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대기획 <황금의 제국>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이현진, 류승수, 윤승아, 장신영, 이요원, 고수, 손현주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황금의 제국>은 1990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 경제사 격동의 20년을 배경으로 청년 장태주(고수 분)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씨줄로, 굴지의 재벌 성진그룹의 가족사와 후계 다툼을 날줄로 삼아 장쾌하고 비극적인 현대판 서사 영웅담을 그린 작품이다.

2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대기획 <황금의 제국>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이현진, 류승수, 윤승아, 장신영, 이요원, 고수, 손현주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황금의 제국> 발표회 날인데 <추적자> 얘기를 더 많이 하네요."

배우 고수의 말처럼, SBS 새 월화드라마 <황금의 제국>(극본 박경수·연출 조남국)의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추적자'였다. 사실, <황금의 제국>에 그토록 많은 눈이 쏠리는 이유도 바로 이 '추적자' 때문. 지난해 손현주·김상중·박근형 주연으로 방송됐던 <추적자>는 배우들의 열연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 그리고 이를 관통하는 묵직한 주제의식으로 시청자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이 같은 반응에 SBS는 재빨리 <추적자>의 박경수 작가와 조남국 PD를 앞세운 <황금의 제국> 기획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황금의 제국>은 다시 한 번 <추적자>의 영광을 이을 기대작으로 급부상했고, <추적자>에 출연했던 손현주와 박근형·류승수·장신영에 더해 고수와 이요원이 합류하며 '막강 라인업'을 완성했다. 그 <황금의 제국>이 25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 뚜껑을 열었다. <추적자> 스러우면서도 <추적자> 스럽지 않았던 <황금의 제국>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까.

<추적자>스러운 <황금의 제국>? 무거운 주제의식과 탄탄한 만듦새

  2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대기획 <황금의 제국> 제작발표회에서 최민재 역의 배우 손현주가 장태주 역의 배우 고수를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대기획 <황금의 제국> 제작발표회에서 최민재 역의 배우 손현주가 장태주 역의 배우 고수를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 이정민


 2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대기획 <황금의 제국> 제작발표회에서 최민재 역의 배우 손현주가 장태주 역의 배우 고수의 이마에 묻은 잡티를 떼주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대기획 <황금의 제국> 제작발표회에서 최민재 역의 배우 손현주가 장태주 역의 배우 고수의 이마에 묻은 잡티를 떼주고 있다. ⓒ 이정민


<황금의 제국>에서 <추적자>를 연상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가볍게 넘겨볼 수만은 없는 작품 속 주제의식 때문이다. '정의'를 이야기 했던 <추적자>에 이어, <황금의 제국>은 거대 기업을 무대로 하고, 그 제국을 지배하려는 자들의 피 튀기는 싸움을 그리며 인간 본연의 욕망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황금의 제국>의 이현직 EP 역시 "가벼운 작품은 아니다. 무게 있고 진정성 있는 주제와 스토리를 담고 있다"며 "깊이 있고 오래 남을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 주제의식에 다가서는 방법 역시 <추적자>와 비슷하다. 거대한 힘 앞에 모든 것을 잃은 한 남자를 놓고, 그가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는 것. 가난 때문에 치욕을 맛봐야 했던 소시민의 아들 장태주(고수 분)는 권력 앞에서 억울함을 견뎌야 했던 백홍석(손현주 분)의 데칼코마니와도 같다. 이를 두고 고수는 "욕망이나 야망이라는 것이 굉장히 거창해 보이지만, 글을 보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큰 이야기를 표현해내려는 것 같다"며 "소시민적인 생활 모습 그대로를 담으면서 어려울 수도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열연은 극의 무게감을 더할 전망이다. 조폭 출신의 부동산 디벨로퍼로 장태주와 운명을 함께 하는 조필두 역의 류승수는 "이상하게도 조남국 PD의 작품에서는 배우들이 연기를 살벌하게 한다"며 "하면서도 '연기 서바이벌' 같은 느낌"이라고 귀띔했다. 고수와 이요원 역시 입을 모아 "현장에 가면 저절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2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대기획 <황금의 제국> 제작발표회에서 조필두 역의 배우 류승수와 윤설희 역의 배우 장신영, 최민재 역의 배우 손현주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대기획 <황금의 제국> 제작발표회에서 조필두 역의 배우 류승수와 윤설희 역의 배우 장신영, 최민재 역의 배우 손현주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이 같은 분위기는 조남국 PD를 필두로 한 <추적자> 출신 스태프들이 다시 한 번 합을 맞췄기 때문. 고수는 "스태프들이 모두 한 번씩 호흡을 맞춰봐서 그런지 한 팀같은 느낌"이라고 말했고, 류승수는 "<추적자>도 그렇지만 <황금의 제국>도 현장 스피드가 빠르다"며 "특히 PD님이 배우들을 아주 아껴서, 차가 전복되는 위험한 장면을 찍을 땐 스태프나 배우·스턴트맨이 다칠까봐 촬영이 끝날 때까지 식사도 못 하셨을 정도"라고 말했다.

