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으로 방송 잠정 은퇴를 선언한 김구라

막말 논란으로 방송 잠정 은퇴를 선언한 김구라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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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딴지일보의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 <김구라와 황봉알의 시사대담> 진행 중 불거진 종군 위안부와 관련된 막말 논란으로 뒤늦게 큰 홍역을 치룬 김구라가 결국 16일 방송 잠정 은퇴 선언을 하였다. 10년 전 벌어진 그의 막말을 두고 최근 들어 여론이 들끓긴 했지만, 이토록 빠른 사과와 은퇴 선언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김구라의 막말을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10년 전 과오라고 하나, 당시 김구라의 막말은 그로서는 주워 담을 수 없는 큰 실수였다. 다 그가 뿌려놓은 씨앗이기에 그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김구라는 적어도 비겁하지 않았다. 자신의 철없는 과거에 대해서 일말의 변명도 없었고, 무작정 용서를 구하지 않았다. 자신의 불손했던 과거 막말에 대한 대중들의 질책과 분노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 자신이 짊어지고 가야할 업보라면서 그간 자신의 말 때문에 상처받고 분노했던 이들에게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는 김구라다.

김구라가 스스로 과거 막말에 대해서 사과와 동시에 방송 잠정 은퇴 선언 이후, 그를 향한 대중의 분노도 많이 누그러진 상태로 보인다. 물론 본의 아니게 '일본군에 강제 동원된 위안부 여성을 성 노동자 여성으로 비유한 그의 막말은 쉽게 용서받을 수도 없고, 그 점에 있어서는 앞으로 많은 반성과 참회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진심으로 대중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는 김구라에게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이제 당분간 방송인의 옷을 벗고 동현이 아버지 김현동 개인으로 돌아가 과거를 자숙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보내겠다고 약속한 김구라. 그렇게 10년 전 막말이 부메랑이 되어 방송계를 떠난 그의 뒷모습은 씁쓸했지만 더 추해지거나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적어도 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질 줄 아는 사나이였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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