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W> 방송화면 캡처.

지난 8일 방송된 드라마 15회 말미에는, 웹툰 'W'의 광팬인 미친개 박민수(허정도 분)는 'W' 마지막 회가 업로드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리나케 컴퓨터로 향하는 모습이 방송됐다. ⓒ MBC


웹툰 'W'의 광팬인 미친개 박민수(허정도 분)는 'W' 마지막회가 업로드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리나케 컴퓨터로 향한다. 경건하게, 손가락으로 W 모양을 만들며 마지막 회를 클릭한 그. 그의 눈앞에 나타날 웹툰 'W'의 엔딩은, 해피엔딩일까? 추석 연휴 첫날 오후 10시. 드라마 <W>의 시청자들이라면, 어떤 엔딩일까 가슴 졸이며 'W' 마지막 회를 클릭한 박민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5회의 방송 동안, 주인공인 강철과 오연주는 모두 죽음을 맞았다 되살아났다. 강철은 자신이 웹툰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낙담해 한강에 몸을 던지기도 했고, 자신의 가족을 모두 죽인 진범이 이번엔 아내 오연주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모든 것을 되돌리기 위해 빌딩 옥상에서 몸을 던졌다. 이 같은 강철의 노력에도 불구, 오연주는 아버지 오성무 작가(김의성 분)의 얼굴을 한 진범에게 총을 맞아 죽음을 맞는다. 이들은 서로의 도움으로 모두 죽었다 살아났다. 이 모든 일은 웹툰 안에서 벌어진 일이고, 이들에게는 웹툰 세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태블릿이 있기 때문이다.

운명의 갈림길 선 강철-오성무

 MBC <W> 방송화면 캡처.

오성무(김의성 분)와 웹툰 속 진범이 동화되기 시작하면서, 강철(이종석 분)과 오성무는 운명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 MBC


하지만 최후의 엔딩을 두고 강철과 오연주는 다시 궁지에 몰렸다. 강철이 오성무의 얼굴을 한 진범을 쏘아 죽인 뒤, 현실 세계의 오성무가 웹툰 세계로 소환됐다. 이후 그는 연주에게 총을 쏜 진범의 기억을 고스란히 자신의 기억처럼 간직하게 된 것은 물론, 순간순간 저도 모르게 딸을 공격하기까지 한다. 오성무와 진범이 동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웹툰 속 진범이 된 오성무와 강철은 운명의 갈림길에 선다. 진범을 처단해야만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는 강철과, 강철과 그의 가족을 죽여야만 소멸하지 않는 오성무. 둘은 한 사람이 불행한 결말을 맞이해야만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다.

이를 깨달은 오성무는 지난 15회, 강철에게 자신을 죽여 달라고 부탁했다. 어차피 진범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자신은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고, 강철이 해피엔딩을 맞아야만 딸 연주도 해피엔딩을 맞이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성무가 강철 손에 죽으면 그 딸인 연주가 행복할 리 만무. 강철도, 오연주도, 오성무도, 누군가의 불행이 있어야만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는 벼랑에 내몰린 것이다.

"전 대표님 인생이 해피엔딩이길 바라는 사람이거든요."

극 중 오연주(한효주 분)의 대사다. 오연주만큼이나, 강철(이종석 분)과 오연주의 해피엔딩을 간절히 바라며 마지막 회를 기다리고 있는 <W> 시청자들은 어떤 결말을 예측하고 있을까? 지금까지 등장한 반전들이 모두 앞서 방송된 내용을 복선 삼아 이뤄졌기에, 시청자들은 지난 회차 대사들을 하나하나 되짚으며 엔딩을 예상하고 있다.

반지 낀 시체의 정체

 MBC <W> 방송화면 캡처.

한강에 몸을 던진 강철(이종석 분)과, 한강에서 발견된 반지 낀 시체. 이 둘 사이에는 어떤 상관 관계가 있을까? ⓒ MBC


"강철 아니에요. 반지를 끼고 있잖아요."

지난 6회. 강철이 현실 세계에서 강물에 뛰어든 이후, 오연주와 박수봉(이시언 분)은 한강에서 남자 시체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간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시체. "체격이 비슷하다"는 수봉에게, 연주는 "아니"라고 말한다. 시체의 손가락에 반지가 끼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 반지는 시청자들이 마지막까지 새드 엔딩을 걱정하게 만들고 있는 단서다. 6회까지는 이 반지가 세상에 없었지만, 바로 이어진 7회. 강철은 웹툰 세계에서 신원 미상인 오연주를 위해 그와 결혼을 하고, 그 증표로 반지를 나눠 꼈기 때문이다.

