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3일에 개봉, 23일 기준 현재 695만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흥행 랭킹 7위에 오른 <럭키>는 현재 상영관 수 축소와 함께 IPTV에서 동시 상영 중이다.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 기대했던 700만 관객동원은 다소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현재 흥행 수치는 제작사 '용필름'도 놀란 수치라고 하는데, <럭키>의 흥행기록은 따지고 보면 나름 재미있고 의미 있는 구석이 많이 있다.
[하나] 감독과 배우들의 최고 흥행기록
우선 <럭키>를 각색, 연출한 이계벽 감독의 이전 최고 흥행기록은 바로 전 작품이자 자신의 데뷔작인 <야수와 미녀>이다. <야수와 미녀>는 2005년에 개봉하여 당시 156만 명을 동원했으나 손익 분기점인 170만 명에는 도달하진 못했었다.
이계벽 감독이 <럭키>를 통해 본인 기록을 넘기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개봉 4일 만이었다. 개봉 4일 만에 손익 분기점을 웃도는 2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이 감독의 첫 흥행작이 되었다.
그럼 주연배우 유해진 입장에서 따져보자 그의 작품목록에서 최고 흥행작은 지난해 개봉하여 1341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이다. 이어 1230만 관객을 동원했던 <왕의 남자>가 2위이며, 3위는 866만 명을 동원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다. 그리고 4위가 바로 이 영화 <럭키>이다.
하지만 앞선 세 작품은 모두 유해진이 조연으로 출연한 작품으로, 유해진 주연작으로 한정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존 유해진의 주연작 중 가장 흥행한 작품은 2014년에 김윤석과 공동 주연한 <극비수사>로 당시 286만 관객을 동원했었다. 이 기록은 <럭키>가 개봉 8일 차에 287만 명을 넘기며 깨지게 되었다.
<럭키>의 공동주연이라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이준'의 필모그래피를 따져도 <럭키>는 그의 최고 흥행작이다. 기존 최고 흥행작은 바로 그의 데뷔작 <닌자 어쌔신>이다. 이준이 어린 라이조 역을 맡았던 <닌자 어쌔신>은 2009년 국내 개봉 당시 전국 134만 관객을 동원했었다. 물론 월드 와이드 성적이 6160만 달러(한화 729억 원)로 매출로 따지면 현재 561억 원의 극장수입을 거둔 <럭키>보단 <닌자 어쌔신>이 더 흥행작일 순 있다.
<태극기 휘날리며>에 출연하여 나름 '천만 배우'인 조윤희를 제외하곤 주요 조연들에게도 <럭키>는 개인 최대 흥행작이다. 임지연은 <간신> 111만, 전혜빈은 <령> 110만, 이동휘는 <감시자들> 550만 명이 기존 개인 최고 흥행작이었다.
제작사 용필름을 기준으로 해도 <럭키>는 최고 흥행작이다. 기존 흥행 1위는 모호필름과 함께 제작한 420만 관객의 <아가씨>이다.
[둘] 코미디 장르에서 분석해본 흥행기록
<럭키>를 코미디 장르로 한정해서 보면 가히 역대급 흥행기록을 질주했었다.
개봉 3일째인 10월 15일 오후 3시 기준으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는데, 이 기록은 코미디 장르 최단 기간 100만 관객을 동원한 <전우치>와 타이기록이다.
개봉 9일만인 10월 21일에는 누적 관객 수 300만을 돌파하여 한국 코미디 영화 중 최단기간 내 3백만을 돌파한 영화가 되었고, 이틀 뒤인 10월 23일에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 역시 코미디 영화 중 최단기간 내 4백만 관객 돌파기록인데 이는 역대 박스오피스 7위이자 1281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7번방의 선물>보다 하루 빠른 수치였다.
그리고 16일 만에 '럭키'는 500만 관객을 동원했는데, 이 기록은 심은경의 <수상한 그녀>가 18일 걸린 속도를 이틀이나 앞당기며 역대 코미디 최단 기간의 기록을 세웠다.
코미디 영화로 따져보면 역대 1위 <7번방의 선물> 1281만 명 2위 <검사외전> 970만 명 3위 <해적> 866만 명, 4위 <수상한 그녀> 865만 명, 5위 <과속스캔들> 824만 명, 6위 <써니> 736만 명에 이어 역대 7위에 해당한다.
[셋] 리메이크 영화
<럭키>는 일본에서 62만 명 관객을 동원한 우치다 켄지 감독 작품인 <열쇠 도둑의 방법>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사실 우치다 켄지 작품은 한국에서 두 번째 이루어진 것인데, 첫 작품은 <내 마음의 이방인>을 리메이크한 <커플즈>인데, 공교롭게도 이 영화를 각색한 사람이 바로 이계벽 감독이다.
<커플즈>는 2011년에 개봉하여 38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실패했는데, <커플즈>의 기록과 원작의 일본 관객 기록은 <럭키>가 개봉 2일 만에 67만 명을 동원하며 모두 깨졌다. 원작이 불과 일본에서 관객 62만 명밖에 동원하지 못한 걸 고려하면 10배 넘는 관객 수 기록한 <럭키>의 흥행기록이 더 돋보이기도 한다.
범위를 넓혀서 <럭키>는 많은 일본 리메이크 작품 중에 국내 흥행 1위를 기록했는데, 기존 1위는 정재영이 주연했던 <바르게 살자>이다. <노는 시간은 끝나지 않았다>를 리메이크한 <바르게 살자>는 2007년에 개봉하여 219만 관객을 동원했었는데, 이 기록도 개봉 5일 만에 225만 관객을 넘기며 일찌감치 깨뜨렸다.
럭키는 역대 리메이크 역대 1위이기도 하다. 기존 역대 1위는 홍콩영화 <천공의 눈>을 리메이크하여 전국 550만 관객을 동원했던 <감시자들>이다. 럭키가 18 일차에 563만 관객을 동원하며 이 기록도 깨지게 되었다.
[넷] 10년 넘어 복귀한 감독들의 복귀작으로 볼 때
이계벽 감독은 11년 만에 내놓은 작품인데, 이 감독처럼 10년 이상의 공백을 가졌던 감독들로 이준익, 김성수, 장준환, 이우철 감독도 여기에 해당한다.
<럭키> 10년 이상 공백기를 가졌던 감독 복귀작 중에서도 김성수 감독의 <감기> 311만 명을 제치고 가장 흥행한 작품 1위를 기록 중이다. 10년 넘어 복귀하는 케이스가 그리 많지 않다고 볼 때 한동안 이 부문 1위를 유지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