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스트립의 비판과 도널드 트럼프의 반박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메릴 스트립의 비판과 도널드 트럼프의 반박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 뉴욕타임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향한 할리우드 대배우 메릴 스트립의 공개 비판을 받아쳤다(관련 기사: 메릴 스트립, 트럼프 저격한 '개념 수상소감' 화제).

8일(현지시각) 2017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인 '세실 B. 드밀상' 수상자로 선정된 스트립은 수상 소감에서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과 장애인 비하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화제를 모았다.

"메릴 스트립은 과대평가된 배우" 맞대응

스트립은 "다양한 아웃사이더와 외국인이 할리우드를 움직이고 있다"라며 "만약 이들을 모두 미국 밖으로 내쫓는다면 미식축구나 종합 격투기 말고는 아무것도 보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자리에 오르기를 원하는 한 사람이 장애인 기자를 흉내 냈던 것은 특권과 권력으로 우위를 과시한 순간이었다"라며 "권력자가 다른 사람을 괴롭히려고 자신의 힘을 사용한다면 우리는 모두 패하게 된다(we all lose)"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때 트럼프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뉴욕타임스> 기자의 신체 장애를 흉내 내며 조롱했다가 큰 논란이 됐던 사건을 거론한 것이다.

그러자 트럼프도 곧 반격에 나섰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스트립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과대 평가된 배우 가운데 한 명"이라며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를 공격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스트립은 대선에서 대패한 힐러리 클린턴의 아첨꾼(flunky)"이라며 "나는 결코 장애인을 조롱하지 않았으며, 단지 나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려고 잘못된 사실을 퍼뜨리는 기자가 비열하다는 것을 보여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좌파 영화인들 비판에 신경 안 써"

 메릴 스트립을 비판하는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갈무리

메릴 스트립을 비판하는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갈무리 ⓒ @realDonaldTrump


그러나 스트립 외에도 이날 골든글로브 시상식 참석자들은 트럼프 비판을 앞다퉈 쏟아냈다. 최우수조연상을 받은 휴 로리는 수상 소감에서 "트럼프 정권이 출범해도 골든글로브가 살아남을지 의문"이라며 "사이코패스 억만장자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라고 밝혔다.

시상식 사회를 맡은 코미디언 지미 팰런도 "골든글로브는 미국에서 아직도 직접선거가 남아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총 득표에서 클린턴보다 적은 표를 얻고도 승리한 것을 조롱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클린턴의 연인들이 모였다"라며 "좌파 영화인들(liberal movie people)의 비판에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개의치 않는 반응을 보였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오는 20일 트럼프의 공식 취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린 할리우드 축제였다"라며 "많은 영화인이 슬픔에 빠졌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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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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