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에서 벌어진 난투극을 보도하는 메이저리그 공식 트위터 갈무리.

텍사스 레인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에서 벌어진 난투극을 보도하는 메이저리그 공식 트위터 갈무리. ⓒ 메이저리그


메이저리그가 '역대급' 난투극으로 시끄럽다.

16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 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에서 양 팀 선수들은 크고 작은 신경전을 벌인 끝에 그라운드로 몰려나와 난투극을 펼쳤다.

이날 8회초 타석에 들어선 원정팀 토론토의 호세 바티스타는 텍사스 투수 맷 부시가 던진 공에 몸을 맞았다. 바티스타는 심판에게 고의성 위협구라며 항의했고, 결국 투수가 퇴장당했음에도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앞서 3회초 존 기븐스 감독이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한 토론토 선수들의 감정은 더욱 날카로워졌고, 시한폭탄을 품고 있던 양 팀은 기어코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고 말았다.

위협구, 거친 슬라이딩... 그리고 주먹질 

곧이어 타석에 들어선 토론토의 저스틴 스모크가 내야 땅볼을 쳤고, 텍사스의 아드리안 벨트레가 2루로 송구해 병살을 노렸다. 이때 1루 주자 바티스타는 고의성 짙은 거친 슬라이딩 태클로 텍사스 2루수 루그네드 오도어를 겨냥했다.

오도어가 다행히 태클을 피했지만, 자칫 심각한 부상을 당할뻔했던 오도어는 크게 흥분하며 바티스타를 밀쳤다. 바티스타도 물러서지 않자 급기야 오도어는 바티스타의 안면에 강력한 주먹을 날리고 말았다.

메이저리그는 지난 시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가 수비 도중 상대 주자의 거친 슬라이딩에 정강이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해 수술까지 받자 새로운 규정을 만들면서까지 이 같은 충돌을 방지하고 있다.

바티스타는 헬멧과 선글라스가 벗겨질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고, 결국 양 팀 선수들이 일제히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주먹과 발길질을 날리며 뒤엉켰다. 난투극은 10여 분이 지나서야 겨우 진정됐고, 심판은 8명의 선수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메이저리그에서 양 팀 선수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일은 자주 볼 수 있지만, 상대 선수의 안면에 직접 주먹을 날리는 장면은 흔치 않아 현지 언론도 이번 사건을 대서특필하며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바티스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거친 슬라이딩을 한 것은 인정하지만, 오도어를 다치게 할 의도는 없었다"라며 "단지 내가 타석에서 투수가 던진 공에 맞아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텍사스와 토론토, 작년부터 '질긴 악연'

 루그네드 오도어(텍사스)와 호세 바티스타(토론토)의 난투극을 보도하는 <뉴욕포스트> 갈무리.

루그네드 오도어(텍사스)와 호세 바티스타(토론토)의 난투극을 보도하는 <뉴욕포스트> 갈무리. ⓒ 뉴욕포스트



그러나 텍사스와 토론토의 악연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격돌한 토론토와 텍사스는 마지막 5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벌인 끝에 토론토가 승리했다.

당시에도 바티스타는 홈런을 터뜨린 뒤 배트를 던지는 이른바 '빠던'(배트 던지기)으로 텍사스를 자극했다. 이때도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몰려나와 몸싸움을 벌였고, 바티스타는 팀의 승리를 이끌고도 매너 없는 행동으로 비판을 받았다.

토론토 투수 마커스 스트로만은 자신의 트위터에 "앞으로 오도어에 대해 조금의 존중도 없을 것"이라며 비난했고, 기븐스 감독도 "보기 흉한(ugly) 장면이었다"라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베테랑 투수 제레미 거스리는 트위터에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봤던 가장 깨끗한(cleanest) 펀치"라고 풍자하는 등 이번 사건은 메이저리그 선수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폭력 사태를 일으킨 오도어와 바티스타에 대해 추가 징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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