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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꽃보다 누나>의 한 장면

tvN <꽃보다 누나>의 한 장면 ⓒ tvN


터키 이스탄불보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가 더 잘 맞았던 것일까. 누나들과 함께 인천 공항을 떠날 때부터 터키에 도착해서 시간을 보낼 때까지 짐 취급을 받았던 이승기가 달라졌다. 이제는 '짐'이 아니라 '짐꾼'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진 이승기는 길도 척척 찾고, 누나들의 질문에도 확실하게 대답했다.

지금까지 tvN <꽃보다 누나> 속 이승기는 <꽃보다 할배> 속 이서진과는 완전히 달랐다. <꽃보다 할배> 당시 이서진이 여행책을 장착한 인간 내비게이션이었다면, 이승기는 누나들과 갑작스럽게 여행을 떠나서 어찌할 줄을 모르는 평범한 20대 청년이었다. 평범하기라도 하면 차라리 다행일텐데, 이 청년은 고등학교 때 가수로 데뷔한 이후 혼자 뭔가를 해본 적이 없다.

배낭여행은 물론이고, 자신이 묵을 숙소를 예약하는 것조차 처음 해본 이 청년은 여행 초반까지만 해도 해맑았다. 의욕이 충만해서 이곳저곳을 열심히 뛰어다니며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종합해서 누나들을 이끌곤 했다. 하지만 문제는 누나들이 이승기가 완벽하게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윤여정은 보다못해 직접 길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짐꾼으로 거듭난 이승기...시험공부하듯이 여행정보 익혔다

그러나 13일 방송된 <꽃보다 누나>에서 이승기는 자신의 본분을 되찾았다. 윤여정,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의 배낭여행에 짐꾼으로 따라온 그는 새벽에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서 오늘 갈 곳의 정보를 찾고, 깨알같이 노트에 정리했다. 이스탄불에서 다시 자그레브로 건너간 <꽃보다 누나>는 이승기의 철저한 예습 덕분에 터키에서보다 한결 빨리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승기는 마치 시험공부를 하듯이 여행 정보를 공부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할 것인지 경우의 수에 따라서 1인당 요금을 계산해놓기도 했고, 현지어로 목적지를 적어놔서 현지 사람들에게 이 노트만 보여주고도 길을 물을 수 있게끔 준비했다. 이렇게 공부하고서도 스스로 확신이 들어야만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성격 때문에 사람들에게 묻고 또 물었다.

물론 뿌리 깊게 자리잡은 불신까지 없앨 수는 없었다. 누나들은 이미 터키 공항에서 숙소까지 가는 길에 우여곡절을 겪은 터라 이승기를 믿지 못했다. 유명한 식당이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VJ를 대신 세워두고 셀프 촬영을 하거나, 누나들이 말하기도 전에 석류주스를 사다 바치는 센스가 있었지만, 하루만에 불신을 뿌리뽑고 누나들의 마음을 열기란 쉽지 않았다.

처음 경험한 배낭여행, 성장통 겪으며 이승기도 진화한다

 '꽃보다 누나' 이승기

'꽃보다 누나' 이승기 ⓒ tvN


앞서 팽이에 한눈을 팔다가 윤여정과 김희애를 놓쳤던 이승기는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이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식은땀이 흘렀던 당시의 이야기를 꺼내는 이승기의 모습에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진땀을 흘렸던 이승기는 그때부터 조금씩 달라졌다. 준비하고, 되새기고, 확인했다. 신중에 또 신중을 기했다.

터키에서의 시간은 이승기에게도 성장통 같았을 것이다. 가수로 데뷔하고 연기자로 활동하면서도 학업의 끈은 놓지 않았지만, 여느 20대 대학생처럼 친구와 계획을 짜서 배낭여행을 떠났던 경험은 없었을테니 말이다.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어쩌다가 배낭여행을 가게 됐는데 함께하는 상대가 편하길 한가. 여배우 포스를 풍기는 선생님에, 누나들이다.

<꽃보다 누나>가 방송된 이후 누나 4인방과 <꽃보다 할배> 속 할배 4인방을 비교하는 시선도 많았지만, 두 짐꾼인 이서진과 이승기도 많이 비교했다. 당장 이미연만 해도 이승기에게 "이서진 정도는 할 줄 알았다"고 말하듯이 말이다. 어린 짐꾼 이승기는 첫 여행에서 하나씩 경험해가며 내공을 쌓는 중이다. '승기의 진화'라는 3편의 제목처럼, 이승기는 점점 진화하고 있었다.

꽃보다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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