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5연승 도전이 좌절되었다. 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9로 역전패했다. 8일 경기는 졸전이었다. KIA 타선은 무려 4개의 병살타를 남발했다. 1회초 무사 1루에서 버나디나의 6-3 병살타를 시작으로 3회초, 7회초, 8회초에 병살타가 나왔다.

'한 경기 병살타 3개면 패배'라는 야구 속설보다 병살타 1개가 더 많았다. 올시즌 KIA는 무려 71개의 병살타로 이 부문에서 압도적으로 리그 1위다. (2위 롯데 55개)

 깜짝 엔트리 변경을 단행한 8일, 연승이 중단된 KIA의 김기태 감독

깜짝 엔트리 변경을 단행한 8일, 연승이 중단된 KIA의 김기태 감독 ⓒ KIA 타이거즈


선발 윤석민은 4.1이닝 8피안타 1피홈런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KIA가 1-0으로 앞선 3회말까지 무실점 순항했지만 4회말 이닝 시작과 함께 3연속 피안타 직후 번즈에 역전 만루 홈런을 얻어맞았다.

윤석민은 2년만의 1군 복귀 후 2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10.00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1.103으로 난타 당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0km/h대 초반에 그치는 그를 선발투수로 기용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을 남겼다.

KIA는 지난 3일 1위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11-10 극적인 연장전 끝내기 승리를 거둔 뒤 4연승을 질주했다. kt 위즈를 상대로 한 원정 3연전을 싹쓸이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는 듯 했다. 하지만 8위 롯데를 상대로 완패를 당하며 다시 5할 승률 유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8일 2군으로 보직 이동된 KIA 이대진 코치

8일 2군으로 보직 이동된 KIA 이대진 코치 ⓒ KIA 타이거즈


이날 경기 패배는 경기 전 발표된 엔트리 변경부터 예견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를 앞두고 KIA는 이대진 투수 코치를 1군에서 말소하고 서재응 1군 불펜 투수 코치를 1군 메인 투수 코치로 임명했다. 1군 불펜 투수 코치는 2군에서 올라온 신동수 코치에게 맡겼다.

이대진 코치의 갑작스런 2군행은 석연치 않다. 2014년 친정팀 KIA로 돌아온 그가 투수 육성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그가 투수진 지도를 맡은 뒤 선발과 불펜을 통틀어 1군에 안착한 투수 유망주가 드물었다. 지난해 KIA는 통합 우승에 성공했지만 불펜의 약점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4연승 도중에 단행된 투수 코치 교체는 너무도 뜬금없다. 시즌 도중 팀 성적이 나쁠 때의 코치 교체는 납득할 수 있지만 연승 기간에는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설왕설래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베테랑 임창용(좌측)과 정성훈 (사진 : KIA 타이거즈)

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베테랑 임창용(좌측)과 정성훈 (사진 : KIA 타이거즈) ⓒ KIA 타이거즈


베테랑 임창용과 정성훈도 동시에 1군에서 말소되었다. 김세현의 극심한 부진 속에서 만 42세의 임창용은 멀티이닝 소화도 마다하지 않고 뒷문을 지켜왔다. 마무리 임창용의 갑작스러운 말소에 대해 감독은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이에 대한 의문이 일자 어깨의 담 때문이라는 KIA 구단 관계자의 해명이 나왔다.

하지만 큰 부상이 아님에도 1군에서 상황을 며칠 동안 지켜보지 않고 곧바로 2군행 지시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베테랑이 1군과 동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임창용은 그렇지도 않았다.

정성훈의 1군 말소는 '휴식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6월 들어 5경기 출전에 10타석 소화에 그쳤다. 휴식이 필요할 만큼 꾸준히 경기에 나선 상태는 아니다.

▲ 6월 8일 KBO리그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6월 8일 KBO리그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6월 8일 KBO리그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임창용과 정성훈을 대신해 1군에 등록된 선수는 유민상과 홍건희다. 하지만 유민상은 이날 함평에서 치러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퓨처스 경기에서 1타석을 소화한 뒤 1군에 호출되어 부랴부랴 부산으로 이동했다. 유민상을 포함한 엔트리 변화 전체가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김기태 감독은 이른바 '동행 야구'를 기치로 내세워 나이와 상관없이 실력있는 베테랑들을 중용하며 선수단을 장악, KIA 부임 이후 3시즌만에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하지만 스스로 팀을 떠났던 LG 감독 시절 부터 그의 팀 운영이나 행보는 수치로 보여지는 기록이나 확실한 원칙보다는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감'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급작스러웠던 이번 엔트리 변화 또한 김기태 감독 특유의 성향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게다가 베테랑에 대한 '동행'마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KIA는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내부의 흔들림이 지속된다면 통합우승 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2010년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관련 기사] [견제구] '연패 자초' KIA 벤치, '감'야구로는 안된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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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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