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승 감독
영화<푸른소금>연출
그대안의 블루,시월애 등

▲ 이현승 감독 이현승 감독은 <푸른소금>의 최고의 장면으로 '염전 신'을 꼽았다. 하늘과 반사되는 물빛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찬란한 푸른색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 민원기

"신세경이 못 하는 게 아니라 송강호가 너무 잘한 것이지. 송강호가 워낙 걸출한 배우인 거야. 송강호가 신세경 칭찬을 많이 하는 게 정말 겉치레가 아니에요. 지금 21살의 신세경, 연기를 본격적으로 한 게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 정도의 표현을 갖고 있다는 것은 정말 잠재력이 대단히 높다고 할 수 있어요."

"다만 영화가 복합적인 감정을 보여야했고 미묘한 지점들이 있었어요. 소녀의 밝은 부분도 있었고 어두운 부분도 있고 여러 복합된 감정들을 갖고 있는 쉬운 캐릭터는 아니었어요. <푸른소금> 속 신세경은 성공적으로 연기했다고 볼 수 있어요."

영화 <푸른소금>이 평단과 관객들에게 공개된 이후 단연 많은 찬사는 충무로 베테랑 송강호에게 쏟아졌다. 송강호와 호흡을 맞춘 신예 신세경에게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을 알려주게 된 계기였다. 그럼에도 이현승 감독은 신세경의 잠재력과 가능성에 큰 점수를 매겼다. 8월의 마지막 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이현승 감독을 만났다.

<푸른소금>은 은퇴한 조직의 보스인 두헌(송강호)과 그를 죽이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킬러(신세경)의 로맨스를 그린다. <시월애>를 연출한 감각적인 스타일의 이현승 감독의 신작. 송강호는 그동안 박찬욱, 봉준호 등 걸출한 스타 감독들과 작업을 해 왔다. 스타일리스트 이현승 감독과는 <푸른소금>이 첫 인연. 그는 송강호를 어떤 배우로 평가할까. 

"송강호는 단일한 색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아니에요. 현장에서 송강호가 연기하는 것을 보면 정말 모든 테이크를 다 쓸 수 있는 배우입니다. 10번의 테이크를 가면 10번 다 쓸 수 있어요. 조금씩 다 다른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면 감독은 편집실에서 전체적인 감정의 흐름을 보고 커트를 고를 수가 있어요. 그게 송강호의 장점이에요. 똑같은 상황이지만 그 안의 뉘앙스가 조금씩 달라요. 아주 섬세한 차이이지만 감독과 본인만은 알죠. 둘만 알아요. 남들은 다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런 차이를 두고 본인이랑 계속 싸우는 겁니다. 정말 뛰어난 배우입니다."

 이현승 감독

영화<푸른소금>연출
그대안의 블루,시월애 등

▲ 이현승 감독 <푸른소금> 속 최고의 명대사로 극중 두헌(송강호)이 말하는 "니가 생각하는 사랑이 붉은색이면, 자주색도 있고 파란색도 있고 검정색, 하얀색 다 있는 거야"를 꼽았다. 여기에 감독이 송강호와 신세경의 멜로에서 관객들예게 말하고 싶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 민원기


송강호의 첫 멜로 도전에 궁금증을 낳았던 많은 이들이 "역시! 송강호"라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릴 정도로 송강호는 그 만의 '맛'으로 멜로를 유연하게 변주해냈다. 편안하고 투박하면서도 자꾸만 상대의 마음을 풀어헤치는 그다.

"송강호라는 인물은 두 가지 얼굴을 갖고 있어요. 가만히 있을 때는 굉장히 차가운 얼굴이 있고 평소에 웃을 때는 부드럽고 굉장히 따뜻한 얼굴이 있어요. 그런 송강호의 면을 영화 속에 둘 다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두헌이라는 캐릭터를 유머적인 부분도 있고 어린아이 같은 소년적인 감수성도 있으면서 조폭세계와 맞닥뜨릴 때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거기다가 전체적인 이미지는 세련되면서도 멋스러운 것을 부각시키면서 다른 느낌을 송강호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런 걸출한 송강호와 실제 띠동갑 차이 이상 나는 신세경. 연기 베테랑과 아직은 더 가야 할 길이 먼 신예 신세경의 조합. 감독은 무엇 때문에 송강호의 파트너, 여주인공으로 신세경을 낙점했을까. 어떤 조화와 시너지를 기대했던 걸까.

 이현승 감독
영화<푸른소금>연출
그대안의 블루,시월애 등

▲ 이현승 감독 이현승 감독은 "감독들의 가장 큰 복은 좋은 배우랑 작업을 하는 것이다. 윤여정 선생님은 정말 좋은 배우다. 매력적인 캐릭터로 다시 작업을 하고 싶다"고 전헀다. ⓒ 민원기

"영화 속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사람이 만나서 뭔가를 느끼고 조금씩 서로를 위로하고 가까워져가는 그런 과정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시작은 멀리 떨어뜨리려고 했어요. 성별, 나이, 위치, 사회적인 환경들 이런 속성들의 모든 것에서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사람입니다. 말하자면 멜로의 특징은 여러 가지 멀리 있는 장애들을 넘어서는 것이죠."

"실제 송강호라는 위치와 신세경이라는 위치, 여자이면서 죽여야 하는 위치, 은퇴한 조폭으로 새 삶을 출발을 하려고 하는 남자, 그런 만남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 만남을 시작으로 영화의 엔딩으로 갔을 때는 편안하고 즐거운 두 사람의 관계를 보면서 관객들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영화 <푸른소금>은 추석연휴 영화 <통증><챔프><가문의 영광4: 가문의 수난>과 함께 격전을 벌이게 된다. 여기에 영화 <혹성탈출:진화의 시작><콜롬비아나> 등 할리우드 대작과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현승 감독은 <푸른소금>의 관전포인트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따뜻한 휴먼 멜로 영화에요. 때로는 격렬한 액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굉장히 따뜻하고 경쾌한 작품입니다. 여기에 더해 영상적인 부분의 아름다움도 있어요. 색체에서 오는 즐거움, 아름다움, 슬픔들이 적절히 드라마에 잘 녹아져 있는 영화입니다."

이현승 푸른소금 신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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