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셜록홈즈 : 앤더슨가의 비>에서 에릭과 아담 1인2역을 연기하는 테이.

뮤지컬 <셜록홈즈 : 앤더슨가의 비>에서 에릭과 아담 1인2역을 연기하는 테이. ⓒ 클립서비스


제대 후 다른 작품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테이는 그의 뮤지컬 데뷔작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이하 <셜록홈즈>)로 복귀작을 선택했다. 테이는 <지킬 앤 하이드>처럼 극 중에서 아담과 에릭이라는 쌍둥이를 연기한다. 지킬과 하이드처럼 완전히 다른 외모라면 모를까, 그는 일란성 쌍둥이로 외모는 같지만 상반된 성격의 두 캐릭터를 숨쉴 틈 없이 연기하고 있었다.

테이가 뮤지컬에 관심을 기울인 건 동료 배다해를 통해 <셜록홈즈>를 접한 기회도 있었지만, 가장 큰 계기는 tvN <오페라스타>가 아닌가 싶다. 오페라는 뮤지컬의 뿌리면서 뮤지컬의 클래식한 버전이다.

<오페라스타>에 도전하며, 말하듯 노래하는 레시타티보, 멜로디 위주의 아리아를 통해 오페라에 대한 이해가 생기다 보니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뮤지컬을 불 수 있었다고 테이는 고백했다. 뮤지컬에 대한 환심이 생기던 찰나에 만난 <셜록홈즈>는, '이거 창작뮤지컬이 맞나?' 할 정도로 테이에게 '올 댓 뮤지컬'이 되었다.

"쌍둥이 연기 힘들었지만, 고민 자체가 즐거운 일"

- 가요계는 2004년에 데뷔했지만, 뮤지컬은 데뷔 후 8년이 지난 2012년에 입문했다.
"노래만 하는 가수의 길만 걷다가 뮤지컬에 관심이 가기 시작한 건 2011년부터였다. 관객 입장에서 <셜록홈즈> 초연을 보았다. 당시 배다해씨가 루시 존스를 연기했다. 뮤지컬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던 때에 <셜록홈즈>를 보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었다.

보는 눈이 까다로운 제가 '이 작품이 뭐지? 이게 창작이라고?' 할 정도였다. 나중에 뮤지컬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다가 기회가 닿아서 뮤지컬 데뷔를 <셜록홈즈>로 할 수 있게 되었다."

- 제대 후 다른 뮤지컬을 할 수도 있었는데 데뷔작 <셜록홈즈>로 복귀작을 택했다.
"제가 연기하는 에릭과 아담은 뮤지컬 배우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매력적인 배역이다. 카리스마적이면서도 로맨틱하고, 광분과 슬픔이라는 온갖 감정이 담겨 있다. 제대할 때 이 작품을 다시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다른 생각할 나위도 없이 데뷔작 <셜록홈즈>로 다시 무대에 오르고 싶었다."

<셜록홈즈 : 앤더슨가의 비밀>의 테이 "에릭과 아담이 다른 사람이면 차라리 괜찮다. 하지만 두 사람은 쌍둥이다. 일란성 쌍둥이가 너무 다르게 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너무나도 많은 고생을 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즐거운 일이었다."

▲ <셜록홈즈 : 앤더슨가의 비밀>의 테이 "에릭과 아담이 다른 사람이면 차라리 괜찮다. 하지만 두 사람은 쌍둥이다. 일란성 쌍둥이가 너무 다르게 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너무나도 많은 고생을 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즐거운 일이었다." ⓒ 클립서비스


- 테이씨는 <지킬 앤 하이드>처럼 에릭과 아담 두 명을 오가며 연기해야 한다.
"뮤지컬 첫 작품인데, 이렇게 어려운 역할에 도전해도 되나 생각할 정도였다. 첫 뮤지컬은 평이한 걸로 많이 배우면서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에릭과 아담이 다른 사람이면 차라리 괜찮다. 하지만 두 사람은 쌍둥이다. 일란성 쌍둥이가 너무 다르게 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너무나도 많은 고생을 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즐거운 일이었다. 무대에 오르기 전의 고생이 커튼콜의 박수로 다가왔을 때의 희열은 굉장하다."

- 동생 에릭을 연기할 때 얼마나 가엾은 심경이 드는가.
"관객의 입장에서 볼 때 에릭만큼 불쌍한 남자가 어디 있나 생각할 정도다. 에릭은 여자를 위해 모든 걸 희생할 줄  알아서 저절로 감정이입하기 쉽다. 하지만 관객의 입장이 아닌 배우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아담 역시 왜 괴팍하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가도 충분히 이해된다. 에릭만 편애해 연기하지 않고, 아담도 공정하게 아프다고 생각하니 에릭에 보다 충실할 수 있었다."

