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친구들>이 출범 두 달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맨발의 친구들>이 출범 두 달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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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이하 <맨발의 친구들>)이 확 바뀌었다. 논란이 됐던 해외 촬영을 포기하고 무대를 국내로 바꿨다. 이제 국내로 들어온 <맨발의 친구들>이 얼마나 의미 있는 상승세를 일궈내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연 <맨발의 친구들>은 강력한 경쟁작인 MBC <아빠 어디가>에 대항할 만한 상승 동력을 꾸려낼까?

'맨발의 친구들', 국내 복귀 어땠나

<맨발의 친구들>이 베트남, 인도네시아 촬영을 끝으로 국내로 배경을 옮긴 것은 왜일까? 일부 시청자는 "왜 굳이 해외로 나가는지 모르겠다"라며 명분없는 해외로케라고 비판했다.이런 와중에 멤버의 캐릭터 역시 실종됐고,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데 급급한 나머지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또한 말이 통하지 않는 해외 촬영은 강호동을 비롯한 멤버들의 활동을 제약하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야외 버라이어티에서 강호동이 빛을 발하는 이유는 거리낌 없이 일반인들과 어울리며 소소한 웃음을 만들어 내기 때문인데, 해외에서는 이러한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강호동 특유의 친화력과 유쾌함은 사라지고 의미 없는 땀만 흘린 셈이다.

시청자로서 걱정할 부분은 아니지만 빠듯한 스케줄과 제작비 문제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스케줄이나 제작비야 시청률이 제대로 나온다면 걱정할 게 아니지만 나름 해외 촬영이 압박으로 작용했을 게 뻔하다.

이러한 일련의 이유로 인해 <맨발의 친구들>은 해외 촬영을 접고(?) 무대를 국내로 옮겼다. 2일 방송된 <맨발의 친구들>은 의미 없는 노동 대신 '여행'과 '놀이'를 콘셉트로 잡았다. 멤버의 집을 찾아가 팀별 게임을 진행하는 등 예전과는 확실히 다르게 진행됐다.  큰 스케일 대신 소소한 재미를 만들어 나감으로써 시청자들과의 심리적 거리를 한층 좁혔다.

가수 이효리를 첫 번째 게스트로 캐스팅 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효리는 강호동과의 신경전을 통해 의외의 웃음을 만들어 냈을 뿐 아니라, 적재적소의 멘트로 부드러운 프로그램 진행을 돕는 등 예능 베테랑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맨발의 친구들> 게스트로 출연한 이효리는 분위기를 한결 편하게 만들며 베테랑의 면모를 뽐냈다.

<맨발의 친구들> 게스트로 출연한 이효리는 분위기를 한결 편하게 만들며 베테랑의 면모를 뽐냈다. ⓒ SBS


'맨발의 친구들', 상승 동력 찾을까

분위기도 해외 촬영 때보다 훨씬 좋다. 누구보다 멤버들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해외에서 어딘지 모르게 뻘쭘하고 어색해 보였던 멤버들이 '말이 통하는' 국내로 들어오면서 한결 마음의 짐을 덜어낸 모양새다. 특히 강호동이 그렇다. 땀은 덜 흘리는 대신 여러 상황들과 대화 속에서 충분한 재미를 찾아낼 수 있게 됐다. 이제야 예능 프로그램다운 면모를 갖춘 셈이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멤버들의 캐릭터를 발굴하고 인물들간의 관계를 형성하고자 노력한 것은 훌륭한 시도다. <맨발의 친구들>은 8명의 멤버들이 얽히고설킨 '캐릭터 쇼'로 진행될 때 웃음도 배가되는 형식이다. 강호동과 장혁재 PD가 이 분야의 베테랑들인 만큼 주도면밀한 기획과 촘촘한 설정만 뒷받침 된다면 충분히 흥미로운 캐릭터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해결해야 될 문제도 있다. 우선 진행이 너무 늘어진다는 점이다. 한 번 촬영해서 3~4회 분량으로 편집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보인다. 2일자 방송분에서 사연 있는 동물 묘사 게임의 경우 신선했으나 너무 길게 보여주다 보니 재미는 오히려 떨어졌다.

멤버들의 적극성도 요구된다. <맨발의 친구들>에서 제 역할을 하는 인물은 강호동, 유세윤, 김현중 정도다.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는 시기이기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하지만 멤버들의 과감하고 적극적인 프로그램 참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프로그램의 정체성도 보다 명확해져야 한다. <맨발의 친구들>의 가장 큰 약점은 기획의도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국민 예능이라고 불렸던 예능 프로그램들의 공통점은 도전이면 도전, 여행이면 여행 등 자신들의 콘셉트와 메시지를 시청자에게 정확히 전달했다는 것이다. <맨발의 친구들> 또한 이런 점을 확실히 해줘야 보는 재미가 살아나게 된다.

이제 모든 것은 <맨발의 친구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방송 두 달 만에 형식을 완전히 바꾼 <맨발의 친구들>은 과연 자신들의 장점은 최대한 살리고, 단점은 줄여 나가면서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맨발의 친구들>이 9회말 역전 만루 홈런을 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맨발의 친구들 강호동 장혁재 PD 이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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