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나이' 리얼을 표방하는 이 예능이 화제 속에 나날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진짜 사나이' 리얼을 표방하는 이 예능이 화제 속에 나날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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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 '군대', '군인'이란 평범한 우리의 일상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기 일쑤였다. 군 생활은 군 전역자들의 체험기를 통해, 혹은 군대의 일방적인 보도자료에 의해서나 조금씩 엿볼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리얼을 표방한 예능프로그램 MBC <일밤-진짜 사나이>(이하 <진짜 사나이>)가 그 생각의 틀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인식의 전환과 더불어 인기와 화제를 동시에 몰고 다니는 예능이 된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군인, 별세계가 아닌 바로 우리 곁의 사람들

"여기 사람 타는 곳 아니네!" 군인들이 잔뜩 탄 열차 칸에 잘못 올라선 사람들이 서둘러 내리면서 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군인은 사람이 아니란 말인가! 그러나 그것에는 비하의 의도보다는 군인들이 세상과는 동떨어진 별개의 집단이라는 평상시의 생각이 담긴, 조금은 배타적인 느낌이 엿보인다.

지극히 예외적인 일부(?)의 사람들을 제외하고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어김없이 가야하는 곳, 그곳이 군대다. 우리와는 무관한 일처럼 보이지만, 사실 군 입대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일가친척, 친구, 사돈의 팔촌까지 더듬는다면 연관되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 생활이란 우리의 실생활과는 별반 연관성이 없는 일들로 여겨져 왔다.

<진짜 사나이>의 미덕은 그러한 인식을 보기 좋게 깨뜨림과 동시에, 인생의 가장 좋은 날들, 활짝 피는 시기를 국방의 의무로 보내고 있는 우리의 젊은이들에 대한 안쓰러움, 고마움의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는 데 있다. 그것은 베일에 싸여있던 그들의 실생활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게 됨으로써 가능했다. 

군대의 실상 잘 드러내 친근함 주는 예능

'진짜 사나이' 분단현실에서 우리의 젊은이들의 수고로움을 무엇으로 다 말할 수 있으랴

▲ '진짜 사나이' 분단현실에서 우리의 젊은이들의 수고로움을 무엇으로 다 말할 수 있으랴 ⓒ MBC


<진짜 사나이>가 현재 큰 화제를 몰고 다니는 것은 아주 뜻밖의 일은 아니다. 군대에 관한 방송도 잘만 만든다면 감동과 인기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바 있다. 군인 아들과 엄마의 상봉, 모성애를 자극하며 시청자들을 울렸던 MBC의 예전 프로그램 <우정의 무대>는 그 대표 격. 당시 그 인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는데, '엄마가 보고플 때..'로 시작되는 배경음악은 아직도 그 아스라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가 되곤 한다.

그러나 아무리 모자간의 상봉이 감동적이어도, 많은 장면들이 아무리 눈물콧물을 부르는 것이었어도 군대이야기는 여전히 '남'의 일일 뿐이었다. 그것은 어쩌면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를 들려주던 '이산가족 상봉'의 애달픈 사연들을 보며 눈물을 훔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것이 군 입대든 뭐든 가족 간의 생이별, 그리고 극적 상봉은 늘 슬픈 법이니까.

그렇게 느끼게 되는 것에는 애달픈 사연들이 지극히 개인적이며 지엽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에도 이유가 있다. 만남이 감동적이려면 사연이 필요했고, 주인공들의 삶이 고되고 험난할수록 그만큼 감동의 폭도 커졌다. 그러나 그 구구절절한 개인적 사연들은 군 생활과 전쟁 등을 겪지 않은 세대에게서 동병상련보다는 감정이입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그 임무를 마쳤다.

그런데 <진짜 사나이>, 이건 조금 다르다. 마치 우리가 논산훈련소로 입소하는 듯, 백마부대나 화룡대대의 일원인 것처럼 함께 긴장하고, 함께 흥분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개개의 '사연'에 더해, 군인의 '실생활'(물론 100% '리얼'이라고는 하기는 어렵겠지만)까지도 비교적 낱낱이 보여줌으로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하여 멤버들이 훈련을 마치고 전출신고를 하며 흘리는 눈물은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도 진한 감동을 전한다. 그것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그들의 혹독한 훈련과정, 선임과 후임의 우정과 오해, 그리고 화해의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 불문 '아저씨', 자세히 보면 '어린 사람들'

까까머리 군인들, 그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대부분 '군인 아저씨께.'라고 시작하는 편지를 받는다. 그러나 이병 샘 해밍턴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우리 아가, 샘'을 언급했다. 무심코 그렇게 아저씨라 불리던 사람들은 자세히 보니 아직 솜털도 보송보송한 젊은이들,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아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누군가의 희생에 의해 나라의 평화가 유지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서글픈 일이다. 그러나 어쩌랴. 부정하고 싶어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우리의 현실인 것을. <진짜 사나이>의 또 다른 미덕은 우리의 젊은이들이 맞닥뜨려야만 하는 그 어려운 상황을 모두가 잊지 않게 해주는 데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도 많은 부대가 멤버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기존 멤버였던 미르가 하차하고, 장혁, 박형식 등 새 멤버들이 합류한다. 다음 주부터는 보다 혹독한 유격훈련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재입대하는 그들의 활기찬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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