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목 드라마 <적도의 남자> 한 장면

KBS 수목 드라마 <적도의 남자> 한 장면 ⓒ KBS


엄태웅이 몰라볼 정도로 변했다.

지난 19일 방영된 KBS <적도의 남자> 10회에서 아버지를 자청하는 문태주(정호빈 분)을 따라 새롭게 광명 찾은 김선우(엄태웅 분)은 13년 만에 엄청난 남자로 변해있었다.

시력 회복 수술 이후 엄청난 학습량으로 대학 공부까지 마친 김선우. 하지만 문태주의 예상과는 달리 선우가 택한 곳은 지원(이보영 분)이 있는 한국이 아니라 적도다.

그동안 선우를 돌봐주느라 사업을 내팽개친 문 회장을 도와줄 겸, 자신을 벼랑 끝으로 내몬 이장일(이준혁 분)에게 당당히 맞서기 위해, 그리고 지원에게 더 근사한 남자가 되기 위한 선우의 남다른 승부수는 적도에서도 통했다.

13년 만에 만난 사랑과 원수

이제 그의 다른 이름인 재미 교포 사업가 데이빗 김으로 지원에게 접근을 시도한 선우. 그런데 유독 장일에게는 여전히 시력이 보이지 않는 척 위장을 시도한다. 그러면서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지원에게는 애써 모르쇠 일관으로, 한 눈에 선우를 알아본 그녀의 마음을 답답하게 한다.

도대체 왜 김선우는 지원, 그리고 장일에게 각기 다른 방법으로 접근했을까. 지원에게는 13년 전 매몰차게 그녀의 사랑을 거절한 것, 그리고 너무나도 오랜만의 만남으로 그녀가 어색해 할까봐 배려하는 차원에서 모르는 척 한다고 치자. 하지만 시력이 회복되었음에도 장일 앞에서는 연신 동공을 굴리는 선우의 속내는 오리무중이다.

그러나 10회 방송 말미에 김선우가 아닌 데이빗 김으로 장일이 맡고 있는 수사 참고인이 돼 장일과 대면한 장면은 왜 선우가 굳이 이중 행각을 벌이는 지를 수긍케 한다. 스타 검사인 장일의 눈을 피해 장일이 자신의 뒤통수를 내려친 이유와 자신의 양부를 죽인 범인을 찾고, 그들에게 복수하는 것. 그게 선우가 지금껏 악착같이 살아온 주된 이유니까 말이다.

 KBS 수목 드라마 <적도의 남자> 포스터

KBS 수목 드라마 <적도의 남자> 포스터 ⓒ KBS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인물 간의 관계

가뜩이나 13년 만의 선우의 등장으로 심란한 장일. 거기에다가 선우를 벼랑 끝으로 내몬 그 날의 비밀을 눈치 채고 있는 듯한 수미(임정은 분)의 의문스러운 그림은 장일을 두렵게 한다.

장일이 자신을 내리친 그 날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선우. 그리고 우연히 장일이 선우를 죽이려고 했다는 것을 알게 된 수미. 복수와 소유라는 지향하는 목적은 다르지만, 동일한 사건으로 서서히 장일의 목을 옭매이기 시작하는 그들의 각기 다른 계략은 장일은 물론 보는 이들을 소름끼치게 하기 충분하다.

매 회 방영 때마다 화제가 된 엄태웅의 연기도 일품이지만, 드라마로서 <적도의 남자>의 가장 큰 장점이 있다면 한 편의 웰메이드 추리 소설 같은 사건의 개요. 톱니바퀴 맞물리듯 서로 연결되는 관계도와, 그 속에 얽힌 인물 간의 섬세한 심리 묘사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 선우는 물론이고, 복수의 대상 장일과 그에게 남달리 집착하는 수미까지 충분한 개연성과 납득을 안겨준다.

<적도의 남자>는 주인공 선우가 친구 장일에게 복수를 하는 것 외에도, 진노식(김영철 분)과 문태주 사이에 얽힌 악연부터 장일 아버지 용배(이원종 분)의 살인 사건을 목격한 수미 아버지(이재용 분)의 원한까지 담아있는 상당히 복잡한 복수의 형태를 띠고 있다. 거기에다가 죽음에 연관된 원수지간에 모자라 지원까지 두고 이어지는 선우와 장일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은 이 드라마를 끝을 알 수 없는 비극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다.

하지만 뭐니 해도 <적도의 남자> 하이라이트는 주인공 선우가 양부 살해와 관련된 모든 실마리를 찾고, 그를 궁지에 몰아넣은 이들에게 복수하는 것이다. 이제 시력을 되찾음은 물론, 수많은 부와 명예를 등에 업은 김선우는 다시 한국에 돌아왔고, 장일 부자와 진노식를 향한 피비린내 나는 김선우의 남다른 복수극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한편 김선우의 본격적인 복수를 담은 <적도의 남자> 10회는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한 18일 방송분(12.0%,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기준) 보다 1.0%P 상승한 13.0%로 1위 굳히기에 돌입했다.

적도의 남자 엄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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