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사범대를 졸업한 리카(본명 최리사)에게도, 패션모델로 활동했던 지원(본명 전지원)에게도, 액션 배우를 꿈꾸던 송하(본명 김유정)에게도, 또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아율(본명 박서휘)에게도, 드라마 <레인보우 로즈>에 출연했던 라늬(본명 허서영)에게도 그룹 LPG는 운명이자 기회였다.

'3기 LPG'라는 이름으로 한배를 타게 된 이들에게는 각기 다른 꿈도 있었지만, 그래도 "최장수 트로트 그룹이 되겠다"는 하나의 목표가 있었다.

2005년 데뷔한 1기, 2009년 달라진 2기에 이어 3기 LPG는 9명의 멤버로 구성됐다. 큰언니 라희(본명 양희정)와 막내 지은(본명 강지은)의 나이 차도 9살이다. 고등학교 동창인 그룹 미스에스의 보컬 강민희에게 소개를 받고 오디션에 임했다는 리원(본명 이리원)과 대학 동기인 작곡가를 통해 LPG의 노래에 가이드를 녹음하러 갔다 합류하게 된 유주(본명 이희수)는 "처음엔 '트로트 그룹'이라는 점이 가장 걸렸다"고 털어놨다.

"재즈 보컬을 전공하고 있었거든요. (장르가) 너무 달라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마지막으로 한 번 보자'는 생각에 오디션을 봤고, 발탁되고 나서도 계속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때 민희가 '장르가 달라도 음악은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하더라고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이야기였지만, 생각을 많이 바꾸게 됐어요. 차별화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리원)

"가수 활동을 했었어요. 그때는 래퍼였죠. 사실 LPG는 모델 같은 이미지였잖아요. 선입견이 있었어요. 또 트로트를 한다고 하니까 랩도 필요 없을 것 같고요. 그런데 회사 분이 '아이돌 그룹에서 랩하는 것보다 트로트 그룹에서 하는 게 신선하지 않겠냐. 어디에 있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하시더라고요. 멤버들도 마음에 쏙 들었고요."(리카)

"'최장수 트로트 그룹' 수식어 붙었으면 좋겠어요"


타이틀 곡은 '효녀시대'다. 가이드 곡을 녹음했던 유주는 "어떤 가수에게 갈 곡인지는 몰랐고, 제목만 듣고 '소녀시대랑 비슷해서 욕 먹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부르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멤버들 역시 처음에 제목을 듣고 소녀시대가 떠올라서 한동안 의기소침했다고.

라희는 "노래를 듣고, 가사를 보고 나서야 왜 '효녀시대'인지 알게 됐다"면서 "'효녀가 대세다'라는 가사가 특히 재밌다"고 설명했다. 멤버들은 "데뷔 후, 오가는 곳이 연습실 아니면 방송국이라 반응을 실감하지는 못했다"고 했지만, "거리에서 너희 노래가 나오더라"는 지인들의 메시지를 받고 뿌듯했다고 입을 모았다.

9명의 멤버는 현재 원룸 3개에 나눠서 살고 있다. 노래와 춤 동작을 연습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도 이것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LPG는 "한자리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으쌰으쌰'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LPG 1기, 2기와 달라진 3기만의 특징에 대해 "어려졌고, 멤버가 많아지면서 연령대가 다양해졌다"고 설명했지만, 기존에 활동했던 선배들에게 누를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부담도 있을 법했다. 라희는 "하나라도 잘못하면 LPG 전체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연습하고 발전시키려고 한다"면서 "알게 모르게 노력을 많이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후속곡은 '빵야빵야'예요. 앞으로 LPG라는 이름 앞에 '최장수 트로트 그룹'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트로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할 계획이에요. 랩하는 멤버도 있고, 재즈 등을 전공한 멤버도 있으니까 두루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일단 트로트라는 경쟁력을 갖췄으니,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어요. LPG 광고도 꼭 찍고 싶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