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얼음꽃>의 '주인공' 홍성모씨

영화 <얼음꽃>의 '주인공' 홍성모씨 ⓒ twitter.com/hsm0456


홍성모(@hsm0456)씨는 트위터 친구들 사이에서 '희망의 아이콘'이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화창한 날씨, 바람의 변화를 말하며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감사를 전달한다. 홍성모씨는 10년째 중증의 전신마비를 겪고 있는 청년이다.

현재 34세인 홍성모씨는 2003년 해병대를 제대하고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건설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지붕 위에서 3m 아래로 떨어지는 추락사고로 전신마비와 호흡마저 혼자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손가락 하나 맘대로 움직이지 못했고, 이후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는 단 한순간도 살 수 없는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는 이 사고에 대한 적절한 보상도 받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긴 재판 끝에 산재보험도 적용 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형은 오래 전에 연락이 끊겨 어머니와 단둘이 산다. 어머니는 한시도 그의 곁을 비울 수 없다. 수입이라곤 약 60만원의 정부 지원금이 전부이고 집 임대료 등으로 그 절반이 나간다.

사고 5년만인 2008년에 병원생활을 마치고 제주도 집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온 몸은 마비상태다. 목을 절개해 인공호흡기로 숨을 쉬는 삶도 여전하다. 인공호흡기는 1년마다 관을 바꿔줘야 하는데 그 비용은 1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이런 그의 사연이 방송으로 소개되자, 여러 사람들의 모금을 통해 인공호흡기를 선물 받았다.

 영화 <얼음꽃> 포스터

영화 <얼음꽃> 포스터 ⓒ 위메이크 필름


모진 시련에도 뺏기지 않은 인간에 대한 사랑

그는 안경테 가운데 붙은 조그만 레이저 마우스로 트위터를 한다. 주위 도움으로 컴퓨터를 선물 받고 이를 통해 트위터를 하게 되면서부터 삶에 큰 변화가 생겼다.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과 소통을 하면서 한진 사태를 염려하고 크레인 위에 있는 김진숙씨 사연에 함께 울기도 하게 됐다.

그는 현재 팔로워 1708명이다. 자신을 팔로우하는 이에게 일일이 감사인사를 보내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자작시를 보내주기도 한다. 밤새 비가 손님처럼 찾아 왔었다는 그의 자작시는 아름답고 따뜻하게 세상을 보는 그의 시선이 담겨 있다. 삶을 포기하려다 자신을 보고 다시 용기를 냈다는 메시지를 받고 홍성모 씨는 삶에 더욱 긍정적이 되었다고 했다.

홍성모 팬클럽도 생겼고 지난 해, 12월엔 '수퍼맨 홍성모를 돕기 위한 트친(트위터 친구) 콘서트'도 열렸다. 신체적으로는 비록 누워있지만 마음으로는 관심이 필요한 곳을 돌아다니는 그를 트위터 친구들은 수퍼맨 홍성모라고 부른다. 그리고 홍성모를 위한 영화도 제작되었다.

위메이크 필름은 지난 9일, 신사동 브로드웨이 시네마에서 영화 <얼음꽃>의 메이킹 필름 시사회를 열었다. 위메이크 관계자는 홍성모 씨를 알게 된 후 이 영화를 기획해서 만들었고, 홍성모씨와 어머니 신숙희씨의 사연을 모티브로 한 '엄마는 슈퍼스타'(가제)라는 영화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얼음꽃.

영화 <얼음꽃> 주연을 맡은 신인배우 문성훈씨가 작년 12월 제주 홍성모씨 자택을 방문했다 ⓒ 위메이크 필름


"홍성모는 우리의 영웅입니다"

"원래 다른 영화를 제작할 계획이었다가 트위터를 통해 홍성모씨의 사연을 보고 계획을 모두 수정했습니다. 12월 23일 직접 제주도에 내려가 홍성모씨를 만났는데 전신마비 중에서도 중증이라 하루라도 빨리 그를 위한 무언가를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위메이크 관계자)

이 날 영화 <얼음꽃> 메이킹 필름 시사회에서 위메이크 관계자는 "홍성모씨는 현실에서는 전혀 못 움직이지만, 영화에서는 시한폭탄을 제거하는 특수요원"이라면서 "영화 주인공 이름이 홍성모다. 오래오래 많은 사람들이 홍성모씨와 전신마비 장애인을 기억해 주기 바라는 마음에서 제작한 영화 예고편"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관계자는 "본 편은 약 77분 정도의 분량으로 만들 예정이며,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 및 DVD 제작을 해서 판매수익금을 홍성모 후원 및 전신마비 장애인 돕기에 사용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사회에는 가수 강원래씨 부부도 참석했다. 주인공 홍성모 역을 맡은 신인배우 문성훈은 이 날 "홍성모씨를 돕겠다고 시작했지만, 그를 보며 오히려 제가 도움을 받았습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 <얼음꽃> 촬영 모습

영화 <얼음꽃> 촬영 모습 ⓒ 위메이크 필름


"도저히 안 할 수 없어...친구니까, 수퍼맨이니까"

또한 '홍성모 돕기 콘서트' 무대에 올라 재능기부를 했던 인연으로 영화에 삽입된 '성모야 사랑해'를 부른 래퍼 마루치는 이 날 시사회에서 "영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성모를 알고 긍정의 힘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루치 작곡·작사의 이 노래는 흥겹고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사실, 재능기부를 이제 그만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적도 있었어요. 돈은 못 받아도 좋은 일하니 상관없지만 상처받는 건 아프거든요. 작년 연말 만해도 좋은 일이라고 요청 받아서 기쁜 마음으로 달려갔었는데, 유명한 가수가 참석했다고 대기실을 비워 달라는 거 에요. 그럴 수도 있겠지 하고 이해하려고 했는데 다른 방에 갔다가 거기서 또 쫓겨나고...

그 행사가 시작하기 전까지 마치 짐짝처럼 이 방, 저 방 밀려 다녔는데 절 부르신 주최자는 별로 미안한 기색도 없으시더라고요. 나도 가장인데 이제는 돈 버는 데에나 신경 써야지, 왜 이런 상처를 받나 싶었는데 그래도 성모 일은 예외에요. 도저히 안 할 수가 없지요. 친구니까요. 우리의 수퍼맨이 잖아요."

영화 얼음꽃은 어떤 영화인가?


 영화 <얼음꽃>의 한 장면

영화 <얼음꽃>의 한 장면 ⓒ 위메이크 필름


폭탄을 가지고 한국에 침투한 북한의 공작원과 이를 쫓는 특수요원들의 숨 막히는 대결을 그린 액션영화이다. 제목인 '얼음꽃'은 폭탄 이름을 뜻한다. 신인 배우 문성훈과 2006년 공포영화 '신데렐라'에 출연했던 전소민이 주연을 맡아 열연했다.

2012년 3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집권한 김정은 체제에 대해 북한 군부의 불만이 여기저기 나타나기 시작한다. 급기야 북한 군부의 실세들은 최정예 특수공작원 12명을 남파시켜 청와대를 폭파시키라고 지시한다.

강화도 앞 바다로 침투한 북한 특수공작원들은 펜션에 놀러온 연인들에게 노출되어 군과 경찰은 긴급히 공작원 검거에 나서고 국민들은 불안에 떨게 된다. 양측 모두 사상자를 내게 되고 북한군 특수공작원은 10명이 사살 되고 남은 2명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긴장은 더욱 고조된다. 러닝 타임, 7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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