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사 당국의 미국 체조대표팀 성적 학대 부실 수사에 대한 피해 선수들의 증언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AP
'체조 여제' 시몬 바일스를 비롯해 미국의 여자 체조 선수들이 상원 청문회 증언대에 나와 자신들의 성폭행 피해를 눈감은 미국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각) 미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전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의 상습 성폭행에 대한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의 부실 수사를 증언하는 청문회가 열렸다.
나사르에게 성폭행 피해를 당한 체조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며 자신들의 신고와 증언을 묵살한 수사 당국을 규탄했다(관련 기사 :
30년간 체조선수 성폭행한 미 대표팀 주치의, '175년형 선고').
'체조여제'도 못 피한 성적 학대... "미국 사회를 비난한다"
1986년부터 2015년까지 체조대표팀 주치의였던 나사르는 자신의 권위와 치료 명분을 앞세워 30년 가까이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한 죄로 징역 175년 형을 선고 받았으며, 아동 포르노 소지로 형량이 더해져 최장 360년 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그러나 올해 7월 미국 법무부 감사관실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FBI 수사관들은 사건을 인지하고도 나사르에 대한 조사를 미뤘으며,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치욕적인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나사르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는 70명 넘게 늘어났다.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 4관왕의 바일스는 이날 증언에서 자신을 '성적 학대의 피해자'라고 규정하며 "나는 나사르뿐만 아니라 그의 성적 학대를 방치한 미국 사회의 시스템 전체를 비난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체조팀 대표팀과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는 내가 신고하기 훨씬 전부터 나사르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라며 "FBI도 이를 알고 있었지만, 수사에 나서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포식자가 어린아이들을 해치도록 놔둔다면, 심각한 결과가 닥칠 것"이라며 "우리는 충분히 당할 만큼 당했으며, 이제 그만 멈춰져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고개 숙인 FBI 국장 "국민의 신뢰 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