힘이 넘치는 박경수 작가의 '글발'도 여전한 듯하다. 배우들이 "박경수 작가의 대본만 철저하게 익히고 연기한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온화한 얼굴 속에 야심을 감추고 있는 최민재 역의 배우 손현주는 이를 두고 "숙제를 따로 안 해도 될 정도"라고 표현했다. 미모의 부동산 컨설턴트 윤설희 역을 맡은 배우 장신영과 강태주의 동생 장희주 역의 배우 윤승아도 "PD님이 '대본 안에 모든 게 다 있다'고 해 여러번 읽으며 숙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추적자>스럽지 않은 <황금의 제국>? 새 옷 입는 배우들, 과연 결과는

"물론 <추적자> 때의 스태프들이 다 함께하다 보니 부담은 됩니다. 하지만 <추적자>와 <황금의 제국>은 전혀 다른 드라마에요. 아마 1회부터 달라 보일 겁니다. <추적자> 때의 느낌을 완전히 없애버리고 촬영하고 있습니다." (손현주)

손현주의 이 같은 자신감엔 이유가 있다. 완전히 새 옷을 입을 배우들의 모습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 일단 손현주는 "<황금의 제국>은 인간의 욕망, 그 끝이 어디인가에 대한 이야기"라며 "<추적자> 때는 대단히 착한 역이었지만 이번엔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금의 제국>이 아니라면 언제 한 번 재벌 역할을 해 보겠나"라며 "이번에 처음 하는데, 해 보니 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추적자>에서 '훈남'의 매력을 뽐냈던 류승수의 캐릭터도 달라졌다. "외모로 봤을 땐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한 류승수는 "의외의 역에 작가님과 PD님이 불러 주셨다"며 "평상시 거울을 보면서 나빠 보이는 표정을 많이 연습하고 있다"는 말로 극중 활약을 예고했다.

 2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대기획 <황금의 제국> 제작발표회에서 최서윤 역의 배우 이요원이 브이자를 그리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대기획 <황금의 제국> 제작발표회에서 최서윤 역의 배우 이요원이 브이자를 그리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2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대기획 <황금의 제국> 제작발표회에서 최성재 역의 배우 이현진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대기획 <황금의 제국> 제작발표회에서 최성재 역의 배우 이현진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추적자> 출신이 아닌 배우들에게도 '변화'는 유효하다. 세파 속에서 점점 자신의 욕망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게 되는 재벌가의 딸 최서윤을 연기할 이요원은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라 매력적이었다"며 "내가 갖고 있는 단점을 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쉽지 않은 작품이지만 노력해서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고수 역시 욕망이 들끓는 싸움터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는 장태주 역에 흠뻑 젖어 있는 모습이다. "장태주라는 인물을 통해 시청자가 돈과 성공에 대해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 그는 "원래 내가 취하는 것보다는 남에게 양보하는 걸 좋아했는데, 이 역할을 하면서는 왠지 뺏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돈을 많이 버는 게 인생에서 정말 성공한 삶인 것인지, 돈없이 행복한 게 성공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드라마를 보는 분들이 함께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폴더 인사'를 통해 작품에 임하는 자세를 드러내기도 한 배우 이현진도 "야누스 같은 역할을 해 보고 싶었다"며 눈빛을 빛냈다. 그가 맡은 역할은 최서윤의 둘도 없는 동생이었지만, 후계에 대한 욕망 때문에 점차 변화하는 최성재. 이현진은 "시놉시스를 보면 '천사의 얼굴을 한 악마'라고 되어 있다"며 "집안의 무서운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역할이니, 잔잔한 우리 집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지켜봐 달라"는 말로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한편 <황금의 제국>은 1990년대부터 2010년까지 한국 경제사에 일어났던 굵직한 사건들을 통해 인간의 돈과 성공에 대한 욕망,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그리는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후속으로 오는 7월 1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황금의 제국 손현주 고수 이요원 류승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