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전,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광석이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헤더 슛을 날리고 있다.
심재철
인천 유나이티드의 파랑 검정 세로 줄무늬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K리그의 전설 김광석이 시즌 두 번째 친정 팀 포항 스틸러스와의 게임에 나섰다. 하필이면 이적 후 첫 게임이 친정 팀 포항과의 어웨이 게임(2월 28일, 포항 스틸야드)이었으니 그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72일만에 옛 동료들을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자신의 새로운 홈 그라운드였다. 이렇게 K리그 개인 통산 424번째 게임을 뛴 김광석은 아마도 화요일 밤 잠을 제대로 못 잤을 듯하다. 후반전 추가 시간 자신의 반칙으로 내준 프리킥 때문에 아쉬운 동점골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조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11일(화) 오후 7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21 K리그1 15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 게임에서 주장 김도혁의 멋진 골을 지키지 못하고 1-1로 아쉽게 비겼다.
김도혁의 아름다운 발리 슛
지난 토요일 대구 FC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0-3으로 완패하고 돌아온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1428명 홈팬들 앞에서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게임을 운영할 수 있는가의 문제였다.
게임 중 패스를 분석할 수 있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인천 유나이티드는 대구 FC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롱 패스 비율이 5.7%(성공한 패스 612개 중 35개)였고 짧은 패스 비율이 61.7%(성공한 패스 612개 중 378개)였다. 전반적인 공 점유율도 66.4%로 대구 FC를 앞질렀지만 결과는 초라할 뿐이었다.
그래서 조성환 감독은 포항을 상대로 뛴 이번 게임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운영 방법을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이것은 패스의 유형 변화에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지난 게임 5.7%였던 롱 패스가 15.9%(성공한 패스 214개 중 34개)로 늘었고 짧은 패스가 52.8%(성공한 패스 214개 중 113개)로 지난 게임에 비해 8.9% 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물론 포항 스틸러스 특유의 스틸 타카가 인천 유나이티드 필드 플레이어들을 정신 없게 만들기는 했지만 항상 상위권을 노리는 포항을 상대로 공격적 효율성을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준비한 만큼 펼쳤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게임 시작 후 34분만에 송시우의 재치있는 왼발 슛이 포항 골문을 먼저 열었다. 전반전 도중에 함께 교체로 들어온 네게바의 크로스를 받아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는 움직임이 유연했던 것이다. 하지만 김종혁 주심은 VAR(비디오 판독 심판) 온 필드 뷰 시스템을 통해 간발의 차로 오프 사이드 판정을 내렸다.
비록 골이 취소됐지만 핵심 미드필더 아길라르와 간판 골잡이 무고사에게 집중되는 공격 패턴을 분산시키기 위해 비교적 이른 시간 선수 교체로 '송시우-네게바' 조합을 선택했고 선 굵은 크로스 비중을 높였다는 것은 분명히 상대 팀을 위협하는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