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방의 선물 영화와 드라마의 두 절대강자 <7번방의 선물>과 <내 딸 서영이>는 우연찮게도 다루는 소재가 평행이론을 달리고 있다. 바로 아빠의 ‘부성애’라는 점이다.

▲ 7번방의 선물 영화와 드라마의 두 절대강자 <7번방의 선물>과 <내 딸 서영이>는 우연찮게도 다루는 소재가 평행이론을 달리고 있다. 바로 아빠의 ‘부성애’라는 점이다. ⓒ (주)화인웍스, (주)CL엔터테인먼트


<베를린>에서 가장 잘 나가는 표종성(하정우 분)도 막지 못하는 강자가 있다. 지금 흥행 강자인 <7번방의 선물>이다. 동물 신파로 두 번 고배를 마신 이환경 감독이 이번에는 사람을 신파로 소재 삼더니 그야말로 파죽지세. 천만관객을 넘는 올해 최초의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드라마에서도 마의 30%를 넘어 시청률 50%에 도전하는 절대강자가 있다. <내 딸 서영이>다. 30%라는 시청률은 드라마에 있어 마의 진입장벽인데 <내 딸 서영이>는 30%를 훌쩍 뛰어넘어 평균 시청률 40%를 상회하는 드라마다.

한데 영화와 드라마의 두 절대강자 <7번방의 선물>과 <내 딸 서영이>는 우연찮게도 다루는 소재가 평행을 이루며 달리고 있다. 바로 '부성애'라는 점이다.

<7번방의 선물> 현실 가장한, 부성애 판타지 영화

우선 <7번방의 선물> 속 용구(류승룡 분)는 지적으로는 장애를 겪지만 어린 딸을 위한 부성애만큼은 정상인 그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애틋한 딸 바보다.

바깥에서 정상적으로 자라야 할 딸을 감옥으로 끌어들인다는 건 역설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아빠 용구가 있는 감방이 어린 딸에게는 최적의 보금자리라는 역설이다. 아빠가 감옥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세상은 용구의 딸에게 의미 있는 세상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무미건조한 세상이 되고 만다. 여기서 역설이 발생한다. 아빠가 있는 감옥은 용구의 딸에게 있어 '천국'이지만 아빠 없는 저 바깥세상은 무미건조한 '연옥'이 되고 마는 역설 말이다.

<7번방의 선물>은 리얼리즘을 가장한 부성애 판타지 영화다. 감옥 안 죄수들은 처음에는 용구에게 적대적인 것 같지만 용구와 그의 어린 딸을 위해 헌신을 아끼지 않는다, 교도소장 정진영 역시 용구와 그의 딸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쓰는 판타지적 존재에 다름 아니다. 심지어는 악질 죄수인 박상면조차 용구를 위해 팔을 걷어붙인다. 교소소장 및 죄수들은 용구의 부성애를 조력하기 위해 최대한으로 배치된 판타지적 설정의 캐릭터다.

그에 반해 국가 권력은 용구와 그의 딸 사이를 가로막는 방해물로 변형된다. 용구가 경찰청장의 사적 복수심에 무력하게 무릎 꿇는 것도 따지고 보면 용구의 변형된 부성애와 다름 아니다. 관객은 바보 아빠의 한없는 부성애에 감동해서, 용구의 딸이 나중에 아버지가 왜 무죄일 수밖에 없는가를 증명하는 장면에서 손수건을 꺼내들 수밖에 없다.

내 딸 서영이 <내 딸 서영이>는 아버지가 인생의 태클인 줄로만 알았던 딸 이서영(이보영 분)의 참회기로 변모하고 있다.

▲ 내 딸 서영이 <내 딸 서영이>는 아버지가 인생의 태클인 줄로만 알았던 딸 이서영(이보영 분)의 참회기로 변모하고 있다. ⓒ KBS


<내 딸 서영이> 아버지의 참회기를 통해 왜곡된 부성애 바로잡기

<내 딸 서영이>는 아버지가 인생의 태클인 줄로만 알았던 딸 이서영(이보영 분)의 참회기로 변모하고 있다. 이 드라마가 처음 전개될 때에는 '결과'는 있되 과정이 없는 드라마였다. 즉, 아버지 이삼재(천호진 분)가 어머니의 죽음에 간접적인 원인 제공자라는 것 때문에 아버지를 그토록 증오하고 미워하나 하는 의구심은 가질 수 있지만 아버지 이삼재가 가족에게 왜 민폐덩어리일 수밖에 없었나 하는 점은 초반에 드러나지 않고 드라마의 전개 과정 중에 밝혀진다.

<내 딸 서영이>가 딸의 참회기로 변하는 지점은 아버지의 사랑을 회상을 통해 깨닫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제목이 '서영이'가 아니라 '내 딸'이라는 접두어가 붙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딸이 주체가 아니라 아버지가 주체라는 걸 보여주는 드라마 제목이다. 마지막 회에 가까워질수록 이 드라마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별모양 뽑기를 만들어준 점, 그 힘든 등산을 서영이에게 왜 시켰는가 하는 점 등을 서영이가 되돌아보며 아버지가 그 옛날 자신에게 베풀던 사랑을 반추하게끔 만든다.

학교를 중퇴하고 동생의 학비를 대주게 만든 인생의 태클이 아버지라는 정서가 드라마 전반부에 강했다면 후반 들어서는 새사람이 된 아버지를 향한 속사랑을 딸이 깨닫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시청률 및 관객동원 1위를 달리는 영화와 드라마 모두 부성애를 소재로 다루는 중이다.

아빠 어디가 죽어가던 한 예능 프로그램이 가족주의, 그 가운데서도 부성애 코드로 말마임아 살아난 사례가 있다. 바로 <일밤>이다.

▲ 아빠 어디가 죽어가던 한 예능 프로그램이 가족주의, 그 가운데서도 부성애 코드로 말마임아 살아난 사례가 있다. 바로 <일밤>이다. ⓒ MBC


비단 이와 같은 현상은 영화와 드라마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죽어가던 한 예능 프로그램이 가족주의, 그 가운데서도 부성애 코드로 말미암아 살아난 사례가 있다. 바로 <일밤>이다. 한때 <나는 가수다>로 쏠쏠한 재미를 봤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정착한 새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를 통해 고사 직전의 <일밤>이 기사회생하기에 이른다. 아빠가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고 땀 흘리며 요리하는 가운데서 아이들을 향한 부성애가 흠씬 묻어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부성애를 반영한 엔터테인물이 그저 그런 반응을 얻는 게 아니라 공존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예능과 드라마, 영화에서 전방위적으로 부성애가 다뤄지는 이러한 부성애의 반영은, 시대가 바라는 아버지 상을 영화나 드라마, 예능이 반영한 결과물로 분석 가능하다. 가족 위에서 군림하는 아버지가 아니라 가족과 자상하게 소통할 줄 알고 가족 구성원에게 필요한 것을 먼저 제공할 줄 아는 따뜻한 아버지 상의 반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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