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방송된 <사랑비> 1회 중

26일 방송된 <사랑비> 1회 중 ⓒ KBS


1970년대로 떠나는 여행. 시청자에게는 와닿지 않았을까. 26일 첫 선을 보인 KBS 2TV 월화드라마 <사랑비>(극본 오수연, 연출 윤석호)는 장근석과 윤아(소녀시대), 그리고 아름다운 영상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청자를 사로잡으려 했지만 정작 시청률은 월화극 꼴찌에 머물렀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40여년 전이다. '부모님 세대'라고 하지만 이에 공감하는 부모님마저 어느새 20대를 훌쩍 넘긴 자식을 키우고 있다. 빗방울이 똑똑 떨어지는 가을의 캠퍼스는 수채화 같았고, 미니스커트 단속을 피해 슬며시 단을 내리던 청춘의 모습은 그 시절을 겪어보지 않은 세대에게 신기함을 안겼다.

당차고 발랄한 '근짱' 장근석과 무대 위 카리스마를 뽐내는 윤아는 없었다. 1970년대 대학생으로 각각 분한 '2010년대의 아이콘' 장근석(서인하 분)과 윤아(김윤희 분)는 말 한마디, 표정 하나까지 절제했다. 겉으로는 서로에게 품는 호감도 눈치챌 수 없을 정도였다. 반면 김시후는 능글맞은 의대생 이동욱 역을 맡아 앞의 둘과는 다른 매력을 뽐냈다.

캠퍼스가 등장한 탓일까. <사랑비>는 유난히 다른 작품이 많이 생각나게끔 했다. 캠퍼스신은 표민수 PD의 <넌 내게 반했어>(MBC, 2011)를 떠올리게 했으며, 인하와 윤희가 노란 우산을 든 장면에서는 강동원이 출연한 영화 <늑대의 유혹>이 연상됐다.

김창모 역의 서인국이 쎄라비 다방에서 기타를 치며 부르는 노래, 극 중간중간 흐르는 어쿠스틱한 느낌의 배경 음악은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다만 인하와 윤희가 빗속을 걸어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어색한 더빙으로 <사랑비>의 '옥에 티'가 됐다.

시작은 쉽지 않다. MBC <빛과 그림자>(20.6%, 이하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가 시청률 20% 넘겼고, SBS <패션왕>(9.2%) 또한 시청률 반등의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비해 <사랑비>는 5.8%로 스타트를 끊었다. 이미 일본 등에 선수출돼 아쉬울 것이 없다고 하도 '수출용'에 그치지 않고 국내 시청자의 마음까지 사로잡길 바란다.

사랑비 장근석 윤아 김시후 윤석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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