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2013 설특집 <아이돌 스타 육상 양궁 선수권대회>의 한 장면.

MBC 2013 설특집 <아이돌 스타 육상 양궁 선수권대회>의 한 장면. ⓒ MBC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올 설에도 어김없이MBC <아이돌스타 육상 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가 온다.

지난 2010년 추석, 첫선을 보인 <아육대>는 매년 설과 추석에 꾸준히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찾아왔다. 육상 경기를 주축으로 양궁, 수영, 수중발레까지 두루 섭렵하면서 화제가 됐던 <아육대>는 2013년 추석에 추가한 풋살로 신선함을 전하면서 간만에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아육대>는 신인 아이돌 가수들에게는 누구보다 '나가고 싶은 프로그램'이다. 음악 순위 프로그램이나 다른 명절 특집 예능 프로그램에 비해 출연하는 인원이 많다 보니, 그만큼 출연 장벽도 낮은 편이다. 각 종목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면 이날 방송에서뿐만 아니라 앞으로 주목받을 가능성도 크다. 그렇기 때문에 출연하고 싶은 예능으로 <아육대>를 꼽는 그룹도 많은 편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아이돌 가수들은 오히려 <아육대>의 출연을 주저한다. 하루 종일 촬영장에 있어도 카메라에 잡히는 시간은 무대 위 3분 30초보다 적고, 체력 소모는 무대 이상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흥행을 위해 '인지도 있는 아이돌'의 출연을 원한다. 평소 눈코 뜰 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는 인기 아이돌에게는 부상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일이다.

설에 찾아오는 <아육대>, 에어로빅 접고 컬링 신설

올 설 연휴에 방송되는 <아육대>는 오는 13일과 14일 양일간 녹화를 진행한다. 13일에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기본 경기를 치르고, 14일에는 서울 노원구에 있는 실내빙상장을 찾아 컬링 경기를 녹화한다. 올 설 특집에 추가된 컬링은 얼음판에서 둥그런 돌을 미끄러뜨려서 골을 넣는 경기다. 평소에 주목받지 못했던 비인기 종목인데다, 여자 컬링 대표팀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사상 처음으로 출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타이밍도 좋다.  

 8일 저녁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MBC 설특집 <아이돌 스타 육상 수영 선수권대회> 포토월에서 에이핑크가 함성을 지르며 우승세리머니 점프를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MBC 설특집 <아이돌 스타 육상 수영 선수권대회> 당시, 그룹 에이핑크가 함성을 지르며 우승세리머니 점프를 하고 있다. ⓒ 이정민


컬링에 앞서 <아육대> 측은 걸그룹 멤버들이 출전하는 에어로빅 종목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녹화를 일주일 앞둔 지금, 에어로빅은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에어로빅 종목의 신설 소식이 전해진 직후, 행여 선정성 논란으로 이어질까 봐 잔뜩 경계했다. 이 종목에 출전하는 대상이 걸그룹 멤버들인데다, 종목의 특성상 몸매가 드러나는 의상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녹화에 앞서 진행되는 강습 일정에서도 에어로빅이 빠지고 컬링이 추가됐다. 빙상장을 통째로 써야 하는 탓에, 연습은 자정을 넘긴 새벽에 진행된다. 복수의 가요 관계자들은 에어로빅 종목의 신설 무산에 대해 "어차피 선정성 논란을 피해갈 수는 없다"면서 "온 가족이 모여 TV를 보는 연휴인 만큼, 방송사에서도 괜한 논란을 부르지는 말자는 뜻이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도사리는 부상 위험...왜 쉬쉬하고 '투혼'이라고 포장할까

<아육대>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은 최우선적으로 부상의 위험을 경고한다. 제작진은 "현장에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다"고 하지만, 치열하게 승부를 겨루다 보면 무리한 욕심에 예기치 못한 부상을 입기도 한다. 문제는 녹화장을 찾은 팬들이 다 보는 앞에서 다쳤음에도 부상을 입은 자체를 숨기거나 축소하고 다시 경기에 투입된다는 점이다. 말이 좋아 '투혼'이다.

발목 등을 삐끗하는 일은 다반사다. 다치는 모습이 목격되더라도 일단은 쉬쉬하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다. 씨스타 보라는 달리기를 하던 중 넘어지기도 했고, 빅스 레오는 풋살 경기 도중 인대 파열로 전치 8주의 중상을 입기도 했다. 엑소 타오 역시 높이뛰기를 하다가 허리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팬들이 걱정했지만, 큰 부상이 아니라고 거듭 밝히기도 했다.

한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는 이렇게 말했다. "<아육대>가 이번 설에도 방송된다고 하더라고요. 와, 이번에는 정말 없어질 줄 알았는데...올해도 오라고 하던데요. 체력도 달리는데 벌써부터 걱정이에요"라고. 이런 속내를 품고 있음에도 이 가수는 일주일 후, <아육대> 녹화장에서 환하게 미소 짓고 있을 것이다. 왜 거부하지 못하느냐고? 언제부터 선택권이 아이돌에게 있었나.

명절을 앞두고 아이돌 그룹을 '집합'시킨지도 어느덧 3년이다. 이쯤되면 제작진에게도 현장의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노하우가 어느정도 생겼을 법하다. <아육대>가 이번에는 별 탈 없이 녹화에서부터 방송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까. 이번에는 부상 소식이나 온갖 논란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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