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유경

KBS 2TV <사랑과 전쟁> 시즌1에 이어 시즌2에도 참여하고 있는 배우 손유경. ⓒ 오마이스타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 KBS 2TV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2>를 보면서 많은 시청자들이 혀를 내두른다. 실제 주위에 벌어지는 일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극적인 스토리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최근 방송된 '고부 잔혹사2' 편도 만만찮았다. 남편이 시어머니와 짜고 아내를 감금하고 그 사이 다른 내연녀에게 청혼, 아내는 충격으로 허니문 베이비를 잃고 친정어머니마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면서 복수극을 펼치는 내용을 그렸다.

<사랑과 전쟁>의 그 드라마틱한 사연들은 모두 실화일까? 시즌1에 이어 시즌2에도 출연 중인 배우 손유경(35)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드라마 속 사연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의부증 같은 내용도 그렇고 정말 충격적인 일도 실화예요. 대본연습을 하면서 저희 배우들끼리도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합니다. 작가분이 각색을 하지만 너무 강하고 충격적이어서 조금 미화시킨 부분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아이 기를 죽이기 싫어서 악착같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려는 엄마의 이야기('내 집 마련 원정기' 편)는 공감도 갔어요. 비슷한 평수에 사는 아이들끼리 논다는 스토리가 마음이 아팠어요. 실제 강남의 유치원에 가면 엄마들이 아이 옷 상표를 뒤집어 본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를 시골에서 키워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마음에 크게 와 닿지 않았던 문제들인데, 저도 내 집이 없다 보니까 이런 이야기가 공감이 많이 됐어요. 부모의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아이가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복잡한 마음이 들었죠. 아이가 커가면서 작지만 유치원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하는데 이런 문제에 부딪쳤을 때에는 주인공처럼 내 집 마련에 광적으로 열을 올릴 것 같기도 해요. '작은 집 사니까 놀지마'라는 말을 친구들이나 그 부모님한테 듣게 된다면 정말 충격적일 것 같아요."

"'탑'이 될 수 없다면, 연기라도 평생하자 싶었죠"

 "'사랑과 전쟁'이 100프로 있는 일이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모두 실화예요. 의부증 같은 내용도 그렇고 정말 충격적인 일도 다 실화. 대본리딩을 하면서 저희 배우들끼리도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합니다"

"사실 공채 붙고 나서는 세상이 내 것인 것 같았어요. 하고 싶은 연기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고 유명해질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현실은 되게 달랐어요." ⓒ 오마이스타


손유경은 대학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다. 대학교를 다니다가 진짜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 뭘까 고민하다가 아주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던 기억이 떠올라 휴학을 했다. "어릴 때 연기는 김희선처럼 예쁜 사람만 하는 줄 알았다"는 손유경은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 휴학 후 연기학원을 다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손유경은 처음에는 SBS 공채 시험을 봤지만 쓴 잔을 마셨고 그 다음으로 MBC 공채 시험을 봐서 그때 합격했다. 2000년도에 MBC 공채 탤런트 29기로 정식으로 연기자의 길에 입문. 그때 그녀의 나이 23살 때였다.

"열심히 하기도 했지만 운도 좋았던 것 같아요. 잠이 되게 많은데 새벽 5시면 일어나서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엑스트라 역할부터 하러 다녔어요. 부모님도 제가 혼자 일하러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으셨어요. 사실 공채 붙고 나서는 세상이 내 것인 것 같았어요. 하고 싶은 연기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고 유명해질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현실은 되게 달랐어요.

2000년도는 공채 탤런트보다 매니지먼트 소속 연기자들이 큰 비중의 역할을 맡게 되는 과도기였습니다. 원래 그 전에 공채 탤런트들은 안재욱, 차인표 선배님처럼 주연급으로 데뷔했었거든요. 근데 저때부터는 공채 탤런트들이 드라마에서 간호사 역할이나 배역이 비중이 낮은 역할을 많이 했었죠."

손유경은 공채 탤런트는 2년 동안 외부 작품을 할 수 없어서 MBC에서 작은 역할들만 맡아서 했다. 그 2년이 지나고 본인이 생각했던 것과 실제 경험했던 것은 너무 달랐지만, 그래도 평생 '연기'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 연기지만 연기로 내가 소위 말하는 탑이 될 수 없다면 나는 이 일을 평생 하는 것으로 마음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느 정도 포기도 되면서. 뜬 구름처럼 잡을 수 없는 것을 잡는 게 아니라 오래 연기를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당하기만 하던 시즌1과 달리, 나쁜 며느리로 복귀"

 최근 방송된 <사랑과 전쟁2> '고부 잔혹사2'편에서 출연한 손유경

최근 방송된 <사랑과 전쟁2> '고부 잔혹사2'편에서 출연한 손유경 ⓒ KBS


단아한 이미지의 손유경은 결혼 전부터 주부 역할의 광고 제의가 들어와 100여 편 이상의 CF를 찍었다. 특히 "빨래 끝~!"을 외치는 세제 광고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옥시크린으로 데뷔를 했어요. 최진실씨 이후에 다시 부활한 '빨래 끝' CF였죠. 옥시크린 이후 3년 동안 옥시에서 나온 제품들의 모델로 나서서 어머니들과 주부들 사이에서는 좀 알려졌어요. 그때 제가 28살 때였는데 결혼 전에 아이 분유를 비롯해서 많은 광고를 하면서 20대를 보낸 것 같아요."

단아하고 참한 이미지 덕분에 시즌1에서는 시부모님한테 당하는 역할을 많이 맡아서 절절한 연기를 선보였다면, 결혼을 하고 출산 이후에 시즌2로 돌아온 손유경은 이전보다는 좀더 센 역할을 선보이고 있다.

"강한 역할이나 센 역할을 하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시즌2에는 이미지를 바꿔볼까 싶었어요.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니까 강해지는 부분이 있는 것도 같고요. 그래서 시즌2에 복귀한 작품으로 시부모님 재산 다 뺏고, 남편한테는 시어머니 돈 많이 드리고 있다고 거짓말 하는 독하고 나쁜 며느리로 복귀를 해서 많이 화제가 됐어요. 그때 처음으로 안티가 생겼습니다."

보통 <사랑과 전쟁>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불륜의 이미지가 먼저 강하게 떠오른다. 하지만 실제 출연하는 배우들은 대부분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다고. 손유경 역시 남편과 아이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고, 시부모님은 케냐에 선교사로 가 계신다.

"<사랑과 전쟁> 시즌1에 출연하고 잘 되어서 지금 <왕가네 식구들>에 출연한 김희정씨가 있어요. 2호로 민지영씨가 JTBC에서 일일드라마에 출연하고 있죠. 그런 일이 있으면 축하하는 분위기예요.

한 드라마에서 국한된 역할을 보여줄 수 있지만 <사랑과 전쟁>은 여러 가지 역할을 보여줄 수 있으니 어떻게 보면 좋은 기회죠. 이곳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고 다른 드라마 출연의 기회가 생긴다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가늘게 가더라도 제가 너무 좋아하는 연기, 할머니가 될 때까지 하고 싶어요."

사랑과 전쟁2 손유경 김희정 민지영 고부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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