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와 tvN이 각각 야심차게 선보인 예능 <바라던 바다>와 <우도주막>이 좀처럼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각각 포항과 제주도 해변을 배경으로 라이브바와 숙박시설을 차린 연예인들이 일반인 손님을 상대하는 내용이 큰 틀을 잡은 이들 예능은 이동욱, 이지아, 김고은(이상 '바라던 바다'), 김희선('우도주막') 등 특급 스타들을 전면에 내세워 방영 이전부터 관심을 이끌었다.  

​하지만 막상 첫회가 방영된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영 신통찮은 편이다. 1%대에 그치는 시청률 뿐만 아니라 이렇다한 화제몰이도 발견하기 어려울 만큼 두 예능은 마치 평행선을 달리듯 동반 부진의 늪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호화 출연진과 멋진 풍경이 화면을 장식하는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담고 있지만 정작 시청자들은 채널 선택에서 이들 프로그램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저것 합쳐봤지만... 시너지 효과는 어디에?
   
​<바라던 바다>와 <우도주막>은 눈길 가는 스타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와 대비되는 치명적 약점을 지녔다. 우리들에게 익숙한 기존 예능의 그림자가 바로 그것이다. 유명 연예인들이 식당을 차리고 일반인들을 상대하는 모습은 이미 <윤식당> <강식당> <현지에서 먹힐까> 등 다양한 쿡방 기반 예능으로 친숙한 그림이다.  자연히 사람들은 비슷한 소재를 지닌 후발 주자 예능에 대해 좀 더 엄격한 잣대를 내밀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럴 경우, 제작진들은 회심의 카드라고 부를 만한 나름의 비책을 자신들의 작품에 덧붙이기 마련이다.  <바라던 바다>에선 기존 <비긴 어게인> 시리즈를 만든 경험을 살려 가수들의 공연을 접목시켰고 <우도주막>에선 확실한 웃음을 보장하는 전문 예능인(탁재훈, 문세윤)과 배우(김희선, 유태오)라는 대비되는 직군의 출연진이 요리 뿐만 아니라 신혼부부를 위한 인생 카운슬링에도 나서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결합의 결과가 예상과는 다르게 표출된다는 점이다. 식당 운영하기도 벅찬 마당에 노래도 불러야 하고 수중 환경 보호 작업에도 나선다. ('바라던 바다') 각기 다른 요소가 하나로 잘 버무려졌다면 좋았겠지만 매회 따로 겉도는 내용으로 화면에 비춰지는 것이다. 혹자는 이를 두고 '이원 생중계'라는 표현으로 질책을 가한다. 제주도에선 주막 대장 김희선의 실수 투성이 운영기와 멤버들의 고군분투가 이어지지만 단발성 웃음을 유발하는 데 그칠 뿐 더 이상의 재미로 연결되는 데는 한계에 봉착한다. ('우도주막')

인기 예능의 필수 요소, 케미와 캐릭터 부재
   
​<바라던 바다> <우도주막>에선 또 다른 공통점이 목격된다. 바로 멤버간의 유기적 관계, 이른바 케미의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서로가 힘을 합쳐 공동의 목표를 행해 고생한다는 느낌을 이들 예능에선 딱히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요령 피우는 출연진 없이 각자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긴 하지만 하나로 결합되기 보단 파편화된 구성으로 화면을 채우기 일수다. 

<윤식당> <윤스테이>가 예능에 서툰 배우 중심으로 구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성공을 거뒀고 비록 요리엔 능숙하지 못하지만 웃음 만들기 만큼은 그 누구보다 강했던 <신서유기>의 스핀오프 <강식당> 시리즈도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과 비교하면 후발주자 예능으로선 이들에 견줄 만한 멤버들의 케미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인기 예능에 필수 요소인 출연자들의 캐릭터 마련도 잘 이뤄지지 못하는 결함을 노출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야기한 데엔 윤종신과 이지아('바라던 바다'), 문세윤과 카이('우도주막') 등 고정 멤버들이 개인 일정을 이유로 일부 방영분에서 자리를 비우게 된 점도 한몫을 차지한다. 이렇다보니 업소 운영에서도 시행착오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출연진 사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시행착오 만회할 시간이 없다... 탄탄한 기획의 중요성
   
​1~2주에 한 번씩 고정 촬영이 이뤄지는 일반적인 스튜디오 예능이라면 방영 초반의 시청자 반응을 토대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거나 아예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180도 바꾸는 등 적극적인 변화의 노력을 가미하곤 한다. 시행착오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어느 정도 보장이 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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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라던 바다> <우도주막> 처럼 장거리 이동과 장시간 촬영이 동반되는 야외 예능이라면 사정이 전혀 다르다. 1~2화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시정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 없이 한 개의 시즌이 금세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풍성한 밑재료는 갖췄지만 어떻게 조리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바라던 바다> <우도주막>은 결정적인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탄탄한 초기 설계와 기획의 부재가 예능의 인기를 어떻게 좌우하게 되는지를 몸소 보여주면서 한 주 한 주를 그냥 흘려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간다면 방송 초기의 패착을 만회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마저도 한순간에 사라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