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브리즈번의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발표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IOC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이 2032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1일 일본 도쿄에서 제138차 총회를 열고 브리즈번을 2032년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했다.
IOC는 브리즈번을 단독 후보로 올려놓고 치른 찬반 투표에서 찬성 72표, 반대 5표로 개최권을 부여했다. 이로써 호주는 1956년 멜버른, 2000년 시드니에 이어 통산 세 번째로 올림픽을 개최하게 됐다.
하계올림픽을 3차례 이상 개최하거나 유치한 나라는 미국(1904년·1932년·1984년·1996년·2028년), 영국(1908년·1948년·2012년), 프랑스(1900년·1924년·2024년)에 이어 호주가 네 번째다.
전체 경기장 84%를 기존 시설 활용... '비용 절감'에 큰 점수
인구 250만 명이 거주하는 호주의 제3 도시 브리즈번은 2018년 영연방게임을 개최한 덕분에 올림픽에 필요한 경기장의 84%를 기존 시설로 활용하는 파격적인 비용 절감 계획이 높은 평가를 받는 데다가, 유명 관광지답게 숙소나 교통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또한 호주 정부와 국민의 강력한 지지를 앞세워 서울·평양, 카타르 도하, 헝가리 부다페스트, 중국 청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도 뉴델리, 터키 이스탄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을 제치고 유치권을 따냈다.
IOC는 올림픽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일부 위원들이 뇌물을 받는 스캔들이 터지자 여러 후보 도시를 놓고 투표하는 방식을 버리고, 가장 유력한 도시 한 곳을 단독 후보로 정해서 심사한 뒤 총회 투표로 사실상 추인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 방식을 처음 적용해 2020년 1월 총회에서 강원도를 2024년 청소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한 IOC는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에도 적용해서 브리즈번을 선정했다.
브리즈번의 아드리안 슈리너 시장은 "브리즈번은 작은 도시이지만, 적은 예산으로 올림픽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라며 "앞으로 남은 10년간 잘 준비해서 성공적인 대회를 열어 앞으로 올림픽을 유치할 도시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기대 모았던 남북 공동 개최... 왜 밀렸나
이로써 사상 첫 남북 공동 올림픽 개최를 추진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던 서울과 평양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에 나서기로 합의했고, IOC도 크게 환영하며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 관계가 경색되자 올림픽 유치는 추진력을 잃었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를 강타하자 북한이 국경을 강력히 걸어 잠그면서 남북 협상이 더욱 어려워졌고, IOC가 새로운 개최지 선정 방식을 도입하는 바람에 시간적 여유도 부족해 결국 브리즈번에 밀리고 말았다.
한편, 2024년 올림픽은 프랑스 파리, 2028년 올림픽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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