

김 PD의 소개와 함께 등장한 이용마 기자는 서울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과 MBC 노조 조합원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이 기자는 2012년 MBC 170일 파업을 이끈 노조 집행부로, 파업 이후 '사내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부당해고 됐다. 이후 복막암 판정을 받는 어려움 겪었지만, 투병 중에도 언론 자유와 독립을 위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높여 '공영방송 정상화'를 소망하는 시민들과 MBC 조합원들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MBC파업콘서트 깜짝 등장한 이용마 기자 25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언론노조MBC본부 주최 ‘MBC 파업콘서트 - 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에 복막암으로 투병중인 이용마 해직기자가 깜짝등장해 김민식PD와 포옹하고 있다.

▲ MBC파업콘서트 깜짝 등장한 이용마 기자 25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언론노조MBC본부 주최 ‘MBC 파업콘서트 - 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에 복막암으로 투병중인 이용마 해직기자가 깜짝등장해 김민식PD와 포옹하고 있다. ⓒ 권우성


MBC파업콘서트 깜짝 등장한 이용마 기자 25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언론노조MBC본부 주최 ‘MBC 파업콘서트 - 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에 복막암으로 투병중인 이용마 해직기자가 깜짝등장해 발언하고 있다.

▲ MBC파업콘서트 깜짝 등장한 이용마 기자 25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언론노조MBC본부 주최 ‘MBC 파업콘서트 - 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에 복막암으로 투병중인 이용마 해직기자가 깜짝등장해 발언하고 있다. ⓒ 권우성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 이용마 기자는 "파업 기간 중 꼭 한 번은 집회에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왔다"면서 시민들을 향해 "민주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하고 인사했다. "원래 대한민국을 너무 사랑해서 애국 시민이라는 말을 좋아했는데, 이제는 민주 시민이라는 표현을 더 좋아한다. '민주'라는 말에는 인류가 발명한 가장 훌륭한 제도인 민주주의라는 뜻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 기자는 영화 <공범자들>에서 최승호 감독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언론이 질문을 못하면 민주주의가 망하는 겁니다'라던 외침을 언급하며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언론의 자유고, 표현의 자유다. 그런데 지난 9년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자신들과 의견이 다른 사람은 말도 못하게 했다. 그게 바로 독재"라며 지난 두 정권을 비판했다. 

이 기자는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국정원, 군대, 총리실을 동원해 국민들을 사찰하고 정부 비판 목소리를 차단하고 괴롭혀 왔다는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다. 박정희, 전두환이 했던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 그 시간 동안 MBC-KBS 두 공영방송은 독재자들의 나팔수로 전락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참다못한 국민들이 촛불 항쟁에 나섰고, 시민들의 위대한 항쟁으로 박근혜 정부를 끌어내렸다. 도둑이 쫓겨났으면 훔친 물건들도 제 주인 찾아줘야 하지 않겠나. 공영방송의 주인은 원래 국민이다. 어서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용마 기자는 "이효성 신임 방통위원장을 신뢰하고 있다. 그 분의 일생을 볼 때, 정말 좋은 분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방통위원장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임명하셨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자신의 권한을 제대로 활용하고 행사해야 한다. 방통위원장의 권한으로, 이인호 KBS 이사장과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을 당장 해임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용마 기자, 파업콘서트 깜짝 등장 "김장겸은 물러나라" 25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언론노조MBC본부 주최 ‘MBC 파업콘서트 - 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에 복막암으로 투병중인 이용마 해직기자가 깜짝등장해 김민식 PD, 허일후 아나운서와 함께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외치고 있다.

▲ 이용마 기자, 파업콘서트 깜짝 등장 "김장겸은 물러나라" 25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언론노조MBC본부 주최 ‘MBC 파업콘서트 - 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에 복막암으로 투병중인 이용마 해직기자가 깜짝등장해 김민식 PD, 허일후 아나운서와 함께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이용마 기자의 외침에 김민식 PD는 "이용마 덕분에 딴따라가 투사가 됐다. 이런 친구가 있는데 어떻게 싸우지 않겠나"라며 이용마 기자를 끌어안았다. 허일후 아나운서는 "이용마 기자의 방문을 MBC 구성원들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용마 기자에게 가장 좋은 약은 MBC 정상화와 시민 여러분의 응원이다. 이용마 기자에게 큰 응원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용마 기자가 무대에서 내려간 뒤, 이 기자를 에스코트한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장과 김연국 현 언론노조 MBC본부장, 객석에 앉아있던 최승호 해직PD 등 해직 언론인 등은 무대 뒤로 가 이용마 기자와 오랜만에 인사를 나눴다.

김연국 본부장은 "이제 파업 집회는 없을 거다. 곧 승리하고 모두 복귀할 것"이라며 이용마 기자에게 승리를 장담했고, 허일후 아나운서 등 후배들은 "이제 (복직돼서) 출근하실 일만 남았다. 곧 다시 만나자"며 이 기자를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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