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 3의 한 장면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 3의 한 장면 ⓒ KBS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KBS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의 새 수장이 된 유호진 PD는 12월 1일 시즌3 첫 방송을 앞두고 연 기자간담회에서 프로그램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우리의 장점은 다 고갈됐다"고 말했다.

이미 가볼 곳은 어느 정도 가 봤고, 까나리·고삼차 등 특이한 맛으로 웃음을 유발했던 먹거리도 더 이상 기상천외하지 않다. 멤버들이 모여 여행을 가고, 식사나 잠자리를 걸고 복불복을 하는 <1박2일>의 전개방식 또한 이제는 익숙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 PD의 말은 냉정하게 <1박2일>의 현재를 진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유호진 PD는 "장점이 고갈됐다"는 점에서 <1박2일>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있었다. "프로그램에 수명이 있다고 할 때 우리는 부딪혀야 할 고비를 이미 많이 지나쳤다"며 "보여줄 것이 남은 프로그램은 언젠간 (보여줄 것이) 고갈되겠지만, 우리는 매번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는 당위를 갖고 있다"라고 말한 유 PD는 "'막장'에서 더 파고들어가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장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호진 PD "리얼함 강화하되, 복불복·게임은 계승할 것"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열린 <1박2일> 시즌3 기자간담회에는 유호진 PD와 <해피선데이> 서수민 팀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유호진 PD는 기존 <1박2일>의 장점은 그대로 계승하되, 새로운 인물들 속에서 일어나는 관계의 변화는 조금 더 세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연출 방향을 밝혔다.

먼저 유 PD는 "시즌 1·2에서 멤버들 간의 자연스러운 우정을 리얼하게 보여줬는데, 이러한 부분은 계속해서 가져가고 싶다"며 "이 '리얼함' 때문에 분량에 변수가 생겼을 때 이를 벌충할 수 있는 복불복이나 게임 또한 계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굳이 방송 분량이 보장되는 복불복이나 게임을 버리고 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 3의 유호진 PD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 3의 유호진 PD ⓒ KBS


"리얼함과 예능적인 측면의 균형을 맞추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다만 최근의 트렌드를 보면 '리얼'에 대한 시청자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 같아요. 그래서 시즌3 멤버들 간에 보이는 갈등이나 우정, 세세한 감정의 흐름과 같은 것들을 조금 더 잘 관찰할 수 있는 장치나 구성을 도입하려 합니다."

'디테일'의 힘 또한 강조했다.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1박2일>의 여행을 시청자가 즐겁게 접할 수 있기 위해선, 보다 세세한 상황 설정으로 여행에 몰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 또 유 PD는 새로운 멤버들 자체가 <1박2일>의 새로운 디테일이 될 수 있으리라 내다봤다. 유호진 PD는 "사람이 바뀌고 장소가 바뀌면 그 디테일함으로 프로그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게 정답이냐 아니냐를 떠나 그렇게 해보고 싶다"며 "또 디테일은 편집에서도 나오고 관찰하는 자세에서도 나온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나영석·최재형 PD 등 <1박2일>의 전 연출자들이 공통적으로 해준 이야기가 있어요. 멤버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자발적으로 움직이면 그건 100% 그림이 나온다고요. 여섯 명이 어떤 상황에서 '이건 방송이 아니라 실제 나에게 벌어지는 상황이다'라고 인식하려면 (상황을) 디테일하게 짜야겠죠. 카메라가 켜져 있어서 기뻐하는 게 아니라, 정말 (그 상황이) 재미있어서 기뻐하는 모습이 나온다면, 그런 부분이 좀 더 디테일해 보이지 않을까요."

"시즌3, 새 PD와 새 멤버들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에 초점"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 3의 한 장면

ⓒ KBS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 3의 한 장면

유호진 PD는 "우리나라에는 사계절이 있으니, 계절을 다르게 해 찾아가면 아직 보여줄 것은 많이 남았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외에도 숨겨진 곳들, 지역민만 아는 곳들도 남아 있다. 이런 장소를 찾아내는 것도 멤버들이나 제작진에게는 하나의 미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 KBS


이런 맥락에서 유호진 PD는 이미 <1박2일>을 통해 많은 여행지를 소개한 것도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유 PD는 "같은 여행지를 두 번 가는 사람들도 있지 않나"라며 "여행을 좋아하는 입장에선 누구와 가느냐에 따라 여행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다르니 같은 곳 가도 다른 이벤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 PD는 "우리나라에는 사계절이 있으니, 계절을 다르게 해 찾아가면 아직 보여줄 것은 많이 남았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외에도 숨겨진 곳들, 지역민만 아는 곳들도 남아 있다. 이런 장소를 찾아내는 것도 멤버들이나 제작진에게는 하나의 미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기존 멤버인 차태현과 김종민, 그리고 새 멤버 김주혁·김준호·데프콘·정준영과 함께 하는 <1박2일> 시즌3의 관건은 그 변화를 오래 들여다 보아줄 수 있는 시청자 층을 확보하는 데 있다.

유호진 PD 또한 "(시청자가) 오래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건 필수적이다"라며 "'어떤 상황을 만들어야 그걸 오래 볼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이거나 이상한 상황이 될 수 있을까'는 우리들의 숙제인 것 같다. 이런 부분에 있어선 회의를 계속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유 PD는 "예능에는 드라마처럼 각본이 있어 처음과 끝이 있지 않고 계속해 변화한다"며 "앞으로 그때그때 멤버들이 잘 소화해낼 수 있고, 재미있어 하는 걸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 3의 한 장면

서수민 팀장은 "이 마당에서 잘 놀 수 있는 멤버들로 꾸려진 것 같아 만족한다"며 "시즌3 변화의 중심은 유호진 PD가 키를 잡았다는 것과, 그를 바라보는 6명의 새로운 캐릭터가 <1박2일>이라는 일상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 KBS


한편 이런 유호진 PD의 뒤를 든든히 받치고 있는 것은 <개그콘서트>의 수장에서 <해피선데이>의 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서수민 CP다. 유호진 PD는 "내가 자연이나 게임에 대해 고민을 좀 더 한다면 서수민 CP는 사람에 대해 관찰하고 조언을 해 주신다"며 그의 활약을 전했다.

"유호진 PD가 나오지 말라고 할 때까지 현장에 갈 것"이라며 의욕을 드러낸 서 CP 또한 "바닥부터 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하자고 했다. 이 마당에서 잘 놀 수 있는 멤버들로 꾸려진 것 같아 만족한다"며 "시즌3 변화의 중심은 유호진 PD가 키를 잡았다는 것과, 그를 바라보는 6명의 새로운 캐릭터가 <1박2일>이라는 일상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 CP는 "새 PD와 새 멤버들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달라"고 당부했다.

1박2일 유호진 서수민 정준영 김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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