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드라마도 <라스트>처럼 만들었으면..."

JTBC 금토드라마 <라스트> 출연 배우들이 한 목소리로 입을 모았다. 17일 오후 경기도 안성 DIMA 종합촬영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이범수(곽흥삼 역), 윤계상(장태호 역), 박예진(서미주 역), 서예지(신나라 역)는 "대본에 쫓기지 않는 촬영현장이 여유롭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범수는 "첫 촬영 들어갈 때부터 대본이 8회까지 나와 있어 꼼꼼히 찍을 수 있었다"면서 "우리나라 드라마도 사전제작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예진 역시 "여유를 갖고 찍는 작품은 다르다는 걸 여실히 느끼고 있다"면서 "죽을 때까지 또 이런 시간을 경험할 수 있을까 싶다"고 거들었다.

인기 웹툰 원작의 <라스트>는 잘나가는 펀드매니저 장태호가 주식작전 실패로 서울역 노숙자가 돼, 그 지하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이야기. 극의 중반인 8회까지 방송된 현재, 지하세계 No.1 곽흥삼이 자신의 자리를 노리는 장태호에게 오른팔이 될 것을 제안하고, No.3 작두(윤제문 분)가 출소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펜트하우스 액션신, 눈물 날 정도로 감동"

 JTBC 금토드라마 <라스트> 7회에서 방송된 펜트하우스 습격장면. <라스트>의 세트 등 미술은 <밀회> <풍문으로 들었소>에 참여했던 이철호 감독이 맡고 있다.

JTBC 금토드라마 <라스트> 7회에서 방송된 펜트하우스 습격장면. <라스트>의 세트 등 미술은 <밀회> <풍문으로 들었소>에 참여했던 이철호 감독이 맡고 있다. ⓒ JTBC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라스트>를 봤는데, 그때부터 빠져 1회부터 다시 시청했다는 분들이 꽤 있더라. 한 번만 봐 주셨으면 좋겠다. 자신 있게 재밌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박예진)

아쉬운 건 1%대의 낮은 시청률이다. 박예진의 말처럼 온라인상에서 접하는 시청자들의 평가는 긍정적인 편이다. 특히 지상파 드라마에서는 보기 어려운 스케일의 액션 장면이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7회, 곽흥삼의 아지트인 펜트하우스가 정 사장(이도경 분) 무리에게 습격당하는 8분여의 액션신은 여러 사람이 이틀에 걸쳐 밤샘 촬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면에 대해 윤계상은 "액션의 합이 50개가 넘어가면 배우들도 잊어먹는데, 카메라는 돌아가고 있으니까 무작정 때리게 된다"면서 "고무 막대기지만 실제로 맞으면 굉장히 아프고, 유리가 깨지는 장면에서는 조각이 피부에 박히기도 한다. 액션 배우 분들이 그걸 감당하시면서 많이 도와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고생하면서 찍은 장면을 드라마로 봤는데,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이범수는 "배우들이 땀 흘려 올인한 만큼 액션신이 잘 나와서 많이 준비하고 계획한 무술팀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이번 작품을 통해 JTBC가 좋아지더라. 25년 배우 생활하며 소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털어놓은 그는 "현장마다 카메라 3대를 동원하는 등 과감하게 작품에 임하는 이 팀이 좋다. 시청자들을 위해서라도 이렇게 투자하고 기획하는 양질의 드라마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JTBC 금토드라마 <라스트>에 출연 중인 박예진(서미주 역, 왼쪽)과 서예지(신나라 역).

JTBC 금토드라마 <라스트>에 출연 중인 박예진(서미주 역, 왼쪽)과 서예지(신나라 역). ⓒ JTBC


서울역 지하세계에서 벌어지는 폭력, 장기밀매 등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그야말로 '피 튀기는' 장면들도 많다. 이범수는 "아무래도 지상파보다는 종편이 (표현) 수위에 있어 관대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방송국의 철학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신이 작용하는 게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윤계상 역시 "프리랜서 감독님이어서 (높은 수위의 표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들에 따르면 드라마에서 묘사하고 있는 지하세계가 다 허구는 아니라고. 윤계상은 "실제로 서울역에서 어떤 분이 촬영을 못 하게 한 적이 있었는데, 서열의 우두머리인 분이 와서 얘기하니까 정리가 되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더라"라고 전했다. 신나라 역의 서예지는 노숙자들과 함께 자란 설정 때문에 "그분들을 많이 접하다 보니 친근감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나랑은 다른 삶이라기보다는 누군가의 남편, 자식, 오빠였는데 상황이 그렇게 된 거라고 생각하니 다 내 이웃 같더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KBS 1TV 광복 70주년 방송 <나는 대한민국>에서 그룹 god의 멤버로 무대에 올랐던 윤계상은 "'촛불하나'를 부르는데, 장태호처럼 눈을 사납게 뜨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충격받았다"고 웃었다. 그만큼 드라마에 몰입해 있다는 얘기다. 윤계상은 "<라스트>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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