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박찬욱 감독 신작 <아가씨> 언론 시사 상영 전 모습.

14일 오전 박찬욱 감독 신작 <아가씨> 언론 시사 상영 전 모습. ⓒ 이선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를 보기 위해 모인 언론 관계자들. 14일 오전 뤼미에르 대극장 풍경이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를 보기 위해 모인 언론 관계자들. 14일 오전 뤼미에르 대극장 풍경이다. ⓒ 이선필


제69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가 14일 오전(현지 시각) 언론에 첫 공개됐다. 저녁 공식 상영에 앞서 영화는 팔레 드 페스티벌 내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취재 기자들을 대상으로 오전에 상영됐다.

약 150분에 달하는 상당한 분량이었다. 총 세 파트로 나뉘어 두 남성과 두 여성 캐릭터가 서로의 목적을 향해 미묘한 감정 대결을 벌였다. 1930년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했지만, 화면 전반을 일식-한식-유럽식 문화가 혼재된 소품과 의상으로 가득했다.

공식 상영 시간이 오전 8시 30분으로 이른 시간이었지만 언론 관계자들은 한 시간 전부터 자리를 잡는 모습이었다. 경쟁작이라 하더라도 통상 오전 기자 시사 때 사람들이 꽉 차지 않는 것을 감안한다면 <아가씨>를 보기 위해 찾은 관객들은 대극장 1층과 2층 자리를 대부분 채웠다.

이미 칸영화제에서 두 번의 수상경력이 있기에 그만큼 인지도가 높다는 판단이었을까. 칸영화제 주최 측은 영화제 초기 첫 주말에 박찬욱 감독의 언론 시사와 공개 시사를 잡았다. 하정우, 김민희 등 배우들은 국내에선 잘 알려져 있지만 해외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은 만큼 박찬욱 감독의 이름값이 그만큼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올드보이> <박쥐>를 통해 특유의 화면 구성으로 이목을 끌어온 박찬욱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세밀한 구성으로 이야기를 끌어갔다. 특히 각 파트마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체를 달리하며 감정을 점층 혹은 점강시켜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간 국내 언론엔 아가씨(김민희 분)의 마음을 사기위해 하녀로 잠입해 간 하녀(김태리 분),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백작(하정우 분)과 후견인(조진웅 분)의 이야기로만 알려졌는데, 그보다는 훨씬 복잡다단한 구조였다.

박찬욱 감독이 "명확한 이야기"라고 사전에 공언했지만, 막상 영화는 인물의 시점을 달리해가며 관객들로 하여금 일정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했다. 사람에 따라 하녀 혹은 아가씨 또는 두 남성에 이입할 수 있는 구조다.

박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칸의 마음을 살 수 있을까? 일단 신호는 긍정적이다. 기자 시사 이후 바로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었음에도 상당 수 언론 관계자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상영관에서 박수를 치기도 했다.

영화제 초기에 공개됐다는 점에서 수상 여부를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가 영화제 초반 공개된 이후 황금종려상을 받았다는 점을 떠올리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 분명한 건 박찬욱 감독은 칸이 사랑하는 영화인이라는 점. <아가씨>의 공식 상영은 이날(14일) 저녁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다.

 4일 차를 맞은 제 69회 칸영화제 오전 풍경. <아가씨> 기자 시사를 보기 위해 언론 관계자들이 뤼미에르 대극장을 오르고 있다.

4일 차를 맞은 제 69회 칸영화제 오전 풍경. <아가씨> 기자 시사를 보기 위해 언론 관계자들이 뤼미에르 대극장을 오르고 있다. ⓒ 이선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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