- 에릭은 2인자 콤플렉스에 시달린다. 테이씨 역시 에릭처럼 2인자 콤플렉스에 시달린 적이 있는가.
"가수라면 늘 2인자 콤플렉스가 있기 마련이다. 정상에 오르지 못하면 찾아오는 상실감이랄까. 뮤지컬은 작품을 살리기 위해 융합한다. 하지만 가수는 내놓는 앨범이 작품이다. 앨범의 성공과 실패가 가수 개인의 성공과 실패로 직결된다. 애써 만든 노래가 사랑받지 못할 때 늘 괴로워한다. 만에 하나 내놓은 앨범이 실패했다 해도 앨범이 실패한 것이지 가수 개인이 실패한 게 아니라는 걸 자각해야 오래 버티고 견딜 수 있다."

"제대 후 무대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더 커졌다"

<셜록홈즈 : 앤더슨가의 비밀>의 테이 "'제대 후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있었지만 그토록 갈망하던 무대에 다시 올랐을 때에는 나도 모르게 저절로 눈물이 났다. <셜록홈즈> 첫 공연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는데 너무나도 고맙고 감사해서 잠이 오질 않았다."

▲ <셜록홈즈 : 앤더슨가의 비밀>의 테이 "'제대 후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있었지만 그토록 갈망하던 무대에 다시 올랐을 때에는 나도 모르게 저절로 눈물이 났다. <셜록홈즈> 첫 공연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는데 너무나도 고맙고 감사해서 잠이 오질 않았다." ⓒ 클립서비스


- 군대 생활은 어땠나.
"병과만 군악이지 제초 작업을 하는 등 일반 사병과 같은 일정을 보냈다. 군악 병과라 음악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군악대 중에 굉장히 수준 높은 성악을 한 사병이 있었다. 영국에서 오페라를 하다가 건너온 사병이다. 이들 군악 사병들과 성악을 탄탄하게 배울 수 있었다. 군대 있는 동안 목이 가요보다 성악에 맞춰지게 되었다.

뮤지컬은 성악이 베이스다. 성악 공부를 하는 동안 무대에 대한 갈망이 아주 컸다. 입대 전 무대에 서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되새겼다. '제대 후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있었지만 그토록 갈망하던 무대에 다시 올랐을 때에는 나도 모르게 저절로 눈물이 났다. <셜록홈즈> 첫 공연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는데 너무나도 고맙고 감사해서 잠이 오질 않았다."

-  SBS 라디오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 안재모씨가 "제가 주인공이지만 잘 안 나온다. 테이씨가 멋은 다 부린다"고 이야기했다.
"주인공이 셜록홈즈지만 에릭이 하는 역할이 많다. 억울하시면 에릭을 해야 하지 않을까.(웃음)"

- 뮤지컬을 하며 테이씨에게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 있었다면.
"입대하기 전에도 무대에 대한 감사함이 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대 후에는 무대에 대한 감사함이 더욱 커졌다. 이런 제 마음을 연출님이나 함께 출연하는 배우 분들에게 털어놓았을 때 기특하게 생각했는지 조언의 깊이가 달랐다."

- <나는 가수다> 출연 당시의 압박과 뮤지컬 첫 데뷔할 때의 압박을 비교한다면.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달라는 제의를 많이 받았을 때, 십수 년 이상 가요를 해온 선배님들이 내공을 보여주는 무대라고 생각해서 제가 설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군대 갈 때가 되고 보니 '곧 군대를 가는데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는 자리를 내가 거절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빨리 탈락해도 후회 없이 군대를 가자는 심정으로 출연했다. 그런데 지금 되돌아보니 그 마음가짐이 큰 후회가 되었다. 기왕 나간 거, 최선을 다해 보여드렸으면 하는 심정에 너무 아까운 거다. 올까 말까한 귀한 기회를 개인적으로 써버린 거 같아 아쉬웠다. 그때의 마음가짐과는 비교가 안 되게 뮤지컬은 첫 공연 때 너무나도 떨렸다."

- 앨범 작업과 뮤지컬을 병행 중이다. 지금 준비 중인 앨범은 언제 나오는가.
"구체적인 발매 시기를 정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제 앨범을 기다렸던 팬 분들이 '테이가 그동안 성숙했네' 혹은 '와' 하는 반응이 나올 만한 좋은 곡으로 뵙는 게 우선이다. 지금 세 곡 정도 녹음했다. 더 좋은 곡을 찾고 싶어서 앨범이 나오는 때는 구체적으로 약속하지 못하겠다. 발라드 콘셉트로 갈 것 같다. 5년 만에 내는 정규 앨범이라 감성적인 콘셉트가 아닐까 싶다."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 테이 안재모 나는 가수다 지킬앤하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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