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이 모처럼 시원한 득점 퍼레이드를 펼치며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리버풀은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7-0 대승을 거뒀다. 지난 13일 중요한 분수령이었던 토트넘전에서 2-1로 승리하며 1위로 올라선 리버풀은 9승 4무 1패(승점 31)을 기록,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무서운 리버풀의 파상공세
크리스탈 팰리스는 4-4-2를 가동했다. 윌프리드 자하-조르당 아예우가 투톱에 포진했고, 제프리 슐럽-루카 밀리보예비치-제임스 맥카터-에베리치 에제가 허리를 책임졌다. 포백 수비는 나다니엘 클라인-셰이쿠 쿠야테-개리 케이힐-파트리크 반 안홀트, 골문은 비센테 괴아타가 지켰다.
원정팀 리버풀은 4-3-3이었다. 미나미노 다쿠미-호베르투 피르미누-사디오 마네가 최전방을 맡았으며, 허리는 조던 헨더슨-조르지뇨 베이날둠-나비 케이타로 꾸려졌다. 포백은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조엘 마팁-파비뉴-앤드류 로버트슨, 골키퍼 장갑은 알리송 베케르가 꼈다.
리버풀은 시작한지 3분 만에 대량 득점의 서막을 알렸다. 해결사는 일본 출신의 미나미노였다. 마네의 패스를 받은 미나미노가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전반 23분 동점골 기회를 살렸다면 경기 분위기는 다르게 흘러갈 수 있었다. 역습 기회에서 아예우가 오른쪽 돌파 이후 낮게 크로스했지만 무인지경이었던 자하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리버풀은 많은 활동량과 볼 점유율에서 앞서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미나미노의 몸놀림이 매우 가벼웠다. 반 안홀트의 백패스를 가로챈 미나미노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리버풀의 두 번째 골은 전반 35분에 나왔다. 페널티박스 혼전 상황에서 피르미누의 패스를 마네가 마무리지었다. 전반 44분에는 로버트슨의 택배 크로슬르 피르미누가 다이렉트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3골을 앞선 리버풀에게 자비란 없었다. 후반에는 무려 4골을 폭발시켰다. 후반 6분 아놀드의 컷백 패스를 헨더슨이 중거리 슈팅을 성공시켰다.
승리를 확신해서일까.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마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로테이션 시스템으로 인해 벤치에서 출발한 모하메드 살라를 대신 투입했다.
살라는 후반 들어 경기를 지배했다. 후반 23분 살라는 피르미누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고, 후반 36분 마팁으 도움을 받아 직접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살라는 후반 39분 체임벌린이 내준 패스를 절묘하게 왼발로 감아찬 슈팅으로 크리스탈 팰리스를 좌절시켰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제임스 톰킨스, 미시 바추아이, 자이로 리데발트 등을 투입했지만 영패를 모면하는데 실패했다.
리버풀, 주전급 부상에도 선두 질주
리버풀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0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우승 원동력은 단연 클롭 감독이다. 로버트슨, 알렉산더 아놀드를 최정상급 풀백으로 성장시켰고, 반 다이크는 클롭 감도의 지휘 아래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우뚝섰다. 마네와 살라 역시 리버풀에서 최정점에 오르며 꽃을 피웠다. 피르미누도 가짜 9번 역할을 맡은 이후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했다.
리버풀은 올 여름 월드클래스 중앙 미드필더 티아고 알칸타라, 울버햄턴의 재능 있는 공격수 지오고 조타를 영입하며 스쿼드의 질을 더욱 높였다. 하지만 올 시즌 부상자들이 속출하면서 정상적인 라인업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반 다이크, 조 고메스, 콘스탄티노스 치마카스, 제임스 밀너, 티아고 알칸타라, 제르당 샤키리, 지오고 조타 등이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이 가운데 반 다이크의 장기 부상과 시즌 초반 리버풀의 공격진에서 가장 빛난 조타의 이탈은 치명적이었다.
리버풀은 시즌 내내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지난 10월 5일 아스톤 빌라전 2-7 대패는 충격적인 뉴스였다. 11월 26일 아탈란타와의 챔피언스리그 홈경기에서도 0-2로 덜미를 잡혔다. 11월 28일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전 1-1 무승부, 12월 14일 풀럼전 1-1 무승부는 우리가 알던 리버풀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리버풀은 리버풀이었다. 클롭 감독은 최근 커티스 존스, 라이스 윌리암스 등 신예들을 중용하며 이 대신 잇몸으로 메우고 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지난 17일 토트넘과의 리그 1위 결정전에서 2-1로 승리하며, 저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이번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는 무려 7골을 폭발시켰다. 14개의 슈팅 가운데 무려 50%가 득점으로 연결됐다. 존스, 윌리암스는 어린나이에도 대범한 플레이로 클롭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으며, 파비뉴는 센터백으로 변신해 반 다이크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우고 있다.
특히 리버풀이 자랑하는 마누라 라인이 터진 것이 고무적이다. 마네는 1골 1도움, 살라와 피르미누가 각각 2골 1도움을 올렸다.
마네는 최근 리그 8경기 연속 무득점에서 벗어나며 모처럼 이름값을 해냈다. 살라는 후반 12분 교체 투입돼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 경쟁에서도 도미닉 칼버트 르윈, 손흥민을 제치고 단독 선두(13골)로 올라섰다.
또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일본 대표팀 출신 미나미노의 활약상이다. 지난 시즌 겨울 이적 시장 때 잘츠부르크에서 리버풀로 이적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피지컬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시즌 무득점에 그친 미나미노는 2년차인 이번 2020-21시즌에서야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마저도 비중이 적은 커뮤니티 실드, 리그컵 활약에만 한정됐다. 고대하던 리그 데뷔골을 이번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작렬했다. 조타가 장기 부상인 상황에서 미나미노가 제 역할을 해준다면 클롭 감독의 옵션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과연 부상 병동 리버풀이 2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등극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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