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오디션 <슈퍼스타K>는 그동안 높은 시청율 기록하면서도 동시에 수많은 의혹과 논란을 반복해왔다. "욕하면서 본다"는 말은 슈퍼스타K를 가장 잘 설명하는 수식이다.

인터넷 사전투표 성비에서 알수 있듯 로이킴의 대중 반응은 극과극이다. 여성팬들은 절대적 지지를 보내는 반면, 남성의 반응은 저조하다. 일부 네티즌은 "평이한 노래 실력의 로이킴이 심사위원의 호평을 받으며 진출에 성공하는 것은 제작진의 철저한 기획"이라고 의혹을 제기한다.

 인터넷 투표 선호도에서 로이킴의 지지 비율은 여성이 66%를 차지했다.

인터넷 투표 선호도에서 로이킴의 지지 비율은 여성이 66%를 차지했다. ⓒ Mnet


로이킴에 대한 오해는 사실 슈퍼스타K 특유의 진행과 편집에 1차 책임이 있다. 로이킴은 등장과 함께 든든한 집안 배경을 부각시킨 방송으로 일부 시청자에게 미운털이 박혔다. 시즌2의 '허각' 탄생으로 대변되는 인간 승리를 보고 싶은 시청자에게 무엇 하나 아쉬울 것 없어 보이는 로이킴은 진정성면에서 많은 의심을 받았다. 제작진은 노래와 상관없는 그의 신변잡기에 방송 분량을 상당수 할애했고, 형평성 부분에서 논란이 됐다.

 슈퍼스타K4 제작진은 로이킴의 등장과 함께 '엄친아' 만들기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슈퍼스타K4 제작진은 로이킴의 등장과 함께 '엄친아' 만들기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 Mnet


또한 제작진의 이슈 만들기 의도에 따라 로이킴이 특혜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 노래 실력 못지않게 캐릭터 구축이 필요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로이킴은 '엄친아', '훈남 보컬'로 포지셔닝됐다. 특히 슈퍼위크에서 파격적으로 분량을 할애한 로이킴과 정준영의 '먼지가 되어' 무대는 누가봐도 제작진의 '특혜'였다.

하지만, 생방송 이후 로이킴의 선전의 가장 큰 원동력은 탁월한 선곡 능력과 대중의 반응을 읽어내는 '촉'에 있었다. 짧은 시간안에 자신의 잠재된 끼를 보여줘야 하는 오디션에서 무대에서의 첫느낌은 너무나 중요하다. 그 첫느낌은 선곡에서 결정된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노래라는 외피가 있어야 가수라는 캐릭터가 돋보이는 것이다.

생방송 진출 후에도 로이킴은 자신의 모습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매 선택의 순간에 '변신'이라는 덫에 걸리지 않았다.

첫 생방송 무대의 '첫사랑' 미션에서 그는 김동율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선택해 감미롭고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미션의 주제에도 적합하고, 특유의 중저음과 매치되는 선곡이었다. 뛰어난 보컬 능력에 퍼포먼스 능력까지 갖춘 볼륨이 하필 핑클의 'NOW'를 선택해 탈락의 고배를 맞은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김동율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열창하는 로이킴

김동율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열창하는 로이킴 ⓒ Mnet


또한 이번 방송에서는 익히 알려진 이문세의 히트곡 대신 '휘파람'을 선택해 신선한 감각과 함께 대중이 원하는 로맨틱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아닌 척하지만, 자신의 매력을 자신이 알고 있는 것 같다"는 윤미래 심사위원의 평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생방송에 돌입하며, 도전자들에게 주어진 가장 큰 문제는 사실 선곡이다. 이번 방송 김정환과 유승우의 지지부진함의 원인도 무리한 변신과 자신과 맞지 않은 선곡이었다. 변신을 주문한 심사위원의 요구에 너무나 충실했던 그들의 위기였다.

모두가 알다시피, 슈퍼스타K는 멘토가 나서 도전자를 이끌어주는 친절한 오디션이 아니다. 한순간의 방심에도 다음주 방송에서 볼 수 없는 살벌한 서바이벌이다. 대중 오디션의 속성을 재빠르게 눈치채고 이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적용할 줄 아는 로이킴의 여우같은 면모를 마냥 비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로이킴 슈퍼스타K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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