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톱스타>에서 '강미나' 역을 맡은 소이현이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톱스타>에서 '강미나' 역을 맡은 소이현이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희훈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사진/이희훈 기자| 부담스러웠다. 두려움을 넘어 무섭기까지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배우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영화 <톱스타>의 시나리오를 받은 배우 소이현은 박중훈 감독의 연출작이라는 말을 듣고 "진짜 그분?"이라고 재차 물었다. 평소 톱스타라고 생각하는 선배 배우였기에 부담감은 더욱 컸다. 그러나 그동안 박중훈이 쌓은 '28년의 영화 경력'이 믿음을 줬다.

소이현은 24일 개봉한 영화 <톱스타>에서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하는 미나 역을 맡았다. 원준(김민준 분)과 태식(엄태웅 분)의 사랑을 모두 차지하는 홍일점이었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소이현은 "미나라는 인물이 매력적인 여자라서 참 좋았다"고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를 회상했다.

7년 만에 영화 나들이..."미나처럼 팜므파탈은 아냐"

  영화 <톱스타>에서 '강미나' 역을 맡은 소이현이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7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소이현은 "드라마보다 영화에 조금 더 책임감이 느껴졌다"면서 "관객이 극장을 찾아 돈을 내고 티켓을 사서 보는 매체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이희훈


드라마 <보석비빔밥> <글로리아> <청담동 앨리스> <후아유> 등에 출연하며 입지를 굳혔지만, 사실 영화는 <중천>(2006) 이후 7년 만이었다. 소이현은 "드라마를 설렁설렁하지는 않지만, 영화는 시간을 내서 돈을 내고 오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조금 더 많이 책임감이 생긴다"면서 "적어도 시간이나 돈을 아깝게 하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오랜 망설임의 이유를 에둘러 전했다.

<톱스타>를 본 이들은 소이현에게 "미나 같은 제작자가 정말 있어요?"라고 묻는다. 극 중 미나는 일에서만큼은 똑 부러진 인물이다. 태식에게 가능성을 보고 "나와 일하지 않을래? 내 작품에 내 배우 쓰는 게 당연하지"라고 당차게 말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미나를 두고 "에너지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소개한 소이현은 "겉으로는 매너와 미소를 갖췄지만 그 안에는 사람을 휘어잡는 카리스마와 결단력을 담았다"고 했다.

"사실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일할 때는 카리스마와 결단력이 있지만, 사랑 앞에서는 무너지기도 하니까요. 일과 사랑을 구분 짓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때도 있고요. 실제 저 역시 미나처럼 배짱은 좀 있는 편이에요. 잘 떨지 않기도 하고요. 하지만 미나처럼 팜므파탈은 아니에요.(웃음) 주변 분들이 '철없는 사내아이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전 좀 허점도 많고 실수도 잘하는 편이에요."

"분량이 작다고요? 딱 제가 원하는 정도였는걸요"

  영화 <톱스타>에서 '강미나' 역을 맡은 소이현이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소이현은 박중훈 감독에 대해 "풍문으로 들었던 것처럼 무서운 선배가 아니라, 큰 소리 한 번 내지 않는 감독이었다"며 "화내지 않고도 기분 좋게 일하는 방법을 아시는 분"이라고 평했다. ⓒ 이희훈


"박중훈 선배와 함께하면 뭔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는 소이현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톱스타>를 찍으며 박중훈 감독의 노하우와 연기, 마음가짐 등을 많이 배웠다고. 박중훈과 이번에 처음 인연을 맺은 소이현은 "스크린 연기를 누구보다 잘 아신다"면서 "난 영화를 오랜만에 해서 어색했는데, 감독님은 큰 화면에서 부담스럽지 않게 몰입하게 하는 눈빛이나 움직임을 잘 아신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촬영 현장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박중훈은 소이현이 "풍문으로 들었던" 무서운 선배가 아니라, 큰 소리 한 번 내지 않는 감독이었다. 박중훈을 "화내지 않고도 기분 좋게 일하는 방법을 아시는 분"이라고 칭한 소이현은 "미나의 출연 분량이 많지 않은데다 촬영 회차도 짧았다"면서 "박중훈 감독님과 더 해보고 싶다. 다음에도 불러주신다면 당연히 출연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화를 28년 동안 하셨으니까 사실 신인 감독이라고 칭하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어요. 누구보다 영화를 잘 아시니까요. 어떤 신인 감독이 저렇게 찍을 수 있을까요. 그분만의 디테일한 '톱스타' 이야기가 담겼잖아요. 굉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전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딱 제가 원했던 정도였어요. 오랜만에 영화를 하기 때문에 차근차근 하고 싶었거든요. 나오지 않아도 존재감이 드러나는 인물이랄까요? '작은' 역할이 아니라 '좋은' 역할이었던 것 같아요."

소이현은 쉬는 날 뭐할까? "청소도 하고, 술도 마시고"

  영화 <톱스타>에서 '강미나' 역을 맡은 소이현이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소이현은 앞으로 또 다른 도전을 꿈꾼다. 바로 MC다. <섹션TV 연예통신>의 안방마님인 그는 "조금 더 연륜이 쌓였을 때, 토크쇼 MC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 이희훈


그의 겉모습만 보는 이들은 소이현이 차가운 새침데기일 거라고 생각한다. 속상할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나를 구멍으로 보지 않아서, 물로 보지 않아서 좋다"는 소이현은 "나의 구멍이 이미지로 메꿔지는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촬영을 쉬는 날이면 온종일 청소하고 집을 꾸미고 술도 마시는 '집순이'라고. 소이현은 "그나마 외출하는 건 옷을 구경하러 가기 위해서다. 옷을 좋아해서 뭐가 있는지 보러 간다"고 덧붙였다.

10년 넘게 연기했지만, 소이현은 배우로서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더 많다고 생각한다. "만약 다른 기회가 있었어도 배우를 했을 것"이라고 말한 소이현은 "아직도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잘할 수 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하고 좋다"고 했다. 얼굴이 알려지면서 가끔은 불편할 때도 있지만, 그 불편함을 이길 만큼 연기가 좋다고. 그는 "앞으로 사이코패스나 바보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기뿐만 아니라 MBC <섹션TV 연예통신> MC도 맡고 있는데요. 진행자도 정말 매력 있어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참 좋아요. 시청자와 공감할 수 있으니까요. 나중에 나이가 더 들고 내공이 쌓이면 전문 MC도 하고 싶어요. 생방송 울렁증이요? 다행히 제가 어렸을 때 KBS 2TV <뮤직뱅크> MC를 1년 정도 했거든요. 그때 적응해서 울렁증은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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