현실 세계라면 현재 살아있는 강철이 과거에 시체로 발견되는 일이 불가능하지만, 웹툰 세상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웹툰 세상에서의 반전과 그것이 현실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모두 예측불허. 많은 시청자는 만약 강철이 오연주를 위해 다시 한 번 모든 일을 과거로 돌리는 선택을 하게 된다면, 그 시점이 강철이 한강 물에 뛰어든 순간이 아니겠냐고 추측하고 있다. 오성무가 자신의 얼굴을 진범에게 주기 전, 둘이 결혼해 부부가 되기 전으로 돌아간다면, 둘의 웹툰 속 설정값은 사라지고 오로지 현실 세계의 인물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과거의 오연주와 미래의 강철이 한강 시신으로 연결된다면, 지금껏 방송된 <W>의 역사가 반복되는 셈. 하지만 송재정 작가는 전작인 <나인>에서도 이런 '뫼비우스의 띠' 같은 순환 엔딩을 낸 바 있어, 시청자들은 마지막까지 '새드 엔딩'이나 마찬가지인 '열린 결말'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맥락 있는' 결말은 해피엔딩 아닌가요?

 MBC <W> 방송화면 캡처.

강철(이종석 분)과 오연주(한효주 분)의 가장 맥락 있는 엔딩은 해피엔딩 아닐까? ⓒ MBC


"마지막 장면은 강철과 오연주가 결혼해 행복하게 살아야죠. 그게 가장 맥락 있는 'W'의 해피엔딩이죠. 독자들이 욕을 하든, 말든."

강철의 대사처럼, 웹툰 'W'나, 드라마 <W>나, 강철과 오연주의 가장 맥락 있는 엔딩은 '꽉 닫힌' 해피엔딩이 아닐까? 강철이 오성무에게 총을 쏘고 한강 물에 몸을 던질 만큼 충격받았던 이유는, 단지 자신이 웹툰의 주인공이라서가 아니었다. 가혹했던 자신의 지난 비극이 단지 누군가의 재미를 위한 설정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송재정 작가는 단지 재미를 위해 파괴된 일상 때문에 고통받는 웹툰 주인공 강철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왔다. 오성무의 "그게 내가 설정한 네 설정값"이라는 대사에 상처받은 강철과, 그에 함께 가슴 아파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생각해본다면, 강철, 오연주를, 새드 엔딩이나 끝없는 고통의 순환 구조에 가둬두는 것만큼 잔인한 선택은 없을 터. 송 작가는 지금껏, <W>의 가장 맥락 있는 엔딩은 둘의 해피엔딩뿐이라는 이야기를 해온 것이 아닐까?

 MBC <W> 방송화면 캡처.

강철(이종석 분)이 오성무(김의성 분)에게 총을 쏘고 한강 물에 몸을 던질 만큼 충격받았던 이유는, 단지 자신이 웹툰의 주인공이라서가 아니었다. ⓒ MBC


게다가 웹툰 세계에 있는 둘에게는 그 세상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태블릿이 있다. 지난 15회 엔딩에서, 경찰에 이들의 은신처가 발각됐지만, 태블릿을 이용해 모든 출구와 창을 지워 없앴다. 현재 이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한철호(박원상 분)가 강철의 친구인 서도윤(이태환 분)을 인질로 잡고 있기는 하지만, 이미 오연주가 한철호가 강철을 고문하는 장면이 담긴 CCTV를 그려둔 상황. 이 영상을 활용한다면 한철호를 궁지에 빠뜨리고 서도윤을 구해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한철호가 태블릿의 존재와 서도윤을 통해 두 개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눈치채기는 했지만, 자신이 사는 세계가 웹툰 속 가상 세계이고, 바깥의 세계가 현실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린 대로 나타나는 태블릿보다 더 이상한 일들을 겪은 강철조차, 오연주의 말을 듣기 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MBC <W> 방송화면 캡처.

오연주(한효주 분)는 한철호(박원상 분)가 강철(이종석 분)을 고문하는 장면이 담긴 CCTV를 그려둔 상황. 이 영상은 둘의 해피엔딩을 이룰 키가 될 수 있을까? ⓒ MBC


공개된 최종회 예고편에 한철호가 쏜 총에 맞는 강철의 모습이 등장했지만, 웹툰 세계이니만큼, 오연주의 조력이 있다면 다시 부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여러 번 그래왔듯이.

이와 같은 네티즌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최종회까지 모든 촬영을 마친 배우 김의성은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이 만족할 엔딩"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시청자가 '맥락 있게' 만족할 엔딩은 강철과 오연주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이 아닐까?

더블유 W 이종석 한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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